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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은 지금]빈대인 회장, '탕평 인사'로 4.0 시대 열었다①계열사 CEO 전례 없는 '출신 안배', 지주 임원 절반으로 '슬림화'

최필우 기자공개 2023-05-30 08:17:56

[편집자주]

빈대인 회장 취임으로 BNK금융 4.0 시대가 열렸다. 4대 회장인 빈 회장 앞에는 여러 과제가 놓여 있다. 그룹 숙원인 구성원 화합을 이루고성장 불씨를 되살려야 한다. 부산·경남은행 양행 체제 재정비와 비은행 포트폴리오 보강도 필요하다. 인사와 조직 개편을 통해 첫 단추는 잘 끼웠다는 평이다. 더벨은 빈 회장의 임기 초반 행보와 비전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4일 14: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빈대인 BNK금융 회장(사진)은 올해 1월 4대 회장으로 선임된 뒤 잠행에 들어갔다. 전임 회장의 중도 사퇴로 어수선한 분위기 탓에 빠른 쇄신이 점쳐 졌으나 그는 장고를 택했다. 빈 회장의 최대 과제라 할 수 있는 계파 해소와 구성원 화합의 첫 단추가 인사인 만큼 오랜 시간이 걸려도 제대로 준비할 필요가 있었다.

선임 2달 만인 3월 말이 돼서야 인사와 조직 개편이 이뤄졌고 다시 2달이 흘렀다. BNK금융은 컨트롤타워 기능을 복원하면서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다. 특정 대학 출신들이 득세하지 않는 인사를 통해 조직 문화 혁신 의지를 구성원들에게 전달했다. 지주 조직을 슬림화해 계열사에 책임과 권한을 분배한 결정도 호평을 받고 있다.

◇특정 대학 '독주' 없다, 첫 인사에서 드러낸 의지

빈 회장의 첫 계열사 CEO 인사 키워드는 '탕평'이다. 주요 계열사 신임 대표 면면을 보면 동아대학교(방성빈 부산은행장,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 부산상업고등학교(강상길 BNK신용정보 대표), 부산대학교(예경탁 경남은행장) 출신이 고루 기용됐다. 기존 CEO까지 포함하면 동아대 2명, 부산상고 2명, 부산대 3명으로 특정 대학에 치우치지 않았다.

역대 회장들의 취임 후 첫 인사와 사뭇 다른 기조다. 1~3대 회장 대에서는 CEO의 출신 대학 동문들이 핵심 보직을 받는 성향이 강했다. 초대 이장호 전 BS금융(현 BNK금융) 회장은 모교 부산상고 후배들을 중용했다. 이상춘 전 BNK캐피탈 대표, 이정수 전 BS저축은행(현 BNK저축은행) 대표, 오남원 전 BS정보시스템(현 BNK시스템) 대표가 부산상고 출신이다.

2대 성세환 전 회장 취임 뒤에는 동아대 전성시대가 열렸다. 성 전 회장은 지주사 전환을 이끈 이 전 회장의 뜻을 이어 받아 지주 권한을 점차 키웠다. 지주에 동아대 동문인 박재경 전 사장, 박영봉 전 부사장을 배치하고 권한을 일임했다.

김지완 전 회장 대에는 부산대가 신흥 학벌로 떠올랐다. 외부 출신인 김 전 회장 취임으로 계파 종식이 기대됐으나 되려 모교 출신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조광식 전 BNK투자증권 대표, 이윤한 전 BNK자산운용 대표가 부산대 출신이다. 마찬가지로 김 전 회장의 모교인 부산상고도 부흥기를 맞았다. 부산상고 출신 CEO로는 이두호 전 BNK캐피탈 대표, 성명환 전 BNK저축은행 대표, 박양기 전 BNK시스템 대표가 있었다.

빈 회장이 학벌주의 굴레를 끊을 수 있었던 건 그가 학맥에 의존하지 않고 행장, 회장에 잇따라 취임한 입지전적 인물이기 때문이다. 부산은행장 시절 함께 근무하며 능력을 검증한 임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는 평이다.

전임자가 임명한 CEO들의 유임을 결정한 데선 화합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명형국 BNK저축은행 대표, 김상윤 BNK벤처투자 대표, 김영문 BNK시스템 대표가 전임 회장 대에서 임명됐다. 김병영 BNK투자증권 대표는 임기가 만료됐으나 1년 연장에 성공했다.


◇지주 조직 '다이어트', 효율적 의사결정 강조

지주가 작고 효율적인 조직으로 변모한 것도 빈 회장 체제의 특징이다. 지주 임원을 대부분 교체한 것은 물론 숫자를 7명으로 줄였다. 김 전 회장 취임 후 첫 인사 때 지주 임원으로 13명이 기용된 것과 비교하면 절반 가량 줄어든 셈이다.

이는 역대 회장들과 차이가 있는 지주 운영 방식이다. 이 전 회장과 성 전 회장 시절엔 지주사 출범 초기로 사실상 부산은행이 그룹 중추 역할을 수행했다. 이 전 회장은 지주 전환 후 임원으로 당시 부사장이었던 성 전 회장 1명 만을 뒀다. 성 전 회장은 지주 임원을 4명 기용했다.

김 전 회장이 취임하면서 지주 임원 숫자가 늘어나고 권한이 커졌다. 이 시기 은행장으로 재직했던 빈 회장은 지주가 비대해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지주에 과도한 기능과 권한이 집중되면 계열사 업무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경영 철학을 가지고 있다

빈 회장은 지주에 반드시 필요한 기능 만을 남기는 슬림화에 초점을 맞췄다. 지주 몸집을 줄여 계열사들의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하고 자율 경영을 보장해야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또 지주 내에서도 회장을 보좌하는 임원들이 지나치게 많으면 의사결정 속도가 느려진다고 판단했다.

BNK금융 관계자는 "지주는 필수적인 컨트롤타워 기능에 집중하고 계열사는 의사결정 권한과 책임을 가지는 구조로 변모했다"며 "구성원 간에 활발한 소통이 이뤄지고 의사 결정시 신속하게 이뤄지는 방향으로 조직 문화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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