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우량기업 리뷰]케이프, 콘텐츠사 투자에도 "당분간 외도 없다"③2016년 케이프투자증권 인수로 금융업 영토 확장…주력 사업 '집중' 방침
서하나 기자공개 2023-05-30 07:26:36
[편집자주]
매년 5월이면 코스닥 상장사들의 소속부 변경 공시가 쏟아진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를 우량기업부, 벤처기업부, 중견기업부, 기술성장기업부로 분류하고 있다. 1632개 코스닥 상장사 중 473개사(28.9%)가 우량기업부에 이름을 올렸다. 86개사가 신규로 우량기업부로 승격했다. 기업규모, 재무요건 등을 충족한 기업만 우량기업부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심사 기준 외에 우량기업부에 소속된 개별 기업들의 면면은 드러나지 않는다. 더벨은 새롭게 우량기업부 타이틀을 거머쥔 기업들의 사업, 재무, 지배구조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3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케이프는 1983년 현대중공업 부품판매 대리점 사업을 하던 케이프기공이 모태다. 주력 사업은 실린더 라이너 제조지만 2016년 케이프투자증권을 인수해 주요 자회사로 두며 금융투자업에 진출하는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케이프는 이후 콘텐츠 관련 기업에 투자하고 신규 사업 목적을 추가했다. 다만 이에 대해선 본격적인 신사업 진출보다는 유망한 사업에 투자하려는 목적이 크다며 선을 긋는 모습이다. 당분간 조선업 전망이 좋으니 주력 사업에 매진하겠단 방침이다.
23일 케이프는 실린더 라이너 등 조선기자재 제조와 금융투자업 외에 향후 추진하려는 신규 사업은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콘텐츠 제작 비즈니스 확장안을 결의한 것을 두고 신사업 진출 가능성을 점쳤으나 케이프가 공식적으로 이를 부인한 셈이다.
케이프는 경남 양산에 생산 거점을 둔 선박 실린더 라이너 전문 제조사로 1983년 설립됐다. 글로벌 조선사를 주요 고객사로 확보, 국내 실린더 라이너 시장에서 공고한 입지를 다졌다. 이후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에 맞춰 친환경 엔진, 선박 사후관리(A/S) 사업의 비중을 점차 높여갔다. 2016년 케이프투자증권 인수로 위탁 매매, 자산 관리, 투자은행(IB), 트레이딩(Trading) 등 금융사업에 신규 진출했다.
케이프는 올해 3월 정기 주총에서 신규 사업 목적을 추가하는 내용의 정관 일부 개정안을 결의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신사업 진출을 위한 포석이라고 풀이했다. 케이프가 앞서 소셜인어스, 미디어앤아트 등 콘텐츠 기업에 투자하고 과거에도 이종 업계로 '외도'했던 경험이 있다 보니 이는 꽤나 자연스런 해석이었다.
케이프는 구체적으로 '국내외 연예인 및 스포츠 선수 기타 공인 매니지먼트업',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각종 영상 제작물, 음반, 캐릭터, 게임물 등의 기획, 제작, 판매, 유통사업' 등을 신규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반면 '약용작물 배양, 재배, 유통, 판매업', '유기농식품, 건강기능식품 제조 및 판매업' 등 식품 관련 내용은 삭제했다.
정작 케이프는 정기 주총의 행보와 달리 당분간 본업인 실린더 라이너 제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 목적 추가가 본격적인 사업 진출을 위한 목적이라기 보다 먼 미래에 가능성을 열어두는 쪽에 가깝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케이프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증권사를 산하에 두다 보니 다양한 유망한 산업으로 투자 기회가 많이 보여 기회를 열어뒀을 뿐 호황기에 접어든 조선업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당장 신규 산업에 나서지는 않겠지만 향후 괜찮은 연관 사업이 있으면 마다하지 않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실제로 조선업 전망은 긍정적이다. IMO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노후 선박 교체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IMO는 2023년부터 이미 운항 중인 선박에도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적용할 계획인데, 선주사 입장에선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노후 선박을 최신 친환경선박으로 교체할 수밖에 없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30년까지 선령 25년 이상에 해당하는 LNG선 노후 선박은 118척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발주 후 인도 소요 기간을 고려해도 2027년까지 연평균 13척 규모의 교체가 필요하다. 유조선 역시 선령 15년 이상 노후 선박 비중이 전체의 27%에 이르러 교체가 임박한 상황이다.
증권업계에서도 조선업이 회복기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2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각각 800억원대, 3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측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케이프는 실린더 라이너 개발에 30년 이상 집중해 왔다. 실린더 라이너는 피스톤의 왕복에 의해 마모돼 5~7년 주기로 교환이 필요한데 2010년부터 교체용 실린더 라이너 사업에 뛰어들어 매출을 키웠다. 소재 생산부터 가공, 검사, 포장까지 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일괄 생산 체제도 완성했다.
케이프는 올해 1분기 말 실린더 라이너 매출 기준으로 △현대중공업그룹(26.2%) △HSD엔진(22.8%) △MAN(23.3%) △WARTSILA(3.2%) △귀우물산(11.7%) △STX중공업(5.2%) △기타(7.6%)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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