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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을 움직이는 사람들]이영준 부사장의 결단력, 속도 내는 배터리 소재 사업②30년 화학 한 우물..."결단력 있게 대응을 잘 하는 스타일"

이호준 기자공개 2023-01-17 07:40:08

[편집자주]

롯데케미칼은 최근 연달아 대규모 자금을 소요했다.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에 이어 롯데건설에 대한 자금 지원까지, 진행 중인 투자와 계열사 지원을 위해서다. 일련의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신사업 투자는 계속될 것이고 경기 불황 속에 언제든 계열사 유동성 지원에 나서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의 경영 일선에 몸담고 있는 인물들은 누구일까. 회사의 성장과 경영 판단의 키를 쥔 주요 인물들을 더벨이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1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배터리소재 기술을 가진 기업과의 인수합병(M&A), 협업 등을 속도감 있게 확대할 것이다."

이영준 부사장(첨단소재사업 부문 대표)이 지난해 5월 '2030 비전&성장전략' 기자간담회에서에서 한 말이다. 당시엔 롯데케미칼이 경쟁사에 비해 신사업 진출 속도가 늦다는 안팎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그는 "수입 의존도가 높고 고수익성이 기대되는 미국 배터리 시장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8개월이 지난 지금, 이 부사장의 말은 대부분 사실이 됐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미국 배터리 지주사 롯데배터리머티리얼즈 USA(LBM)를 신설했고,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 등이 설립한 스탠다드에너지와 바나듐 배터리 협력도 꾸준히 진행했다. 여기에 국내 2위 동박 제조사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라는 결정적 한 방까지 보여줬다.

배터리 소재 사업 진척이 빠른 데에는 이 부사장의 결단력이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적 연관성이 높은 화학업종에서의 오랜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신규투자, 계열사 협력 등 초기단계 사업을 손수 맡아 진행하고 있다. 또 첨단소재사업부 수장으로서 엔지니어드스톤을 비롯한 ABS 등 고부가 사업을 관리하는 역할도 수행 중이다.

◇30년 화학 한우물...고부가 합성수지 세계 1위 꿈꾼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4인 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을 중심으로 김교현 부회장(화학군 총괄대표), 이영준 부사장(첨단소재사업 대표), 황진구 부사장(기초소재사업 대표) 등이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중 첨단소재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이 부사장은 30년 넘게 화학업계에 몸담은 전문가다. 고려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종합화학에 입사, 계열사인 제일모직 케미칼부문 상무, 삼성SDI 여수사업장 전무 등을 차례로 역임했다.


삼성SDI의 케미칼사업부 분할 매각으로 롯데그룹 일원이 된 2015년 이후에는 롯데첨단소재 PC사업본부장 전무를 역임했다. 그리고 지난 2020년 롯데첨단소재가 롯데케미칼에 흡수합병되면서 롯데케미칼 첨단소재사업부 대표로 승진했다.

이 부사장은 줄곧 롯데그룹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그가 이끄는 첨단소재사업부는 기능성 합성수지 ABS(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타이렌), 투명 플라스틱 PC(폴리카보네이트), 인조대리석(엔지니어드스톤)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직접 제조·생산한다.

에틸렌 등 올레핀 계열 기초유분 생산에 주력하는 롯데케미칼의 포트폴리오 확장을 책임지고 있다. 기초소재사업부가 적자에 허덕이는 사이 첨단소재사업부의 4분기 영업익은 489억원으로, 원재료 약세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304%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이 부사장의 목표는 고부가 합성수지 부문 세계 1위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ABS 증설을 검토하며 2026년 컴파운드 총량 기준 세계 1위의 포부를 밝힌 상태다. 이에 2021년 인도 등에 공장을 새로 짓고 글로벌 환경인증기관(UL) 인증도 취득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첨단소재사업부는 흑자를 내고 있어서 내부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편"이라며 "또 이 부사장이 사내 기업문화팀과 정기적으로 교류를 많이 하고 현업 부서의 이야기도 최대한 많이 들어줘 동료들의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늦었지만 빠른 판단으로 '전세 역전'

이 부사장은 지난해 전지소재단장이라는 새 직함을 얻었다. 배터리 소재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롯데케미칼의 포부에 따라 2022년 4월부터 첨단소재사업부 대표인 이 부사장이 겸직해서 맡고 있다.

현재 회사가 공언한 배터리 소재 분야 목표 매출액은 2030년 7조원 수준이다. 2030년 회사 전체 매출(50조원)의 14%에 달한다. 단순히 석유화학 포트폴리오에 불어넣는 새 바람을 넘어 향후 핵심 사업으로 커질 가능성이 점쳐지는 수준이다.

특히나 배터리 소재는 이 부사장에게도 익숙한 단어다. 배터리는 전기를 화학 에너지로 저장하고, 필요시 전기로 재방출하는 장치이기 때문에 화학업과 관련성이 크다. 화학업종 한 우물을 팠고, 고부가 사업을 이끌어 본 그가 전지소재단장으로도 제격인 셈이다.

이미 그는 새 직함을 단지 9개월 만에 크고 작은 변화를 가져온 상황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6월 미국에 베터리 소재 법인인 롯데배터리머티리얼즈 USA(LBM)를 설립했다. LBM의 설립 목적은 미국 시장 현지화를 위한 전진기지다.

LBM은 지난 7월 계열사 롯데알미늄의 미국법인 롯데 알미늄 머티리얼즈 USA의 지분 70%를 인수했다. 또 10월 동박업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주체로 나서 인수 대금 일부인 2750억원(2억달러)도 지불하기도 했다. 법인 설립 이후 굵직한 성과가 쏟아졌다.

물론 차세대 배터리 소재 확보를 위한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이미 지난해 1월 바나듐이온 배터리 업체 스탠다드에너지의 15%(650억원)의 지분을 확보했다. 또 4월부턴 리튬메탈 음극재 사업자 소일렉트와 고체전해질 및 코팅분리막 기술도 개발 중이다.

이 부사장은 올해도 첨단소재사업 대표와 전지소재단장이라는 두 개의 직함을 유지한다.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로 배터리 소재에 대한 회사 투자금은 2030년까지 4조원에서 7조원으로 늘었다. 역량 확대를 위한 신규 투자와 로드맵 구체화 과정이 이어질 전망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이 부사장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 머뭇거리지 않고 결단력 있게 대응을 잘 하는 스타일"이라며 "평소 직원들에게 자신과 회사의 비전을 설명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롯데케미칼 배터리 소재 사업 로드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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