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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풍향계]RCPS 갚은 SK플라즈마, SK디스커버리 의존도 높일까작년 9월 말 보유 현금 224억, 영업현금 지출 기조 속 조달 역량 '관건'

심아란 기자공개 2023-02-08 07:34:06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2일 16:1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플라즈마가 지난해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모두 갚으면서 채무 부담을 덜었다. 영업활동에서 현금을 벌지 못하는 사업 구조상 최대주주인 SK디스커버리의 출자와 채무 지급보증 등 자금 지원에 힘입어 유동성 여력을 더했다.

SK플라즈마는 신약개발과 같은 지출형 사업에서 성장 동력을 찾고 있어 자금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작년에 보유 현금의 상당 부분을 소진한 만큼 신사업을 추진하려면 외부 조달 역량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SK디스커버리에 대한 재무적 의존도를 높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보유 현금 224억, 영업활동에선 '지출' 유지

SK플라즈마는 작년 9월 말(이하 별도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자산 포함)은 224억원을 기록 중이다. 2021년 결산 당시 820억원이던 점을 고려하면 3분기 만에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이는 RCPS의 상환에 영향을 받았다.

SK플라즈마는 2015년 SK디스커버리(당시 SK케미칼)의 혈액제제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출범했다. 출범 첫해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RCPS에 대한 재무적 부담이 시작됐다.

당시 SK플라즈마는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산은캐피탈을 대상으로 1000억원 규모의 RCPS를 발행했다. 동시에 SK디스커버리는 보유하던 SK플라즈마 보통주 일부를 RCPS로 전환해 스틱인베스트먼트에 매각하면서 200억원을 현금화했다.

SK플라즈마에 순유입된 현금은 1000억원이었으나 SK디스커버리가 처분한 구주를 포함한 RCPS의 미상환 잔액은 1200억원을 기록했다.

투자 재원을 마련한 덕분에 SK플라즈마는 안동에 혈장분획제제 공장을 신축하며 생산 역량을 키웠다. 신제품 출시, 해외 수출 증대 등의 성과를 올리며 출범 첫해 330억원이던 매출액은 작년 3분기 기준 1004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매출원가율이 높은 혈액제제 사업 특성상 SK플라즈마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줄곧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음(-)의 값을 기록하고 있다. 영업에서 현금이 지출되는 상황에서도 RCPS를 소유한 재무적투자자에게 매년 배당금은 지급해 왔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배당금으로 총 290억원을 지출했다.


◇SK디스커버리 FI 엑시트 지원, 추가 출자와 채무 지급보증도

자본적지출(CAPEX)에 배당금으로 현금을 빠르게 소진한 SK플라즈마는 2020년부터 RCPS를 상환하기 시작했다. 이때 SK디스커버리가 지원군으로 나섰다. SK플라즈마 재무적투자자(FI)가 보유하던 RCPS를 재매입하면서 FI의 엑시트 창구를 열어주기도 했다. 여기에 278억원을 투입했다.

SK플라즈마는 2020년에는 180억원, 이듬해 190억원어치 RCPS를 갚으면서 미상환 금액을 835억원까지 줄였다. 현금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2020년에는 회사채를 사모형태로 발행해 200억원을 마련했다.

2021년 8월에는 신규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유동성을 확충했다. 당시 전략적투자자인 코스닥 바이오텍 티움바이오, 신규 FI 한국투자파트너스를 상대로 300억원씩 총 600억원을 조달했다. 티움바이오는 보통주,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전환우선주(CPS) 형태로 투자해준 덕분에 SK플라즈마의 상환 부담도 제거됐다. 당시 SK디스커버리도 투자에 참여해 500억원을 출자하며 SK플라즈마는 총 1100억원을 확보했다.

작년 7월에는 SK디스커버리의 원리금 지급보증에 힘입어 6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도 발행했다. 신규 투자와 회사채를 발행해 마련한 자금을 활용해 작년 8월 RCPS를 모두 갚았다. 미상환 RCPS의 액면 금액은 835억원이지만 이자를 포함해 총 1076억원을 소진했다. 다만 순지출액은 841억원이었다.

SK플라즈마의 RCPS 일부를 소유하고 있던 SK디스커버리는 확보한 현금 중 235억원을 다시 SK플라즈마에 출자했다. 덕분에 SK플라즈마는 현금이 마르지 않고 작년 9월 말 기준 224억원을 남겼다.

다만 SK플라즈마의 유동성 부담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해 4분기 중에 1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에 대응해야 했으며 올해 하반기에도 100억원어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지난달 상환기일이 돌아왔던 100억원어치 회사채의 경우 차환 발행에 성공했다. 다만 이자 부담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기존 회사채 표면이자는 4.35%였으나 올해 새로 찍은 회사채 이율은 8.5%~8.85%로 최대 450bp가 가산됐다.

SK플라즈마는 바이오 의약품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만큼 앞으로 자금 수요는 커질 개연성이 있다. 이에 SK디스커버리의 재무적 지원이 지속될지도 관심거리다.

SK플라즈마 관계자는 "현재 추가 조달 계획은 확정하지 않았으며 향후 자금 시장의 변동 상황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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