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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수길 막힌' VC, 세컨더리펀드 결성 잇따를까 유안타·키움인베스트먼트 검토, 하반기 IPO 시장 회복 여부 관건

이효범 기자공개 2023-01-27 08:10:16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5일 10: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벤처캐피탈(VC)이 세컨더리 펀드 결성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투자금을 회수하는 IPO(기업공개)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올해도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경우 차선책으로 스타트업 지분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매물로 나온 유망 스타트업 지분을 인수해 단기간 내에 수익을 올리는 세컨더리 펀드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만기 도래 펀드 봇물…IPO 시장 혹한기, 투자기업 지분 매각 가능성

유안타인베스트먼트는 최근 VC부문을 새로 신설하고 운용자산(AUM)을 키울 수 있는 성장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세컨더리 펀드를 500억원 안팎 규모로 결성해 대표펀드 중 하나로 키울 계획이다. 그동안 1~3호 펀드를 운용해왔다. 이 가운데 1, 2호 펀드의 만기가 연내 도래하는데 후속 펀드를 고민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3호 펀드는 PEF부문에서 운용하고 있다.

1, 2호 펀드의 수익률은 내부적으로도 양호한 편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유안타세컨더리 2호 펀드는 '에스앤디'에 투자한 지분 일부를 멀티플 3.2배로 회수했다. 총 투자금액은 보통주로 21억원이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는 신주와 구주에 투자하는 방식을 병행해 전략적으로 세컨더리 펀드를 활용할 계획이다.

키움인베스트먼트도 신규로 세컨더리 펀드 결성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2010년 200억원 규모로 결성된 KoFC-키움파이오니아챔프2010-12호투자조합은 IRR 17.4%라는 높은 실적으로 2015년 청산했다. 이후 2016년 2월 키움성장15호세컨더리펀드를 결성해 청산작업을 진행 중이다. 양호한 트랙레코드가 쌓이면서 세컨더리펀드가 투자 전략의 한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VC업계 관계자는 "다수의 VC들이 세컨더리 시장에 관심을 갖는 건 과거 성공 경험 때문"이라며 "경기 침체 이후 세컨더리 펀드가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유망 벤처기업 지분을 인수했고 이를 통해 양호한 수익을 내왔다"고 말했다. 그는 "만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청산하는 펀드로부터 벤처기업 지분을 인수해 2~3년 내에 수익을 실현하는 전략"이라며 "지난해 회수를 하지 못한 펀드들이 올 하반기 포트폴리오 기업 지분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통상 세컨더리 펀드는 민간자금을 모집해 결성되며 만기는 5~6년이다. 초기기업 보다는 프리IPO 단계에 접어든 벤처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성장성과 수익성이 양호하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당장 IPO나 매각이 어려운 벤처기업이 세컨더리 펀드의 타깃이다. 시장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 속에서 유망 벤처기업의 숨통을 틔워준다는 점에서 세컨더리 펀드 역시 벤처투자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통계정보에 따르면 올해 만기 도래하는 펀드 규모는 3조4421억원(펀드 수 133개)에 달한다. 이 규모는 2021년 1조2700억원(59개), 2022년 2조9482억원(120개) 등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이 가운데 2022년 불가피하게 만기 청산에 돌입하지 못한 펀드들이 만기 연장한 사례들도 적지 않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만기 도래하는 펀드 규모가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해 하반기부터 세컨더리 시장이 활성화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22년 회수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만기를 한차례 연기한 펀드들이 청산을 작업을 위해 올해 하반기 부터 보유한 지분을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022년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국내 주요 VC 65개사의 회수 규모는 2조4039억원이다. 2021년 5조5720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IPO 시장 회복 가능성, 알짜 매물 나올지 미지수

세컨더리 펀드가 활성화 될 것이라는 전망을 두고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IPO 시장 회복을 기대하면서 성장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포트폴리오 벤처기업 지분을 쉽게 매물로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변수는 하반기 IPO 시장이 일정 수준으로 회복될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나해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공모금액은 2조8000억원 규모다. 2021년 19조7000억원 대비 85% 감소한 수준이다. 또 공모주 열풍이 시작되기 전이었던 2015~2019년 평균 공모금액 4조7600억원과 비교해서도 39.5% 감소한 규모였다.

증권업계에서는 증시와 마찬가지로 공모주 시장도 올해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2022년과 비교하면 올해 투자 열기가 다소 식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공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부의 IPO 건전성 제고 방안 시행 등으로 시장 환경이 개선되면서 투자 매력도가 확실한 기업이라면 올해 IPO 흥행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다.

VC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세컨더리 펀드를 운용할 정도로 알짜 매물이 시장에 많이 나올지는 미지수"라며 "하반기부터 IPO 시장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면 펀드 만기를 연장하는 등 포트폴리오 내 유망한 벤처기업 지분을 내놓지 않고 버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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