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수주 확대 현대삼호중공업, 1100억 시설투자 나선다 안벽 확장 결정, LNG 화물창 병목현상 해소 기대

강용규 기자공개 2023-03-30 09:26:51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8일 14: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안벽 확장 투자에 나선다. 안벽은 선체 용접이 완료된 선박을 정박시켜 의장 작업(선박 내부공사 등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는 공간이다. 친환경 선박 건조능력 향상을 위한 투자라는 설명이다.

국내 조선사들에게 의장 작업은 특히 LNG운반선의 병목 공정이다. 병목 현상의 주요 원인은 LNG화물창 검수작업이라는 점에서 국내 조선업계의 화물창 독립 필요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8일 현대삼호중공업은 2024년 6월30일까지 제2돌핀 의장안벽의 확장에 1102억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공시했다. 투자목적은 친환경 선박 대응 및 안벽 부족으로 인한 영업상의 제약 해소다.

현대삼호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투자로 기존 2.8km 길이의 안벽을 766m 확장하기로 했다"며 "확장이 끝나면 선박 4척의 추가 접안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의 수주잔고 추이를 살펴보면 2021년을 기점으로 잔고가 크게 늘어난 점을 알 수 있다. 급증한 일감의 인도일정을 맞추기 위해 건조능력 확대 필요성이 높아진 셈이다.

조선업계에서는 도크 관련 투자가 아닌 안벽 투자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안벽은 국내 조선사들에게는 특히 LNG운반선의 건조능력을 좌우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다.

현대삼호중공업의 LNG운반선 건조능력은 연간 10척 안팎이다. 2월 말 기준 LNG운반선 수주잔고는 44척이며 인도기한은 2026년 인도분까지 분포돼 있는 만큼 현재 수주한 일감을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자료=한국조선해양 IR 프레젠테이션)

게다가 올해 안에 카타르와 모잠비크 등에서 프로젝트 단위의 LNG운반선 물량이 쏟아져나올 예정이다. 이에 선제적으로 안벽을 넓혀 LNG운반선 건조의 병목 현상을 완화하겠다는 것이 이번 투자의 뼈대인 셈이다.

다만 조선업계에서는 현대삼호중공업의 이번 안벽 투자가 LNG운반선 화물창의 내재화를 향한 국내 조선사들의 노력이 아직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LNG운반선의 의장이 건조의 병목 공정인 최대 이유가 바로 LNG화물창의 검수 작업이라는 점에서다.

국내 조선사들은 철판 자르기(스틸 컷팅) 이후 컨테이너선이나 탱커(액체화물운반선) 1척을 건조하는 데 9개월이 걸린다. 반면 동급의 LNG운반선은 1척 건조에 1년6개월 이상을 소요한다. 이는 LNG운반선 화물창의 검수에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천연가스를 액화천연가스(LNG)의 상태로 운반하기 위해서는 화물창의 온도를 영하 162도 아래로 유지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 기술은 프랑스의 선박기자재회사 가즈트랑스포르 에 떼끄니가즈(GTT)가 개발했다.

현존하는 LNG운반선들은 모두 GTT의 기술이 적용된 화물창을 탑재하고 있으며 GTT 측에서 화물창을 직접 검수한다. 즉 LNG운반선의 건조에 유독 긴 시간이 걸리는 것은 GTT의 기술 독점에 따른 폐해라고 볼 수 있다.

국내 조선사들은 이러한 독점 폐해를 해소하기 위해 LNG화물창의 내재화 시도를 지속해 왔다. HD현대그룹의 경우에는 현대중공업이 2019년 자체 LNG화물창 '하이멕스(Hi-MEX)'를 개발해 글로벌 선급협회의 설계 승인까지 받았다.

그러나 아직 하이멕스를 실제 선박에 적용한 사례는 없다. 1척 건조가격이 2억5000만달러(3243억원가량)에 이르는 고가 제품인 선박을 두고 신기술 적용의 모험을 하려는 선주사가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삼호중공업의 안벽 확장 투자는 결국 LNG운반선 건조의 핵심기술이 해외 업체에 종속돼 있기 때문에 진행하는 불가피한 투자"라며 "국산 화물창의 실선 적용 트랙레코드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도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