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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주주환원 확대·차입금 축소 '딜레마' 배당 전년과 같은 금액 유지...순차입금 최대 5000억 줄일 계획

조은아 기자공개 2023-02-01 10:47:48

이 기사는 2023년 01월 31일 1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제철이 실적 악화에도 지난해와 같은 규모의 배당을 유지한다. 실적이 크게 뒷걸음질한 상황에서도 차입금 축소 기조를 이어가야 하고 그룹 차원의 주주환원정책 확대에도 발맞춰야 하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고충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현대제철은 31일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열고 "작년 실적은 재작년보다 조금 저조한데도 불구하고 주당 1000원의 배당금을 유지했다"며 "주주총회를 통해 확정할 예정이고 향후 추가 배당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27조3406억원, 영업이익 1조6166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19.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3.9%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1조384억원으로 31% 감소했다. 하반기 시황 악화와 노조 파업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4분기 실적만 떼어놓고 보면 275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그럼에도 현대제철이 전년과 동일한 수준의 배당을 계획한 건 유독 맥을 못추고 있는 주가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실제 현대제철의 PBR은 31일 기준 0.24배로 철강사 가운데 가장 낮다. 포스코홀딩스의 PBR은 0.42배, 동국제강의 PBR은 0.38배다.

현대제철의 컨퍼런스콜 분위기도 1년 전과 크게 달라졌다. 역대급 실적을 거두며 배당 확대를 자신했던 1년 전과 달리 이번에는 주주환원정책을 묻는 질문에 그리 속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현대제철의 CFO를 맡고 있는 김원진 재경본부장(부사장)은 현대제철의 주가가 동종업계 다른 회사보다도 저평가됐다는 지적에 "절실히 인지하고 있다"며 "배당, 자사주 매각 등 주주가치 제고 정책이 있을 수 있는데 미래 투자, 배당, 차입금 상환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감안하는 동시에 주주가치 제고에도 역점을 두고 논의해서 소통하도록 하겠다"고 대답했다.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올들어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김 부사장의 마음은 급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26일 실적을 발표하며 역대급 배당 소식과 깜짝 자사주 소각 소식도 전했다. 현대차의 2022년 배당금은 중간배당을 더하면 주당 7000원에 이른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또 총발행주식 수의 1%를 소각한다는 자사주 소각 계획도 발표했다. 3145억원 규모다.

기아도 합류했다. 27일 향후 5년 동안 2조5000억원 규모의 중장기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겠다며 이 가운데 50%를 소각한다고 발표했다. 올해는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약 721만주)를 취득하고 완료 이후 50%를 소각할 예정이다. 2022년 주당 배당금은 전년 3000원에서 3500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현대글로비스 역시 최근 실적을 발표하면서 3년치 배당정책을 내놨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전년도 주당 배당금 대비 5~50%씩 인상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0~10% 인상에서 대폭 상향 조정됐다. 2022년 주당 배당금은 전년 대비 50% 증가한 5700원으로 확정했다.

현대제철이 다른 계열사만큼 마음껏 주주환원정책을 펼칠 수 없는 또다른 이유는 차입금 축소에 있다. 김 부사장은 "올해 최소 4000억~5000억원 이상의 차입금을 축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사업계획, 실적을 달성하는 데 따라 유동적이긴 하지만 순차입금은 지속적으로 축소할 계획이라고도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순차입금을 약 1조5000억원 줄였다. 현대제철의 순차입금은 2021년 말 8조6281억원에서 지난해 말 7조1330억원으로 축소됐다. 김 부사장은 "잉여현금흐름, 운전자금 축소가 (순차입금 축소에) 기여했고, 연말 노조 타결 지연으로 성과급이 이연된 부분이 있다"며 "순수하게는 약 1조원의 순차입금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2021년부터 차입금 축소 기조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이어진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운전자본 부담이 커지면서 차입금 규모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차입금 축소 노력으로 순차입금 규모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2019년 말 9조7159억원에서 지난해 말에는 7조원대 초반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올해 목표가 이뤄진다면 6조원대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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