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글로벌 IR 리뷰]김태오 DGB회장, '자사주 매입' 선물 들고 미국행⑥대규모 충당금 적립에 놀란 주주 달래기…3년 중기 계획 피드백 수집
최필우 기자공개 2023-05-30 08:12:00
[편집자주]
글로벌 영토 확장을 위해 금융지주 CEO들이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 종식을 계기로 투자자와 시장 관계자들과 접촉면을 넓히는 모습이다. 완숙기에 접어든 국내 시장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또 지속 성장의 밑거름 역할을 해줄 투자 유치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를 위해 CEO들은 글로벌 각지에서 IR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더벨은 금융지주 CEO들의 글로벌 IR 행보와 IR에 담긴 콘텐츠 등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2일 16: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태오 DGB금융 회장(사진)이 올해 지방금융 해외 기업설명회(IR)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해 부진했던 실적에 대해 추가적으로 설명하고 주주 소통을 강화하려는 행보다. 김 회장은 외국인 주주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자사주 매입과 올해 1분기 실적 반등이라는 선물 보따리도 준비했다.그룹 중기 경영 계획 수립에 외국인 주주 의견을 참고하려는 목적도 있다. DGB금융은 3년 단위로 중기 계획을 세운다. 올해가 기존 중기 계획의 마지막 해로 내년에 시작할 새로운 경영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번 IR 출장 기간 동안 경영 계획과 관련된 외국인 주주들의 피드백을 수집하기로 했다.
◇일시적 실적 충격, 김태오 회장 '대면 소통' 결단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은 오는 26일까지 미국에서 IR을 진행한다. 뉴욕, 보스턴, 로스엔젤레스 등 3곳에서 기관투자가들을 만나 경영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김 회장은 취임 이듬해인 2019년 첫 해외 IR로 홍콩과 싱가포르를 방문했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해외 출장에 나서지 않았고 지난해 8월 미국 뉴욕, 샌프란시스코를 찾으며 글로벌 IR을 재개했다. 약 9개월 만에 해외 출장에 나서는 셈이다.
특별 충당금 이슈가 이번 IR 시점을 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DGB금융은 지난해 말 총 1308억원 규모의 특별 충당금을 적립했다. 하이투자증권, DGB캐피탈 등 자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충당금 적립 기준을 강화한 영향이다.
충당금 대규모 적립으로 실적에도 충격이 있었다. 지난해 순이익은 4062억원으로 전년도 5031억원에 비해 969억원(13.1%) 감소했다. 1308억원 규모의 특별 충당이 순이익 감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관련 내용으로 외국인 투자자들과 소통을 늘릴 필요가 있었다.
DGB금융은 올해 1분기 무난한 실적을 거두며 충격에서 벗어났다. 1분기 순이익은 IFRS 17 기준으로 1680억원을 기록했다. IFRS 4가 적용됐던 지난해 1분기에 비해 58억원 증가했다. 최근 금리 인상 국면이 마무리되고 내실 경영이 중시되는 시기에 선방했다는 평가다. 김 회장은 1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지난해 충당금 적립 필요성과 올해 실적 반등 가능성을 IR에서 강조할 예정이다.
◇중장기 주주환원 계획 초미의 관심
DGB금융이 지난 2월 2022년 연간 실적을 발표할 때 충당금 적립과 함께 공개했던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IR에서 주주환원 계획을 공개한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문의가 빗발쳤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 회장은 주요 기관투자가를 위한 대면 설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은 보통주자본(CET1)비율 12~13%를 적정 자본구간으로 분류하는 게 골자다. 이 구간에선 총주주환원율을 30~40%로 유지하기로 했다. 13%를 넘어서면 총주주환원율을 40% 이상으로 높인다. DGB금융이 주주환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IR을 앞두고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마무리했다. 아직 자사주 소각은 이뤄지지 않았으나 강한 주주환원 의지를 표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번 IR에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의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설명하려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경영 계획이 필요하다. DGB금융은 최근 2024~2026년에 적용될 중기 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중기 계획에 주주환원은 물론 신성장동력에 대한 구상도 담길 것으로 전해진다. 김 회장은 이번 IR에서 만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요구를 경청하고 최대한 경영 계획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미국 금융권에 이슈가 많았기 때문에 투자자 소통으로 현지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려는 목적도 있다"며 "중기 계획에 반영할 만한 내용들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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