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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사 엔데믹 적응기]'상장 지연' 롯데글로벌로지스, 재무개선 본격 시동⑤합병·회계기준변경·대규모 투자로 부채비율 300% 상회… 투자 마무리 뒤 수익성 개선세

강용규 기자공개 2023-03-30 09:18:30

[편집자주]

택배사들에게 엔데믹은 위기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해제로 대면 거래가 증가함에 따라 택배 물동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세계 각국이 코로나19로 세워졌던 물류의 국경 장벽을 허물고 있는 만큼 엔데믹은 글로벌 차원의 기회이기도 하다. 더벨은 위기와 기회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택배사들의 중단기 경영전략과 재무현황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7일 16: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국내 택배 빅3(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중 유일한 비상장사다. 사모펀드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지분율 21.87%의 2대주주에 올라 있어 엑시트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상장 추진의 가능성이 있다. 다만 상장 예상 시점은 연거푸 미뤄지고 있다.

상장과 관련해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가장 큰 요인은 재무구조로 분석된다.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부채비율이 300%를 웃도는 수준까지 높아졌다. 그러나 큰 투자가 지난해 대부분 마무리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부터는 재무구조 개선에 본격적으로 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글로벌로지스에 따르면 최근 유한회사 LLH(메디치 측 투자조합)의 주식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기간이 기존 2023년 4월13일로부터 1개월간에서 2024년 4월13일로부터 1개월간으로 1년 미뤄졌다. 계약에 포함돼 있던 롯데그룹 계열사(롯데지주 및 호텔롯데)의 풋옵션 연기 요청시 연기 시한도 기존 1년 또는 2년에서 2025년 1월13로부터 1개월로 고정됐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21년에도 이와 비슷한 계약 변경을 실시한 사례가 있다. 당시 2021년 4월13일로부터 1개월이었던 메디치의 풋옵션 행사기간이 2023년 4월13일로부터 1개월로 2년 미뤄졌다.

메디치는 2017년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유상증자에 1500억원 규모로 참여해 주요 주주가 됐다. 메디치가 보유한 풋옵션은 이 때의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풋옵션의 행사 시기가 미뤄지고 있다는 점은 메디치 측에서 시간의 문제일 뿐 여전히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상장을 앞두고 롯데 계열사에 지분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동시에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상장에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19년 3월 그룹의 다른 물류계열사 롯데로지스틱스와 합병을 통해 그룹 내 단일 물류계열사가 됐다. 다만 합병 발표 전년도인 2017년 말 기준으로 피합병법인 롯데로지스틱스는 부채비율이 211.6%로 130%대의 롯데글로벌로지스 대비 재무구조가 열위했다. 존속법인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롯데로지스틱스의 재무부담을 떠안았다.

동시에 2019년 새로운 리스회계기준 'K-IFRS1116'이 시행됐다. 이전까지 기업들은 재무제표에 금융리스 관련 자산과 부채만 기록하면 됐으나 2019년부터는 운용리스 관련 자산과 부채도 명시하게 됐다. 물류업은 리스로 이용하는 시설이나 장비가 많은 산업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단 1년만에 부채비율이 132.2%에서 282.2%로 149.9%p 높아졌다.

게다가 2019년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중부권 메가허브터미널(3000억원) △영남권 물류통합센터(890억원) △여주 의류물류통합센터(1600억원) 등 대규모 설비투자에도 시동을 걸었다. 이에 부채 부담이 갈수록 커지며 2022년 3분기 말 부채비율은 342.2%까지 치솟았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업계에서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큰 투자들이 대부분 마무리됐다는 점에서 재무구조 역시 2023년부터 점진적으로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본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22년 상반기 충북 진천의 중부권 메가허브터미널을 완공했다. 이보다 앞서 2021년 말에는 영남권 물류통합센터도 가동을 시작했다. 이제 남아있는 굵직한 투자는 여주 의류통합센터 정도다.

2020년 이전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주요 물류센터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역 물류와 관련한 비용 부담을 안았다. 그러나 국토의 중심인 진천에 초대형 터미널을 세우고 국내 최대 수출항 부산이 위치한 영남 권역에 통합 물류센터를 갖추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2022년 1~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 1.8%는 2015년의 2.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021년 904억원에 그쳤던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2022년에는 3개 분기만에 1562억원을 기록했다. 남은 과제는 확대된 현금창출능력을 기반으로 부채 부담을 줄여가는 것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상장은 이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뒤에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 측에서 투자금 회수의 기대를 버리지 않는다면 기한은 롯데그룹 측의 시한 연장 요청 여부에 따라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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