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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채 미루는 현대위아, 이번에도 '현금상환'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다른 행보…직전 발행 대비 높아진 금리 부담 느낀듯

이정완 기자공개 2023-03-13 07:59:00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8일 15:2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 자동차 부품 계열사인 현대위아가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현금으로 갚기로 했다. 연초 2000억원의 회사채를 현금으로 상환한 데 이어 이번에도 차환 발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올해 들어 다른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적극 차환 발행에 나서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현대위아는 AA급 신용도를 바탕으로 우량 회사채라는 평가를 받지만 전과 비교해 높아진 금리 조건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전해진다.

◇2월 이어 4월도 공모채 발행 안한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위아는 오는 4월 만기가 도래하는 300억원과 400억원의 회사채를 모두 현금 상환하기로 했다. 두 회사채는 2016년과 2018년 발행한 것으로 이자율은 각 2.17%, 3.093%다.

올해 현대위아의 회사채 현금 상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 20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다가왔을 때도 보유 현금으로 갚았다. 2020년 발행한 3년 만기 회사채였다.

현대위아는 최근 들어 꾸준히 현금 보유고가 꾸준히 증가한 덕에 이 같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지난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6836억원을 나타내고 있다.


현금 증가 배경에는 수익성 개선이 있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자동차 판매가 늘면서 현대위아도 덩달아 실적이 개선됐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8조22076억원, 영업이익은 21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매출 7조5277억원, 영업이익 1027억원 대비 각 9%, 107%씩 증가했다.

회사가 가진 현금성자산으로 충분히 회사채를 갚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어 단기금융시장을 통한 조달이나 은행권 차입 움직임도 드러나지 않았다. 지난 1년 동안 CP(기업어음)이나 단기사채를 발행한 내역이 없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회사채 상환을 위해 특별한 차입 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AA급 계열사 차환 발행 속 복귀시점 '고심'

현대위아의 현금 상환 기조는 다른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차이를 보인다. 올해 들어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 다른 계열사는 곧바로 차환 발행하는 결정을 내렸다.

새해 첫 차환 발행에 나선 계열사는 현대제철이었다. 지난해 공모채 시장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던 만큼 우려도 있었지만 1월에만 66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다가와 발행을 결정했다. 수요예측 결과도 만족스러웠다. 신용등급 'AA0' 평가를 받고 있는 현대제철은 2000억원을 모집했는데 1조8050억원이 몰렸다. 3500억원으로 최종 증액 발행했다.

현대건설 역시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인해 건설채에 대한 우려가 커졌음에도 지난달 2021년 이후 약 2년 만에 차환을 위해 공모채 시장에 복귀했다. AA급 회사채임에도 금리 조건이 기대에 못 미치기는 했으나 당초 모집액에 200억원을 더한 1700억원으로 증액 발행한 바 있다.

지난 7일에는 현대위아와 마찬가지로 핵심 부품 계열사인 현대트랜시스가 1500억원 조달을 위해 공모채 수요예측을 실시했는데 6200억원이 몰려 3000억원으로 증액 발행이 유력하다. 현대트랜시스의 신용등급은 현대위아와 동일한 'AA-'다.

현대트랜시스의 수요예측 사례를 통해 보았을 때 현대위아 역시 무난한 흥행이 전망되지만 공모채 발행을 택하지 않는 모습이다. 현대위아는 2021년 4월을 끝으로 공모채 시장을 찾지 않고 있다. 당시 1000억원 모집에 6000억원이 몰려 1500억원으로 발행액을 늘렸다.

현대위아는 2021년 전까지 매년 회사채를 발행하던 정기 이슈어(Issuer)였다. 결국 달라진 금리 조건에 부담을 느껴 발행을 고심하고 있다. 직전 발행에서 현대위아는 3년물 1.53%, 5년물 1.96%로 회사채를 찍었다.

올해 들어 AA급 발행사가 개별 민평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발행에 성공하고 있지만 시장금리 자체가 높아진 만큼 4%대 초반 발행이 불가피하다. 나이스피앤아이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현대위아의 개별 민평금리는 3년물 4.419%, 5년물 4.790%이었다. 2년 전 발행 때와 비교하면 280bp 가량 금리를 더 얹어줘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지속 현금상환만 택하기도 고민스러운 상황이다. 오는 10월 18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추가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 사업에서 손실이 발생하고 있어 현금 유출을 피하는 전략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위아는 AA급 공모채 흥행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장금리가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적절한 회사채 발행 타이밍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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