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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desk]구창근 대표의 첫 CJ ENM IR

이윤정 산업3부 차장공개 2023-03-02 08:12:17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7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 ENM이 2023년 첫 IR을 진행했다. 관심은 구창근 대표의 등장여부였다. 구 대표는 과거 올리브영과 푸드빌에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해 '사업구조조정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CJ ENM이 대규모 M&A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사업 재편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서 지난해 10월 조기인사를 통해 CJ ENM 대표이사로 구 대표가 급파됐다.

실적 부진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본인의 성적표가 아닌 실적을 들고 뭇매가 예상되는 자리에 구 대표가 나설지에 자연스럽게 이목이 쏠렸다.

내부 분위기도 심상치 않았다. 구 대표가 취임과 동시에 효율성과 수익성에 방점을 두고 빠르게 조직개편을 단행하자 불만이 감지되며 뒤숭숭한 상황이었다. 구 대표가 등장할 가능성은 낮다는게 중론이었다. IR관련 직원들도 개최 직전까지 구 대표의 등장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컨퍼런스 콜로 진행된 IR에 모두가 귀를 기울이고 있을 때 구 대표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당사에 대한 시장의 기대와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는 인사말로 IR의 시작을 알렸다. CJ ENM의 2023년 첫 IR이자 구 대표의 CJ ENM 부임 후 첫 공개석상이기도 했다.

역시나 실적은 나빴다. 2022년 순손실 165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구대표는 이러한 상황을 냉정하게 진단했다. 성적표에 대한 리뷰를 마치자 30분 가량을 할애해 변화된 사업 전략 방향성에 대해 설명했다. 대표이사가 IR 전면에 나서 직접 전략별 세부 실행안을 설명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발표 이후 질의응답 시간에 투자자들의 질문은 쏟아졌고 구 대표는 이를 직접 챙겼다.

악화된 실적으로 투자자들의 믿음을 잃고 투자 분위기가 침체 국면으로 빠질 수 있었다. 특히 실적 발표 당일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과 조직개편 이후 사업부 별 세부 경영 계획이 수립중인 상황을 이유로 연간 가이던스 공개를 유예한다고 설명하자 가이던스 미제시가 실적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지적도 일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달랐다. IR 이후 오히려 금융시장에서는 '속도의 문제일 뿐 분명한 방향성', '2023년, 반등의 서막', '모두가 기다리는 턴어라운드 시점' 등의 리포트를 쏟아내며 구 대표가 공유한 청사진에 신뢰를 보였다.

상장사 IR은 주가가 실적에 거의 연동되다시피 하기 때문에 매출 등 숫자가 전부일 수도 있다. 실적이 좋은 경우 당당하게 투자자들을 마주하겠지만 나쁜 성적표를 받아 든 상태라면 IR은 상당히 부담스럽고 곤혹스러운 자리다.

하지만 투자설명회, 기업설명회를 뜻하는 IR의 본질은 현실에 대한 평가와 함께 기업 경영과 미래 전망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공유하는 자리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구 대표의 CJ ENM 첫 IR은 실적이 나쁠수록 IR에 충실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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