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모니터/삼성물산]'업종 선도 기업' 평가받는 지배구조, 해외에서는?④KCGS 지배구조 등급 A로 상위 11.3%, 해외에서는 '평균' 수준
김위수 기자공개 2023-03-09 12:53:13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7일 09:0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ESG기준원(KCGS)이 매긴 삼성물산의 지배구조 등급은 A다. 국내 기업이 부여받은 지배구조 부문 최고 등급은 A+로, 삼성물산이 받은 A는 두 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최고등급을 부여하지는 않았지만 같은 업종 다른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선도적인 위치라는 것이 KCGS의 평가다.이번 평가에서 지배구조 등급 A+와 A를 받은 기업은 총 117개다. 이는 상위 11.3%에 속한다. 지배구조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지만 모범규준을 대부분 준수한 이사회 구성 및 운영이 삼성물산의 지배구조 점수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글로벌 시장에서는 삼성물산 이사회 및 지배구조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대체로 '평균' 수준으로 평가
국내와 달리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물산의 지배구조는 대체로 '평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글로벌 ESG 평정 기관인 MSCI는 삼성물산의 지배구조 수준이 전세계 동종 산업군 기업 중 '평균' 수준이라고 명시했다. MSCI는 ESG와 관련된 항목들을 선두(Leader), 평균(Average), 후발(Laggard) 세 단계로 나눠 명시한다. 또 환경, 사회에 비해 지배구조 부문에서 논란 지수가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미국 S&P글로벌은 지난해 10월 삼성물산의 지배구조 및 경제 분야 점수로 68점을 부여했다. 환경(79점), 사회(82점)보다 지배구조 점수가 현저히 낮았다. 같은 산업군 다른 기업들이 받은 지배구조 점수는 최저 28점부터 최고 81점이다. 삼성물산이 어떤 위치에 속했는지 밝히지는 않았으나 환경, 사회, 지배구조 중 동종 업계 최고점과의 차이가 가장 큰 부문 역시 지배구조로 나타났다. ESG 중 지배구조 부문이 가장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셈이다.
◇이사회, 글로벌 기준과 비교해보니
리스크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기관들의 평가가 박한 점에서 미뤄보아 해외 평정기관에서는 사법 리스크를 중대하게 인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이사회와 관련된 감점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
ESG 평가 지표를 공개하는 LGIM의 평가결과를 참조하면 지배구조 부문에서 최소한의 글로벌 기준을 상회하는 항목은 총 3개로 나타났다. 주주평등 원칙과 대표이사-의장 분리, 이사회의 독립성 등에서는 이상적인 형태를 갖췄다는 평가다. 또 이상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글로벌 기준을 넘겼다고 평가받는 항목은 유통주식 비율과 이사회 일원들의 임기, 감사인의 의견이다.
다만 LGIM은 감사위원회의 전문성에 대해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최소 1명의 전문가를 포함한 3명 이상의 감사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 권고사항이다. 이중 전문가의 기준은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규정한 재무 전문가다.
현재 삼성물산 감사위원회는 회계·재무 전문가로 제니스리 사외이사를 뒀으며 총 3명 구성이다. 구성상 문제는 없지만 전문성에 대한 SEC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SEC는 △재무제표와 일반적인 회계원칙에 대한 이해 △회계추정·충당금·적립금과 관련하여 일반적인 회계원칙이 적용됐는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 △재무제표를 작성 또는 감사해 본 경험 △재무보고와 관련된 내부통제에 대한 이해 감사위원회 기능에 대한 이해 등을 모두 갖춰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배구조 부문이 아닌 사회 부문의 평가항목이기는 하지만 이사회 성별 다양성 부문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LGIM은 여성 비율 최소 기준을 이사회의 30%로 두고 있다. 삼성물산 이사회에는 현재 한 명의 여성이 포함됐다.
지배구조를 연구하는 기관의 관계자는 "해외 평정 기관의 평가는 까다롭기도 하고 국내 현실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면서도 "국내 기준도 글로벌 스탠다드에 수렴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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