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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삼성전자 vs 애플]달라진 주주 구성, 전문 경영인 체제는 굳건[지배구조]⑩지배주주 리더십 발휘하는 삼성, 기관 투자자 입김 센 애플

김형락 기자공개 2023-03-21 07:26:52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4일 16:1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와 애플 지배구조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이 지배주주로 있다. 애플은 지배주주 없이 다수 기관투자자가 주식을 분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창업자에서 3세 경영인까지 지분 승계가 이뤄졌다. 애플은 투자 유치 과정에서 외부 투자자들이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상장 이후에는 내로라하는 기관투자자들이 주주로 들어왔다.

두 기업 모두 경영권 승계를 거치며 주주 구성이 달라졌지만, 동일하게 전문 경영인 체제를 택했다. 삼성전자는 DX(디바이스 경험)·DS(반도체)부문장을 대표이사로 앉히고,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애플은 창업자 스티브 잡스 뒤를 이은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12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사회 의장도 10년 넘게 롱런하고 있다. 사내·사외이사 임기는 1년이지만 주주들의 신임을 얻어 연임을 거듭하고 있다.

◇ 인덱스 펀드 운용사 1·2대주주로 둔 애플, 매년 이사진 신임 여부 표결

애플은 기관투자자 입김이 센 곳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지분 61%를 5741개 기관투자자들이 나눠서 보유하고 있다. 주주총회에서 표심을 좌우할 압도적 지배력을 보유한 주주가 없는 상장사다. 팀 쿡 CEO가 보유한 지분은 0.02%다.

최대주주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뱅가드그룹이다. 지분 7.96%를 들고 있다. 2대주주도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6.44%)이다. 뱅가드그룹과 블랙록은 인덱스 펀드로 이름을 떨치는 곳이다.


개별 펀드 기준으로는 지분 2.88% 보유한 뱅가드그룹 인덱스 펀드(Vanguard Total Stock Market Index Fund)가 최상단에 있다. 2위(2.16%)도 뱅가드그룹 인덱스 펀드(Vanguard 500 Index Fund)다. 블랙록이 운용하는 상장지수펀드(iShares Core S&P 500 ETF)는 5위(0.85%)에 랭크됐다.

나머지 지분 5% 이상 보유 주주는 워런 버핏과 그가 CEO로 있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다. 애플 지분 5.73%를 보유한 3대주주다. 2020년부터 뱅가드그룹, 블랙록과 나란히 지분 5% 이상 보유 주주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1980년 애플이 나스닥에 상장할 때 스티브 잡스가 보유한 지분은 11%였다. 이마저도 이사회와 갈등하던 스티브 잡스가 1985년 애플을 떠나면서 1주만 남기고 처분했다. 1997년 스티브 잡스가 다시 구원투수로 애플 CEO에 복귀했을 때에도 주식을 1주만 들고 있었다. 당시 애플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주주는 없었다.


팀 쿡이 CEO로 임명될 때는 달랐다. 2011년 8월 애플 이사회는 최고운영책임자(COO)이던 팀 쿡을 스티브 잡스 후임 CEO로 발탁했다. 2010년 말에는 블랙록(5.5%),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5.04%)가 애플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애플은 정관에서 사내·사외이사 임기를 1년으로 정했다. 팀 쿡 CEO가 연임하기 위해선 기관투자자들의 지지가 필요했다. 팀 쿡 CEO는 스티브 잡스와 달리 주주 환원 정책을 표하며 주주 친화 행보를 보였다. 2012년부터 분기 배당을 재개하고, 2013년에는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의 요구를 수용해 자사주 매입과 배당 규모를 늘렸다. 팀 쿡은 실적으로 경영 능력을 입증하며 장수 CEO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 삼성전자, 지배주주 이재용 회장은 미등기 임원…이사회서 CEO 후보군 관리

삼성전자는 그룹 3세 경영인인 이재용 회장이 지배주주로 건재하다. 이 회장은 개인 지분 1.63%(지난해 말 보통주 기준)와 계열사 삼성물산을 거친 간접 지분으로 지배력을 형성했다. 이 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 회장 일가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총 20.74%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달리 소액주주가 과반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소액주주 581만3977명이 지분 66.87%를 보유 중이다. 삼성전자가 주주 소통에 힘쓰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주총 생중계, 실적 발표 IR 전 투자자 질문 사전 취합 등은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주주 소통 활동이다.


삼성전자에도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기관투자자가 있다. 국민연금(7.53%)과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스(5.03%)다. 국민연금 지난해 정기 주총에 사내·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재용 회장은 이건희 선대회장과 달리 전문 경영인에게 삼성전자 경영을 맡기고 있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에서 미등기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건희 선대회장은 2008년까지 삼성전자 대표이사로 있으면서 전사 중장기 전략을 총괄했다.

이재용 회장이 2012년 부회장에 취임한 뒤 세 차례 삼성전자 경영진이 바뀌었다. 2013년 권오현 단독 대표에서 권오현(DS 부문 경영 전반 총괄)·윤부근(CE 부문 경영 전반 총괄)·신종균(IM부문 경영 전반 총괄) 3인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당시 전사 경영지원업무를 총괄하던 이상훈 CFO도 사내이사로 들어갔다.

5년 뒤인 2018년 세대교체가 있었다. 김기남(DS 부문 경영 전반 총괄)·김현석(CE 부문 경영 전반 총괄)·고동진(IM부문 경영 전반 총괄) 3인 각자 대표 체제로 바뀌었다. 이재용 회장은 2016년 10월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삼성전자 사내이사로 합류했다가 2019년 임기 만료 후 재선임 절차를 밟지 않았다. 2020년에는 당시 CFO였던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지난해 한종희(DX 부문 경영 전반 총괄)·경계현(DS 부문 경영 전반 총괄) 2인 대표 체제로 4년 만에 리더십을 재편했다. 박학규 CFO뿐만 아니라 노태문 MX(Mobile eXperience)사업부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도 사내이사진을 이루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사회를 중심으로 CEO 승계 정책을 수립한다. 매년 임원들을 대상으로 자격을 검증해 대표이사 후보군을 선정한다. 후보군으로 선정된 고위 임원은 SLP(Samsung business Leader Program) 최고경영자 양성 과정에 편성한다.

2021년에는 총 10명의 차세대 대표이사 후보군이 SLP 최고경영자 양성 과정에 입과했다. 애플은 경영진 승계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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