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영풍제지, 손바뀜 후 첫 M&A…'볼트온 확장' 나선다 골판지 박스 제조 태화피엔티 150억에 인수…수직계열화 후 수평 확장, 기업가치 제고

조영갑 기자공개 2023-05-30 14:22:10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5일 13: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주요 제지사인 '영풍제지'가 지난해 대주주 손바뀜 이후 본격적으로 스케일업에 착수했다. 팬데믹 특수가 내리막길로 접어들자 선제적으로 골판지 제조사를 인수,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복안이다. 영풍제지는 이른바 '볼트온(Bolt-on)' 전략을 통해 제지업계 내에서 명성을 되찾겠다는 포부다. 볼트온은 동종업계 기업을 인수해 시장지배력을 확대하거나 전후방 사업체를 인수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제지는 최근 태화피엔티의 지분 100%와 경영권 일체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종속회사로 편입했다. 2006년 설립된 태화피엔티는 충북 청주에 본사를 둔 중견 골판지 제조사다. 하이트진로, 롯데알미늄 등에 골판지 완제품 박스를 공급하면서 사세를 키워온 회사다.

영풍제지는 태화피엔티를 인수하면서 총 15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다만 해당 투자금액은 태화피엔티의 지분가치와 향후 설비 투자 금액을 합한 총액이다. 태화피엔티의 정확한 밸류에이션은 공개하지 않았다. 영풍제지는 태화피엔티의 임원 개선 작업을 통해 실질적 경영권을 확보하고, '영풍팩키지'로 사명을 변경해 전반적인 체질개선에 나선다.

영풍제지가 인수한 영풍팩키지는 소폭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긴 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 약 123억원의 매출을 올린 로컬 중견기업이다. 호황기로 분류되는 2010년대 초 대비 매출 성장세는 다소 꺾인 모양새다. 2012년 매출액 184억원, 영업이익 4억원을 기록한 이후 완만하게 내림세를 보였다. 2019~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특수로 골판지 상자 수요가 늘면서 재차 120억~130억원 규모의 매출액을 회복했다.

업계에서는 현금창출 능력이 있는 중견 제조사를 합리적인 가격에 인수했다는 평가다. 원지 등 원재료를 들여와 완제품으로 가공하는 제조사의 특성상 영업이익률, 순이익률이 낮긴 하지만 오랜 제조 노하우와 제조설비를 보유했고 안정된 판로를 갖추고 있어 사업상 시너지가 클 전망이다. 다만, 자본잠식을 겪고 있어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해 하반기 새 대주주 대양금속의 품에 안긴 영풍제지는 영풍팩키지 인수를 기점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려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궁극적으로 제지업계 내에서 톱티어 제조사로 도약한다는 복안이다. 영풍제지는 국내 주요 20개 제지사 중 약 10위권(매출액 기준) 기업이다. 지관용 원지와 골판지용 라이너원지 등이 주력 제품이다. 지난해 말 매출액은 1054억원, 영업이익은 78억원이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엔데믹 국면으로 전환됐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원재료 가격이 폭등하면서 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은 넘어야 할 산이다. 영풍제지 역시 올 1분기 매출액 191억원, 영업손실 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한 '수직적 볼트온'의 일환으로 영풍팩키지를 통한 원지+골판지 제조라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한 뒤 지속적으로 수평적 확장을 하겠다는 게 대양금속과 영풍제지의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제지업계는 공급능력이 약 30% 가량 초과된 과잉공급 상태인데, 팬데믹의 종료로 수요는 줄고 있어 한정된 시장 안에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제지업만 운영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각 메이커들이 수익성 개선에 골몰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풍제지는 제지업계 톱티어 그룹이 밸류체인 내재화를 통해 불황 싸이클에도 수익성을 지키는 것과 유사하게 영풍팩키지를 활용, 안정적 판로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영풍제지가 생산하는 원지를 기존 고객사와 별도로 영풍팩키지에 공급해 일정한 매출볼륨을 확보하고, 영풍팩키지는 기존 수요처에 골판지 완제품 공급을 늘리는 방식이다. 모회사와 자회사 모두 성장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영풍제지는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 노후화된 영풍팩키지의 설비를 개선, 확장한다. 현재 생산능력을 유지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노후화 설비를 개선하고, 향후 5년 간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 영풍팩키지의 흑자전환도 노리고 있다.

영풍제지 관계자는 "현재 영풍팩키지의 캐파가 100이라고 한다면 장기적으로 500 수준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1차 볼트온 전략을 통해 원지, 골판지 상자 일관기업으로 자리매김한 후 (후속 M&A 등) 수평적 확장을 통해 업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