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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증권, 첫 공모펀드 수탁…맞춤형 전략 통했다 VIP운용 사모재간접 상품 확보…헤지펀드 마케팅 '성과'

양정우 기자공개 2023-03-13 08:19:31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8일 10: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펀드 수탁 비즈니스에 진출한 NH투자증권이 공모펀드를 처음으로 수임하는 성과를 냈다.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 파트와 연계해 헤지펀드를 공략하는 게 소기의 목표이지만 중장기 타깃이던 공모 상품도 발빠르게 확보했다.

8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NH증권은 VIP자산운용의 첫 번째 공모펀드인 'VIP 더 퍼스트(VIP The First)'의 수탁 업무를 수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뭉칫돈이 몰리면서 출시 하루만에 완판(300억원 규모)을 거둔 펀드다.

NH증권은 수탁 비즈니스를 신사업으로 낙점한 후 지난해 10월 원화수탁 서비스를 정식 론칭했다. 그 뒤 신규 헤지펀드가 꾸준히 감소하는 시장 여건에도 꾸준히 계약고를 확대해 왔다. 애당초 헤지펀드업계의 수탁 쇼티지(공급 부족)가 신사업을 밀어부친 원동력이었던 터라 영업 전선은 헤지펀드를 정조준하고 있다.

물론 수탁 신사업의 빅픽처엔 공모펀드도 수임 타깃으로 설정돼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공모 상품뿐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 벤처투자조합, 신기술사업투자조합 등이 모두 영업 대상이다.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은 40조원 대 볼륨인 반면 공모펀드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312조원에 달하는 시장이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워낙 기존 플레이어인 수탁은행의 텃밭인 터라 단기적으로 공략이 쉽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헤지펀드의 경우 PBS와 연계되는 만큼 공모펀드와 달리 은행과 수탁 경합이 가능하다. 이런 녹록지 않은 시장 구도 속에서도 NH증권이 첫 공모펀드를 수임하는 성과를 거둔 셈이다.

무엇보다 빠른 속도로 첫 계약을 체결한 배경에는 펀드 맞춤형 수탁 서비스가 자리잡고 있다. VIP 더 퍼스트는 300억원으로 가입 규모가 한정돼 있는 데다 7개의 하위 헤지펀드에 재간접 투자하는 독특한 구조로 설계됐다. 이런 참신한 구조 덕에 완판을 거뒀으나 수탁사 입장에서는 다루기가 까다로운 상품이었다. 사모 재간접 펀드여서 물적, 인적 재원이 추가 투입돼야 하는 데 모집 한도 탓에 수수료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탁은행과 다르게 NH증권은 상품별 특수 구조를 감안해 수탁 업무를 소화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신규 플레이어로서 고객에 추가 메리트를 부여할 필요가 있는 동시에 맞춤형 수탁이 시장 전반의 신뢰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수임은 당장 실속 챙기기가 아니라 향후 영업 확대의 발판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VIP 더 퍼스트뿐 아니라 VIP운용의 후속 공모펀드까지 줄줄이 수임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가진 것으로 관측된다. 공모 운용사로 전환한 헤지펀드 하우스가 늘어난 가운데 이들이 선보일 공모펀드도 수임할 여지가 있다. DS자산운용 역시 사모 재간접 상품을 첫 공모펀드로 낙점한 것으로 파악된다.

WM업계 관계자는 "공모펀드는 수탁 수수료가 헤지펀드보다 낮다"며 "하지만 수탁 시장에서 워낙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비히클"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수탁은행의 견제가 심할 수밖에 없는데 시중은행이 실질적으로 소화하기 어려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NH증권은 앞으로 헤지펀드 수임에 주력하면서도 공모펀드가 주축인 종합자산운용사와 접점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공모펀드 활성화에 힘을 싣고자 각양각색 아이디어를 반영하는 기조가 확산되면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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