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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코' KT, 글로벌 진출 본격화…왜 몽골인가 중국 의존도 절대적인 희토류 수급, 작년 디지털개발부 신설한 현지 DX 수요 충족

이장준 기자공개 2023-01-30 13:14:41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7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 DIGICO) 역량을 살려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다. 금융과 의료, 디지털전환(DX), 미디어 등 전방위적인 부문에서 몽골과 협력하기로 했다. 지난해 현지 정부가 디지털개발부를 새로 만드는 등 DX에 대한 갈증이 큰 상황을 공략했다.

동시에 몽골의 풍부한 자원을 수급할 수 있게 돼 의미가 크다. 특히 희토류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중국 의존도가 상당해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할 때 중국이 수출을 규제하는 등 전략적인 카드로 꺼낼 수 있다. KT가 이끈 MOU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에서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을 강조하는 우리나라 정부 기조와도 맞아떨어진다.

◇몽골서 '희토류' 수급…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 핵심자원 중요도↑

KT는 26일 몽골과 전략적 업무협약(MOU) 체결 행사를 진행했다. KT는 몽골의 DX를 지원하고 몽골은 보유한 풍부한 광물자원을 공급하는 게 골자다.

구현모 KT 대표를 비롯해 임승혁 디지털&바이오헬스사업단장, 문성욱 글로벌사업실장, 최원석 BC카드 사장,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김철연 대표 등이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를 찾았다. 몽골 측에서도 어용에르덴 롭산남스랴(Oyun-Erdene Luvsannamsrai) 총리와 더불어 중앙은행, 보건부, 디지털개발부, 자연환경관광부 수장들이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왼쪽부터) KT 구현모 대표, BC카드 최원석 사장, 아나르 엥크볼드(Anar Enkhbold) 결제시스템 국장, 몽골 중앙은행 락바수랭 뱌드란(Lkhagvasuren Byadran) 총재

이번 MOU를 토대로 KT는 몽골에서 생산된 광물 자원을 국내 타 산업에 우선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몽골은 희토류(REE·Rare Earth Elements), 구리, 형석, 금, 철, 아연 등 80여 종의 광물을 보유한 세계 10대 자원 부국으로 통한다.

특히 희토류가 지니는 의미는 남다르다. 희토류 원소들은 촉매, 연마제, 유리, 형광체, 배터리, 레이저 등 제조에 활용된다. 최근에는 전기차 등 친환경 산업에 필수적인 영구자석의 핵심 원료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70~90%를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대표되는 지정학적 갈등의 핵심 카드로 자주 거론되는 이유다. 중국이 희토류 공급망을 무기로 미국을 견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앞서 2010년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 영토 분쟁 당시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면서 희토류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다.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을 계기로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핵심 자원의 안정적 확보가 더욱 중요해졌다.

국내에서도 전기차나 풍력발전에 꼭 필요한 네오디뮴 영구 자석을 수입하는데 그중 88%가량이 중국에서 온다. 이에 공급망 대응 역량 강화 차원에서 당정에서 국가자원안보특별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몽골의 희토류를 수급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한 성과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몽골 내 희토류 매장량은 3100만 톤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16.77%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몽골 내 구리 매장량도 칠레에 이어 전 세계 2위 수준이다. 형석과 석탄 보유량 역시 각각 전 세계 3·4위 수준에 해당할 만큼 풍부하다.

KT는 향후 정부 및 국내 산업계와 논의를 거쳐 구체적인 공급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몽 양국 간 민간 외교 사절단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가 따른다.

*출처=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몽골 CTO 된 구현모 대표…해외서도 인정한 디지코

몽골로부터 자원을 받는 대가로 KT는 디지코 역량을 이식해주기로 했다. 몽골은 2021년 12월 △무역 △에너지 △산업화 △도시·농촌 개발 △녹색 개발 △효율적 거버넌스 등 6대 분야에서 미래 발전 기반을 마련하는 신부흥정책(New Recovery Policy)을 발표했다. 이듬해 5월에는 디지털개발부를 새로 만들면서 디지털 몽골 전략을 본격화했다.

DX에 대한 수요가 큰 몽골도 한국을 대표하는 테크 기업의 역량을 받아들이면 득이 된다고 판단했다. 그 일환으로 구현모 KT 대표를 몽골 최고기술경영자(CTO)로 위촉하면서 협력 관계를 단단하게 구축했다.

앞서 구 대표는 올 초 신년사를 통해 "지난 3년간 KT 성장을 이끈 디지코 전략을 확장해 다른 산업과 연계하고 글로벌 진출을 통해 3차원적인 성장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번 몽골과 MOU를 통해 디지코 역량을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추후 다른 국가로 진출하기 위한 포트폴리오를 쌓을 수 있게 됐다.

그동안 KT는 우즈베키스탄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이나 태국 3BB TV에 인터넷TV(IPTV) 플랫폼을 수출하며 발판을 닦았다. 몽골에서는 전향적으로 △금융(사업계약) △의료 △DX △미디어 등 4개 부문에서 DX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금융 부문에서는 한국과 몽골의 결제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N2N 사업계약을 맺었다.

한국에서 BC카드 결제 단말기나 ATM에서 몽골 국민 10명 중 7명이 쓰는 '티카드(T-Card)'를 이용할 수 있다. 국가 통합 결제 시스템 및 매입 시스템 구축을 위한 협의도 진행했다.

또 하나로의료재단 역량까지 결합해 몽골 현지에 ICT 기반의 한국형 건강검진센터도 구축한다. DX 부문에서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과 AI 기반의 몽골 산업 효율화를 위한 사업을 추진한다.

끝으로 미디어 부문에서는 한국과 몽골 문화 관광 발전과 교류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몽골 관광 관련 엔터테인먼트, 예능, 다큐멘터리 등 콘텐츠 제작을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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