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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Watch]계묘년 IPO 키워드 '중소형·수익성'공모 기업 대부분 시총 2000억 미만…"기업 간 옥석 가리기 심화"

안준호 기자공개 2023-01-18 07:10:34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2일 14: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계묘년 시작부터 혹한기를 맞이했다. 상장을 계획했던 '대어'들이 상장을 철회하거나 연기를 검토중인 가운데 공모 규모가 작은 기업들만이 상장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IPO 시장에서 '빅딜'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비교적 증시 입성이 용이한 중소형 공모주라 하더라도 밸류에이션과 흑자 달성 여부에 따라 결과가 극명하게 나뉠 것이라는 평가도 제기되고 있다.

◇'대어'는 상장 철회, 중소형 공모주만 증시 입성 도전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날까지 수요예측이나 청약을 진행한 기업은 티이엠씨와 한주라이트메탈, 오브젠, 미래반도체 등 4개사다. 티이엠씨를 제외하면 모두 공모 규모가 100억~200억원 수준인 중소형 공모주에 해당한다. 연초 증시 입성을 준비하던 '대어'들이 상장 일정을 연기하거나 검토 중인 가운데 예상 시총 1000억원 미만 기업들이 시장의 주류를 형성하게 됐다.

연초 증시 입성이 기대되던 조단위 빅딜들은 상장을 철회하거나 일정 연기를 검토 중이다. 이커머스 기업 컬리는 지난 4일 투심 악화를 이유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컬리 이외에도 골프존카운티, 케이뱅크 등이 해외 공모 마감 시한을 넘긴 현재까지도 공모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 금리인상과 증시 약세로 기업가치가 나날이 하락하며 상장 연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공모 일정에 돌입한 기업들도 '덩치'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공모가가 주당 3100원, 예상 시총이 603억원인 한주라이트메탈 청약에는 1조4235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청약 경쟁률은 565.18대 1로 집계됐다. 예상 시총이 3095억원 가량인 티이엠씨는 경쟁률 0.81대 1을 기록하며 계획된 청약 물량을 채우지 못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고평가된 기업가치가 공모 결과를 갈랐다는 의견이 나온다. 티이엠씨는 앞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31.33대 1을 기록했다. 흥행 부진으로 공모가를 밴드(3만2000~3만8000원) 하단보다 26% 낮은 2만8000원으로 결정했다. 그럼에도 증시 상황과 비교하면 비싼 가격이라는 판단을 내리는 시장 참여자들이 상당수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티이엠씨 수요예측 결과 밴드 하단 미만에 넣은 주문이 약 330건으로 집계됐는데 이들 중 실제 2만8000원을 가격으로 제시한 곳이 얼마나 되는지 의문"이라며 "2만원 중반 이하에 주문을 넣은 기관이 많기 때문에 하단 미만이더라도 여전히 비싸다는 평가가 많다"고 전했다.


◇적자기업은 '필패'…"수익성 따라 옥석가리기 예상"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는 '빅딜'은 흥행이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2차전지 기업 WCP가 상장 이후 주가 급락을 겪은 뒤론 대형 기업과 중소형 기업 간 투심이 양극화되는 현상이 이어졌다. 올해도 연초부터 같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IB업계 분석이다.

한 증권사 IPO 담당 임원은 "올해 IPO 시장에서 소위 말하는 '빅딜'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인식"이라며 "2019년 SK바이오팜이 예상치 못한 대흥행을 기록한 이후 조단위 빅딜이 수년간 쏟아져 나왔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은 상대적으로 상황이 괜찮지만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신규 상장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닥에 상장하는 중소형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 조정이 쉬운 편이다. 창업주 개인이 상당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공모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도 크지 않다. 반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려는 공모주들은 대부분 대기업 계열사이거나 다양한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참여한 기업들이다. 이해관계자가 다양한 만큼 협의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공모 규모가 작더라도 흥행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증시 환경이 어려운 만큼 어느 때보다 수익성과 전방 산업의 성장성을 따지고 들어오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 시장 눈높이가 정반대로 바뀐 만큼 적자 상황에서 상장을 추진하는 특례상장 기업들은 공모 과정이 험난할 수밖에 없다.

실제 중소형 공모주들 사이에서도 '옥석 가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날 수요예측을 마친 미래반도체와 오브젠은 정반대 성적표를 받았다. 미래반도체는 네 자릿수 경쟁률을 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래반도체는 둘쨋날 대규모 주문이 몰리며 오후 들어 네 자릿수 경쟁률을 돌파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유통업이라는 불리함이 있지만 규모가 작고 일단 실적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기관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같은날 수요예측을 마친 오브젠은 경쟁률이 세 자릿수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마케팅 기술력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사업을 경쟁력으로 내세웠지만 적자 상태의 특례상장 기업이라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증권업계 다른 관계자는 "미래 이익을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산출해 상장하는 기업은 꺼릴 수밖에 없다"며 "수익성을 기준으로 수요예측 참여 여부를 가리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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