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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미술품 신탁, VIP 투자 대안 자리잡을까 작년말부터 준비…최영우 작가전에서 2억원 판매

이돈섭 기자공개 2023-05-23 08:23:02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8일 13:46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은행이 최근 국내 금융업권 최초로 선보인 미술품 신탁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하나은행이 서울 을지로 도심에 구축한 개방형 수장고 등 각종 인프라를 활용해 미술품을 선보이고 이를 고객에게 신탁 형태로 소개하면서 미술시장 거래 투명성 제고에 일조했다는 평가가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하나 미술품(Art) 신탁'을 출시했다. 국내 금융업계에서 미술품에 투자하는 집합투자증권은 과거에도 존재했지만, 미술품을 신탁받아 처분까지 이행하는 상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말부터 상품 출시 준비 작업을 밟아왔다는 설명이다.

해당 신탁 구조를 보면 은행이 화랑과 기획사 등과 미술품에 대해 신탁 계약을 체결하고, VIP 커뮤니티 등을 통해 작품을 홍보하며 아트뱅크 서비스를 통해 매매 과정을 지원한다. 미술품 매매 과정에서 에스크로 기능으로 대금 지급·수령 서비스와 미술품 전용 수장고 보관 서비스도 제공한다.

수탁 과정에서 심사 절차 등을 밟아야 하기 때문에 일반 리테일 상품과 달리 특정 이벤트가 있을 때 판매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하나은행은 올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달항아리'로 유명한 최영우 작가 특별 기획전을 개최했는데, 여기에서 해당 신탁을 통해 2억2000만여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이 특별 기획전에서는 최 작가가 20여 년간 그려온 '카르마' 연작 27점이 소개됐다. 최 작가 작품은 외국 컬렉터 수요 상승으로 아트테크 상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각 작품은 한 점당 수천만원을 호가했는데, 현장 매입 요청이 이어지면서 성황리에 행사를 마무리했다는 전언이다.
최영욱, Karma20152-61, 165Ⅹ150cm, 2015년.
[이미지=하나원큐 홈페이지]
국내 미술품 유통 시장에는 특별한 규제가 없다. 화랑과 경매 등을 통해 미술품이 유통되곤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사적 네트워크 망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미술품 시장 투명성 제고를 위해 규제 틀을 마련하자는 논의가 이뤄지곤 있지만 현재까지 법 제정 등으로 이어지진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히 기존 작품을 매매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선호 작가에 특정 가격대 작품 제작을 의뢰하는 등 취득 방식도 다변화하고 있다. 금융업계는 자산관리 사업 영역의 비재무적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미술품 뿐 아니라 와인과 위스키, 골프 리조트 회원권 등 상품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비재무적 요소는 결국 상상의 영역인데, 트랜드를 앞서가진 못하더라도 트랜드를 바싹 좇아가면서 서비스를 마련하는 것이 고객 확보 차원에서 중요하다"며 "미술품 투자 장점은 이미 시장에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차원의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술품의 경우 2030세대를 중심으로 조각투자 등이 인기를 얻으면서 각광받았지만, 여전히 하나의 작품을 매입하고 매도하는 데는 인프라와 네트워크 등 다양한 허들이 있기 마련"이라며 "시중은행의 신탁 출시가 시장 투명성 제고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은행은 지난해까지 금전신탁 형태의 미술품 신탁을 준비해왔다. 고객 자산을 펀딩해 미술품에 투자하는 콘셉트였다. 하지만 해당 신탁 출시가 임박해 금융당국이 이른바 '조각투자' 상품에 대해 증권성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이 상품의 규제 대상 포함 여부가 화두로 떠올랐다.

하나은행은 당국에 가이드라인 규제 포함 여부를 문의했지만 이렇다 할 답이 나오진 않은 상태다. 대안으로 미술품 신탁을 고안, 이번에 새 상품을 선보였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미술시장 플레이어들과 협업 방식을 모색하면서 고객 자산관리에 다양한 도움을 제공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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