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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차기 리더는]임추위의 선택 '임종룡'…모피아 아닌 유능한 경영자15년 만에 외부 출신 회장 낙점, '증권사 인수·계파 해소' 등 과제 산적

최필우 기자공개 2023-02-06 08:11:46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3일 18: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혼돈의 우리금융을 이끌 구원투수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사진)이 낙점됐다. 임 전 위원장을 두고 우리금융 내부와 정치권에서 관치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으나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그를 능력 있는 경영자라고 판단했다. 임 전 위원장은 증권사 인수, 계파 해소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3일 우리금융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열고 숏리스트 후보 4인에 대한 추가 면접을 실시한 끝에 임 전 위원장을 차기 우리금융 회장 최종 후보로 내정했다.

우리금융은 2008년 퇴임한 박병원 전 회장 이후 15년 만에 외부 출신이자 관료 경력이 있는 CEO를 맞이하게 됐다. 박 전 회장은 회장 퇴임 직후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으로 이동하는 등 정부 측 인사로 분류됐다. 임 전 위원장의 경우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기간 공직을 지내긴 했으나 현 정권과의 연결고리는 그리 강하지 않다는 평이다.


임 전 위원장은 관료 경력이 두드러지는 인물이다. 그는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은행제도과장,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기획재정부 제1차관 등을 역임했다. 2015년엔 5대 금융위원장에 취임했다. 경제부총리 정도를 제외하면 재정경제부 출신 관료로 맡을 수 있는 자리를 대부분 거쳤다.

화려한 이력이지만 우리금융 회장 레이스에선 악재로 작용했다. 우리금융 내부에선 그를 '모피아'로 규정하고 반대하는 시위가 잇따라 열렸다. 국회 정무위원회에 소속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그의 회장 도전이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 회장 선임 과정에 대한 불신을 잇따라 제기한 것도 임 전 위원장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우리금융 임추위는 임 전 위원장의 관료 경력보다 경영자로 갖춘 역량에 주목했다. 임 전 위원장은 2013년 NH농협금융 회장에 취임해 금융그룹을 이끌어 본 경험이 있다. 그는 회장 재직 기간 동안 옛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는 등 NH농협금융의 비은행 사업 강화 초석을 놨다.

외부 출신이지만 우리금융 내부 사정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도 감안됐다. 임 전 위원장은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은행제도과장으로 근무할 때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합병 실무를 맡았다. 우리은행의 모태인 옛 한빛은행 출범에 산파 역할을 했다.

금융위원장으로 재직하면서는 우리금융 민영화에 기여했다. 수차례 무산된 적이 있는 우리금융 민영화는 임 전 위원장에게도 만만치 않은 과제였다. 숱한 논란에도 뚝심있게 민영화를 추진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과점주주 방식을 채택해 경영권 매각에 성공하면서 숙원을 풀었다.

임 전 위원장은 취임 후 옛 우리투자증권 인수 경험을 살려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최근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비은행 사업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도 증권사를 인수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

한일은행, 상업은행 출신 간 갈등을 해소하는 것도 임 전 위원장의 몫이다. 계파 갈등은 과거에 비해 완화됐다곤 하지만 임 전 위원장은 여전히 우리금융 경영 효율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내부에 별다른 이해관계를 갖고 있지 않은 만큼 공정하고 효율적인 인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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