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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시장 경색 긴급 진단]K-ICS 앞두고 '시간끌기 작전' 보험사...'외부수혈' 절실⑥신지급여력비율 적용시 자본적정성 제고 효과 예단 어려워

김지원 기자공개 2022-11-30 07:53:32

[편집자주]

레고랜드 사태가 촉발한 자금시장 위기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치솟은 금리 탓에 회사채 발행은 막혔고 PF ABCP를 위시한 단기물은 만기 대응에 급급하다. 금융당국이 10월 23일 발표한 '50조원+α'의 지원책이 가동을 시작했으나 실효성을 확인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더벨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한 국내 자금시장의 현안과 대응 방안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8일 1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본성증권 발행 시장이 막히자 보험사들이 시간 끌기에 나섰다. 올해를 일단 넘기고 내년 신 지급여력기준(K-ICS·킥스)이 도입될 때만 바라보고 있다.

보험부채가 시가평가로 잡히면서 자본적정성이 제고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보험사들은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새로운 지급여력비율이 상승하는 효과를 볼 수도 있다.

보험사들은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대규모 채권평가손실 등을 본 탓에 RBC비율 등 자본적정성이 떨어졌지만 자본성증권을 발행하겠다고 나서지 않고 있다. 흥국생명의 콜옵션 사태를 계기로 보험사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투자자들이 싸늘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시간끌기인데 이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자본적정성 제고 효과가 일부 보험사에 국한될 가능성이 높고 정확한 효과를 아직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채권발행 외 증자 등의 방법으로 외부수혈을 받을 필요가 있다.

◇내년 보험업권 조기상환·만기상환 4조168억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내년 보험업권의 콜옵션 행사에 따른 조기상환과 만기상환 규모는 올해(2조1191억원)의 두 배를 넘어선다. 콜옵션부 조기상환 4조168억원, 만기상환 6110억원을 합치면 4조6278억원에 달한다.

2016년 말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허용된 이후 보험사들이 자본 확충을 위해 앞다퉈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왔기 때문이다. 발행일로부터 5년이 지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콜옵션 행사 시기가 돌아오고 있다.

최근 국내외 채권 시장의 침체된 분위기를 고려할 때 해당 수요를 차질 없이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채권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만기 2년 이하의 채권만 찾고 있어 사실상 5년 만기 채권에 가까운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수요는 리테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가장 최근 국내에서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코리안리는 1000억원 모집에 250억원의 수요를 모으며 미매각을 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상황도 좋지 않다. 한 달 전 흥국생명 사태로 인해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이 한 차례 출렁였기 때문이다. 콜옵션 미행사 공시 이후 급락했던 채권 가격은 흥국생명이 원래대로 콜옵션을 행사하겠다고 입장을 번복하자 기존 가격과 가까운 수준으로 회복됐으나 한국물 시장 분위기가 개선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신용평가는 "흥국생명의 콜옵션 미행사 결정 및 철회로 인해 자본시장에서 보험사 자본성증권에 대한 신뢰도가 저하된 상황이며, 단기적으로 보험사 자본성증권에 대한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2023년 K-ICS 도입…수요 모집에 영향 전망도

올해 안에 추가로 자본성증권을 발행하기 어려운 보험사들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킥스 도입을 기다리며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내년 1월부터는 해당 체제에 따라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현재보다 재무건전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보험사마다 보험계약부채 시가평가를 통한 자기자본의 증감의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여 신제도 도입 이후에도 자본성증권 발행은 계속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신제도 도입으로 측정모델의 신뢰수준이 향상돼 보험사의 요구자본이 증가할 가능성도 높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보험계약마진은 보험사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나, 보험영업 규모가 크거나 장기계약 위주의 보험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생명보험사의 경우 보험계약마진 소급 인식에 따른 부담요인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내년부터는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자본인정요건이 강화되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수요를 모으기 더 힘들어질 전망이다. 해당 체제에서 기본자본으로 인정되는 신종자본증권은 더 이상 스텝업 조항을 달 수 없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스텝업 조항이 사라지면 발행사 입장에서 빨리 상환해야 할 유인이 사라지는 것"이라며 "해당 신종자본증권이 자본의 성격을 더 많이 띄기 때문에 투자자나 평가자 입장에서 더 높은 리스크가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 투자 수요가 마른 만큼, 내년 상반기에는 자체 자금을 활용해 차환한 뒤 하반기에 시장이 개선되기를 기다렸다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한국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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