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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점프 2023]코로나 위기 속 흑자전환 SG세계물산, "불황도 걱정없다"①사옥 매각·혁신 인사로 혁신 물꼬…"반응 생산과 내수집중 전략으로 성장 지속"

서하나 기자공개 2023-03-30 08:17:17

[편집자주]

새해는 중소·중견기업에 생존의 시험대다. 한정된 자원을 활용해 시장 경쟁을 이겨내고 새로운 먹거리도 발굴해야 한다. 사업 계획이 성과의 절반이라는 말도 나온다. 연초 사업 계획 구상에 전사적 역량을 쏟는 이유다. 새로운 도약대를 찾아 퀀텀점프를 꿈꾸는 기업들의 치열한 고민과 열정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듣고 미래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8일 13: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G세계물산이 코로나19 기간 패션업계 전반적인 부진 속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체질 개선을 통해 앞으로도 흑자 기조를 유지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채운 점은 더 큰 수확이다. 안정적인 운영 시스템과 신규 브랜드 출시, 부가가치 높은 내수 부문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올해도 성장을 지속해나간다.

몇 년간 이어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의류 업계엔 핵폭탄이 떨어졌다. 비대면이 일상이 되면서 재고가 산더미처럼 쌓였다. 현금이 적고 재고가 많은 순으로 부도 절벽에 몰렸다. 남성정장 바쏘(BASSO), 바쏘옴므(BASSO homme), 여성복 에이비에프지(ab.f.z) 등 패션사업을 하는 SG세계물산도 예외는 아니었다. 코로나 위기로 사업이 방향성을 잃고 갈지자 행보를 했다.

SG세계물산이 하나 달랐던 점은 발 빠르게 개혁에 착수해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613억원, 영업이익 72억원을 거뒀다. 직전연도 2021년보다 매출(1357억원)은 약 19% 늘었고 47억원 규모였던 영업손실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G세계물산은 우선 가산동 사옥을 1085억원에 매각해 현금을 확보했다. 남성복 사업부는 새로운 후임 인사 손에 맡겨졌다. 기획과 영업에 두루 밝은 차장급 인사를 부장으로 임명하는 파격 인사로 혁신의 물꼬를 텄다. 신임 본부장은 디자인실을 통합하고 영업팀 재구성하는 등 효율성 위주로 조직을 재구성했다. 여성복 사업부는 부사장이 직접 챙겼다.

화두는 '이익을 내는 매출'이었고 핵심은 '재고'였다. 적중률 실패로 재고가 늘어나는 사실에 주목해 통상 6~9개월 전 디자인을 마치고 생산에 돌입하는 선기획 비중을 70%에서 10%대까지 대폭 줄였다. 나머지 90%를 반응 생산 방식으로 대응했다. 비효율 매장도 대거 정리하고 대형 매장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다.

2년에 걸친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바쏘와 바쏘옴므, ab.f.z 등 세 브랜드가 모두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판매율이 역대 최고 수준인 70% 안팎까지 치솟은 덕분이었다.

수출 부문도 수술대에 올렸다. 수출 부문은 코로나로 인한 충격이 훨씬 컸다. 미주 바이어인 JCP가 일종의 법정관리인 챕터11에 들어가는 등 바이어를 잃거나 주문량이 반토막이 났다. 매출이 코로나 이전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SG세계물산은 과감히 수출 대신 내수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내수 사업의 경우 수출 사업보다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고 내부적으로도 안정적인 운영 시스템을 갖추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SG세계물산은 미주 바이어의 공백을 내수 바이어로 채웠다. 최근 몇 년 새 베트남의 본공장은 오더 부족으로 곤경에 처했는데, 지난해부터 일부 라인을 내수 전용 소규모 라인으로 바꾸고 자체적으로 오더를 메꿨다.

SG세계물산은 올해 내수 확대 전략을 지속한다. 지난해부터 베트남 하노이 공장 일부 라인을 내수 전용 소규모 라인으로 바꿔 내수 오더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오더 부족으로 곤경에 처했던 본공장의 가동률을 올리면서 당초 외주공장을 사용했던 내수 오더를 자체적으로 생산해 원가율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수출 부문에서도 두 자릿수의 흑자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그동안 외형보다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면 앞으론 내실을 바탕으로 외형을 늘린다. 영업 인력을 보강해 대형 매장을 개설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판매율만 유지된다면, 늘어난 매장 숫자만큼 외형도 늘고 이익도 늘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큰 수확은 앞으로도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끼게 됐단 점이다. SG세계물산은 내년에 창립 60주년을 맞는다. 1964년 대우그룹에서 태동해 7·80년대 의류 수출로 산업훈장도 여러 번 탔다. 90년 후반 외환위기 대우사태 여파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가 SK그룹을 거쳐 2005년에 지금의 SG그룹 품에 안겼다.

당시 SG세계물산은 법정관리를 거치고 주인이 바뀌면서 다소 느슨한 상태를 거쳤다. 인수 직후 캐주얼 브랜드 '옴파로스'를 매각하고, 일부 해외 지사를 정리하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다. 20년간 적자였던 남성복 바쏘는 인지도를 고려해 살려뒀다. 대신 영업 출신이 본부장을 맡는 게 당연하던 시절, 기획 출신 인사에 지휘봉을 맡겼다. 바쏘는 그로부터 1년 6개월 만에 첫 흑자를 기록했고 이후 10년간 흑자를 냈다.

두 번의 큰 위기를 이겨낸 SG세계물산은 이제 불황이 닥쳐도 "걱정 없다"고 말한다. 의류 사업의 관건인 재고 문제를 '반응생산' 시스템을 통해 일정 부문 통제할 수 있게 된 덕분이다.

앞으로는 내수 부문 확대를 통해 내일을 준비한다. 신규 브랜드도 준비하고 있다. 이탈리아 '하이엔드(High-end, 최고급)'와 '매스티지(Mass+prestige, 가성비를 겸비한 고가 브랜드)' 위주로, 국내에서는 '컨템포러리(현재 가장 각광받는 패션 브랜드)'한 온라인 브랜드를 두세 개 낙점해 인수와 협업을 동시에 검토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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