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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삼성전자 vs 애플]재무 전문가 육성하는 삼성, 영입하는 애플[CFO]⑥이사회 의장·CEO까지 맡기는 삼성전자…인수인계 후 은퇴하는 애플

김형락 기자공개 2023-03-16 08:15:36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9일 08:1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 세계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자리다. 각각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1위인 기업이라 주주 구성도 다채롭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재무 전략이 다른 기업들의 이정표가 되기도 한다. 그만큼 권한과 책임도 막중하다

삼성전자는 내부에서 CFO를 육성한다. 국내외 재무 경력뿐만 아니라 사업 운영, 전략 능력까지 겸비한 임원을 CFO에 앉힌다. 애플은 완성형 CFO를 외부에서 영입한다. 상장사 CFO 경력을 보유한 인재를 데려와 재무 조직에서 CFO 승계 절차를 밟는다.

◇ CFO 산하 컨트롤러, 애플 재무 임원 승진 코스

애플은 1997년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가 최고경영자(CEO)에 복귀한 뒤 CFO가 2번 바뀌었다. 한 CFO가 8~10년 동안 활동한 뒤 후임자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은퇴했다. CFO는 부사장급 임원으로 CEO와 함께 IR에 나와 가이던스를 제시하고, 질의응답(Q&A)에도 답한다.

프레드 앤더슨 전 애플 CFO는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한 1996년 CFO로 합류했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ADP에서 CFO로 있다가 애플 CFO로 발탁됐다. 1985년 이사회와 갈등으로 애플을 떠났던 스티브 잡스는 1997년 CEO로 돌아왔다. 1996년 애플 이사회는 스티브 잡스가 대표이사로 있던 넥스트와 합병을 결의하며 창업자를 다시 불러들였다.

1996년 애플은 순손실(14억달러)을 내고 있었다. 앤더슨 전 CFO는 1997년부터 2004년까지 스티브 잡스와 애플 재건을 이끌었다. 애플은 아이맥(1998년), 아이팟(2001년) 등을 출시하며 사업이 안정 궤도에 진입했다.


후임 CFO는 1996년 프레드 전 CFO와 함께 ADP에서 애플로 넘어온 피터 오펜하이머다. 1992년부터 애플에 합류하기 전까지 ADP에서 사업부 CFO로 일했다. 애플에 온 뒤에는 CFO 아래 있는 컨트롤러(Controller)로 일했다. 일상적인 재무·회계 업무를 담당하는 직책이다. 미수금·미지급금·재고·급여 등 재무 상태를 파악하고, 보고하는 게 주요 업무다.

오펜하이머 전 CFO는 10년간 애플 중흥기를 이끌었다. 애플은 2007년 아이폰을 출시한 뒤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애플 CFO로 컨트롤러, 재무, IR, 세금, 정보 시스템, 내부 감사, 시설 기능 등을 감독했다. 2014년 CFO 임기를 마치고 골드만삭스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2004년부터 애플 CFO로 있는 루카 마에스트리는 임기 9년째에 접어들었다. 2013년 애플에 합류해 오펜하이머 전 CFO 밑에서 컨트롤러(부사장)로 일했다. 마에스트리 CFO는 여러 기업에서 CFO 경력을 쌓았다. GM 유럽 CFO(2007~2008년), 노키아 네트웍스 CFO(2008~2011년), 제록스 CFO(2011~2013년) 등을 거쳤다. 애플 CFO로 회계, 사업 지원, 재무 계획·분석, 부동산, IR, 내부 감사, 세금 등을 감독하고 있다.

◇ 이재용 회장 보좌한 삼성전자 CFO 4인방, 전략·재무 겸비

삼성전자는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이 2012년 부회장에 오른 뒤 4명의 CFO를 배출했다. 모두 삼성전자에 입사해 재무, 회계, 경영관리 등 지원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 CFO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달리 사장급 임원에게 CFO를 맡긴다. 이사회 일원으로 의사결정 권한도 지니고 있다.

이상훈 전 삼성전자 CFO는 2012년 CFO 역할을 수행하는 경영지원실장(사장)에 올랐다. 2017년까지 삼성전자 CFO로 활동하며 하만 인수(2017년)와 PMI(인수 후 통합)에 일조했다. 1982년 삼성전자 통신 경리과에 입사해 △삼성구조조정본부 재무팀 임원(2004~2006년) △삼성전략기획실 전략지원팀 임원(2006~2008년) △삼성미래전략실 전략1팀장(2010~2012년) 등을 거쳐 CFO로 임명됐다.

노희찬 전 삼성전자 CFO(2017~2020년)는 지원팀 임원으로 승진 코스를 밟았다. 1988년 삼성전자 경영관리그룹에 입사해 △삼성구조조정본부 재무팀(2004~2006년) △삼성미래전략실 감사팀(2009년)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지원팀장(2010~2015년) △삼성디스플레이 경영지원실장(2015~2017년) 등을 역임했다.


최윤호 사장도 회계, 경영관리·지원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 2020년 삼성전자 CFO로 발탁됐다. 1987년 삼성전자 가전사업부 경리팀에서 출발해 국제회계그룹·경영관리그룹·해외관리그룹 등을 거쳐 2004년 경영관리그룹에서 임원을 달았다. 이후 △삼성전자 사업지원팀 담당 임원(2010년) △삼성미래전략실 전략1팀 담당 임원(2010~2014년)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담당 임원(2017~2020년) 등을 지내고 삼성전자 CFO를 맡았다.

박학규 삼성전자 CFO도 전임자들과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 1988년 삼성전자 경리팀에 입사해 △삼성구조조정본부 재무팀 담당 임원(2002~2006년) △삼성미래전략실 전략지원팀 담당 임원(2006~2008년) △삼성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2014~2017년) 등으로 일하며 그룹 컨트롤타워에서 재무와 전략 업무를 익혔다. 2020년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 경영지원실장으로 부임해 반도체 공장 시설투자를 총괄했다. 2021년 전사를 관할하는 DX(디바이스 경험) 부문 경영지원실장으로 선임돼 기획, 재무, 인사 등 핵심 스탭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삼성전자 CFO들은 임기가 끝난 뒤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이상훈 전 CFO는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2018~2020년)을 역임했다. 노희찬 전 CFO는 계열사 에스원 대표이사(2020~2022년)를 지냈다. 최윤호 전 CFO는 지난해 3월부터 계열사 삼성SDI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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