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Radar]국회, 농협 비상임조합장 연임 제한 조항 만든다신정훈·윤미향 의원 농협법 개정안 발의…여당 측 무관심에 통과 가능성은 '미지수'
김형석 기자공개 2023-03-22 08:15:57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1일 10: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무소불위 권력으로 불리던 지역 농협의 비상임 조합장의 연임을 제한하는 법안이 잇달아 발의되고 있다. 채용 비리와 일감 몰아주기와 특혜성 대출, 연간 30~40건씩 발생하는 횡령 사고 등 각종 폐해가 비상임 조합장의 무제한 연임 조항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따른 것이다. 다만, 해당 법안이 통과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여당 의원을 중심으로 관련 법안 통과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21일 국회와 상호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신정훈·윤미향 의원은 각각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농업협동조합법 일부개정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신 의원과 윤 의원이 발의한 법안의 핵심은 비상임 조합장의 연임을 상임조합장과 동일한 2차로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현재 농협법에 따르면 농협은 자본금이 2500억원 이상인 농·축협의 조합장은 ‘비상임’, 2500억원 미만은 ‘상임’으로 구분하고 있다. 상임조합장의 경우 3선 이상 연임이 제한됐지만, 비상임 조합장은 연임 제한이 없다.
농협이 이 같은 비상임조합장제도를 운영한 데에는 조합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기 위함이다. 대형 조합의 경영을 조합장이 아닌 전문 경영인에게 맡겨 조합장의 실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연임 제한 조항이 없다보니 비상임 조합장은 ‘장기집권’을 통해 상임조합장과 유사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현재 4선 이상 농협 조합장은 전국에서 110명에 이른다. 서울 관악농협의 박준식 조합장의 경우 지난 8일 전국 동시조합장선거에서 당선돼 11선에 성공해 2027년까지 무려 44년 재임을 보장받게 됐다. 충북 제천 봉양농협 조합장인 홍성주 당선인도 무투표로 10선에 성공했다.
이들 비상임 조합장들은 재임 기간에 채용 비리와 일감 몰아주기, 특혜성 대출, 횡령 사고 등 각종 폐해가 발생하지만 비상임조합장은 결재권자가 아니라서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일부 지역 농협에서는 비상임조합장이 임금 체불로 피소됐으나 재판에서 '업무집행 권한이 없는 명예직'이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져 2021년 무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이는 비상임조합장의 연임을 제한하고 있는 수협과도 대조된다. 수협의 비상임조합장은 1차례 연임만 허용한다. 상임조합장(2차례 연임 가능)보다 연임 횟수를 더 제한하고 있다.
다만, 비상임조합장의 연임을 제한하는 농협법이 국회를 통과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대다수 농촌 지역구인 여야 의원들이 표 확장력을 가진 조합장들 눈치를 보면서 법안 처리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부터 관련 법 개정안이 3건이나 발의됐지만 모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만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윤재갑의원은 지난해 10월 협의 비상임조합장, 이사, 감사의 연임 횟수를 2회로 제한하는 법안을 내놨지만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논의가 불발됐다.
상호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농협 비상임조합장의 연임을 제한하는 법안이 발의되고 있지만, 여당 측 의원들이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비상임조합장 연임 제한 법안은 당초 농협중앙회장 연임과 함께 동시에 추진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중앙회장 연임 법안 통과가 늦어지면서 비상임조합장 연임 제한 법안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파이낸스
-
- [꿈틀대는 토큰증권 시장]'업계 표준' 루센트블록, '두자릿수' 레코드 조준
- '사랑의열매' OCIO, NH증권 수성 여부 촉각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MG손보, 자본잠식 벗어났지만 결손금 두 배 늘었다
- [한국투자캐피탈]6년 만에 사내이사 신규 선임…사내이사 2인 체제로
- [이사회 분석]OSB저축, 장찬 신임 대표 이사회 '재정비'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갈 길 바쁜 농협은행…캄보디아 법인 '역성장'
- [이사회 모니터]BNP파리바-신한금융 합작경영 상징 '이사회 쿼터'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흥국생명, 'IFRS17' 도입에도 자본 우려 못 지웠다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상상인계열, 유동성 '최상위권'…관건은 건전성 관리
- [KB캐피탈 인수 10년]‘KB차차차’ 앞세워 국내 대표 중고차거래 금융사
김형석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R&D 강화' 대웅제약, 이관순 한미약품 부회장 영입
- [제약바이오 맨파워 분석]대웅, 경쟁사 대비 낮은 임금…불평 낮출 빠른승진·스톡옵션
- 영진약품, 2년만에 흑자…수출보단 내수 기여 컸다
- [제약바이오 맨파워 분석]연구원에서 CTO로, 신약 자신감 기반 박승국 부회장
- 삼일제약, 신주발행 자금조달…줄어드는 오너 지분
- [제약바이오 맨파워 분석]대웅, CEO 이력 보면 전략 보인다 '박성수·이창재' 활용법
- EDGC, CB 발행 취소…크링테크 납입 거부
- [피플人 제약바이오]에스티팜, 올리고 강자? 'mRNA·생산력' 보여줄것 많다
- 삼천당제약, 옵투스·아일리아 업고 매출 2000억 정조준
- [Company Watch]코오롱제약, '매출·신성장' 두토끼…인력변동 쏠린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