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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 CEO]식품안전 '1호' 상장 세니젠, 해외 진출 노린다박정웅 대표 "미생물 전문성 바탕 창업 결심…동남아·미국 시장, '투트랙' 공략"

이정완 기자공개 2023-05-23 07:55:18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6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니젠은 식품안전 '1호' 기업으로 상장을 추진 중이다. 식품안전 산업은 미국·유럽과 달리 국내에선 아직 생소하지만 최근 들어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기업 식품연구원 출신인 박정웅 대표이사는 2000년대 중반 이같은 가능성에 주목해 세니젠을 창업했다. 세니젠은 20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확보한 유전체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이 원하는 균을 맞춤형으로 찾아낼 수 있는 플랫폼을 갖췄다.

상장 과정이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2020년 기술성 평가를 신청해 첫 번째 도전에 나섰지만 당시 평가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사업 전략 고도화는 물론 새롭게 개발한 기술을 기반으로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이다.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세니젠 본사에서 박 대표를 만나 기업공개(IPO) 준비 과정과 향후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유전자 마커 바탕 '맞춤형' 진단 강점

세니젠은 국내에선 찾아보기 힘든 식품안전 전문 기업이다. 식품안전 분야에서 진단부터 살균까지 한 번에 제공하는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를 지향한다.

박정웅 대표이사(사진)는 미생물에 대한 전문성을 발판 삼아 세니젠을 세우기로 결심했다. 서울대 식품생명공학과 졸업 후 동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은 박 대표는 창업 전 CJ제일제당에서 10여년 간 식품연구원으로 일했다. 고추장이나 김치 같은 발효식품을 개발하던 그는 회사 내 식품안전센터로 파견을 가면서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된다.

박 대표는 "식품안전센터 설립 초기부터 일하며 식품안전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며 "안전에 대한 시대적 관심이 커지면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고 시장 내에 강력한 경쟁자도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회사 설립 후에는 유전자 분야에서 쌓은 연구 역량을 특화하는 데 집중했다. 현재 100명 가량의 직원 중 R&D(연구·개발) 인력 비중이 40%에 달한다. 사내에 진단연구소, 분석연구소, 살균연구소 등 총 3개의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세니젠은 2만5000개가 넘는 유전자 정보와 1만5000개 가량의 균주 뱅크를 기반으로 5000개가 넘는 유전자 마커를 확보하고 있다. 유전자 마커 플랫폼을 통해 위험이 되는 균을 유전자증폭(PCR) 방식 등을 활용해 찾아낸다. 2019년 '제네릭스(Genelix)'라는 브랜드로 PCR 제품을 출시했다. PCR 방식은 전통 방식인 배지법과 비교하면 검사 정확성이 높고 결과가 나오는 속도도 빠르다.

박 대표는 "균이 가지고 있는 고유 유전자 정보를 찾아내는 방식으로 검사를 하다 보니 고객이 확인하고자 균을 맞춤형으로 조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대기업 식품연구소나 정부 기관 등이 주요 고객이다.

세니젠은 최근 차세대 유전자 분석 기술(NGS) 기반 '제넥스트(GeNext)' 개발과 상품화를 마쳤다. 박 대표는 "PCR은 하나의 샘플에서 4개의 균을 동시에 진단할 수 있지만 NGS는 최대 384개 샘플에서 16종의 균을 찾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 손잡고 NGS 사업 확대

식품안전 산업에서 다수의 특허를 보유한 세니젠이지만 2020년 첫 상장 도전 때는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 박 대표는 "당시 경험 덕에 사업 전략을 더욱 체계적으로 세울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 무렵 CJ제일제당에서 박 대표와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는 최진호 연구소장(CTO)을 영입해 기술 개발 역량을 강화했다. 최 CTO는 두 번째 도전에 나선 기술성 평가 작업을 주도했다. 세니젠은 올해 초 전문 평가기관 2곳으로부터 모두 A등급 이상의 평가를 받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첫 관문을 통과한 셈이다.

세니젠은 지난달 주관사인 KB증권의 KB제23호스팩과 합병하는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예정대로라면 오는 9월 말 합병을 마친 뒤 10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IPO로 마련한 자금은 해외 사업 확대에 쓰일 예정이다. 박 대표는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어서면 식품안전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 시작한다"며 "이미 소득 수준이 높은 일본, 싱가포르와는 PCR 기기를 비롯 진단에 쓰이는 제품에 대해 공급 계약을 진행 중이고 다른 동남아 국가와도 제품 공급을 논의 중"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유럽 시장은 최신 기술로 공략한다. 세니젠은 NGS 장비를 생산하는 세계적 의료기기 회사에 NGS 패널과 결과를 해석하는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기로 했다. 박 대표는 "선진시장에서 NGS 진단을 키우기 위해 해외 거점을 확대하는데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니젠 DNA 시료 준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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