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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 탈탄소 드라이브]탈탄소 비용은 누가 감당하나, 산업계도 긴장 중⑧철강재 가격 10~20% 인상 불가피… 국내 철강업계 비용은 연 2조원 이상

강용규 기자공개 2023-05-30 07:26:25

[편집자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친환경 보호무역주의가 대두되면서 국내 철강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산업계에서 철강은 탄소 저감의 압력을 강력히 받는 산업군이며 동시에 국제통상의 무대에서 한국은 주도국보다 각종 경제권역의 참여국에 가깝기 때문이다. 더벨은 국내 철강사들의 탈탄소 전략과 그에 따라 산업계에 미칠 파장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5일 16: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철강업계의 탈탄소 드라이브는 철강사들에 적지 않은 비용 부담을 안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철강사들의 탈탄소 비용이 전방 수요산업계로 전가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글로벌 평균 이상 수준의 비용 전가가 이뤄질 것으로도 예상된다. 전기요금 인상 추세와 불안정한 원재료 가격 이슈가 겹쳐 철강사들의 비용 부담이 더욱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와 조선, 건설 등 철강재의 주요 수요업계에서는 긴장하는 모양새다.

◇ 탈탄소 비용 전가, 피할 수 없는 세계적 흐름

2015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195개 국가가 탄소중립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의 '파리 협정'을 체결했다. 파리 협정 이후 각 나라 정부가 잇따라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기후동맹에 가입하면서 2050년은 세계적인 탄소중립 달성 목표시점이 됐다.

철강업은 고로에서 철광석을 녹이기 위해 석탄을 때는 데에서 시작하는 만큼 탄소 배출량이 많은 대표적 산업이다. 이에 철강사들은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중·단기적으로는 고로를 탄소 배출량이 적은 전기로로 전환하고 장기적으로는 수소환원제철과 탄소포집을 통해 탄소 넷제로(순배출량 0)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우드맥킨지는 철강업이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할 때까지 1조4000억달러(1855조원)의 비용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비용은 산업계 전반으로 전가된 이후 결국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세계 최대 철강회사 아르셀로미탈의 아디티야 미탈 CEO는 앞서 3월 열린 세계무역기구(WTO)의 무역 포럼에서 "탈탄소 추진 기간에 철강 가격이 10~20% 상승할 것"이라며 "자동차용 강판의 경우 평균적으로 톤당 가격이 100~200달러가량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럽연합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의 도입을 최종 승인하면서 세계적으로 탄소를 매개체로 한 무역장벽 강화의 막이 올랐다. 미국도 지속가능한 글로벌 철강협정(GSSA)를 통해 철강 수출국에 탄소 저감을 요구할 채비를 하고 있다. CBAM의 본격 도입 시기는 2026년이다. 탈탄소 비용의 전가는 멀리 있지 않다고 볼 수 있다.


◇ 탈탄소 비용 아직인데… 국내 제조업계 '폭풍전야'

국내에서는 양대 고로제철회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올해 말부터 전기로 신설 투자를 시작한다. 이에 국내 산업계에서도 자동차·조선·건설 등 주요 수요산업계에서 철강사들이 제품가격 상승을 통해 비용을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

최근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2023년 상반기 후판 가격협상이 톤당 10만원 이하의 소폭 인상으로 타결된 것으로 전해진다. 제조사 고시제로 책정되는 철근 가격도 최근 톤당 5000원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자동차 강판의 경우 앞서 2월 소폭 인하로 협상이 타결돼 완성차업계에서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후판 가격 상승은 원재료 철광석의 가격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며 철근 가격 상승은 KWh당 8원의 전기요금 인상분을 반영한 것"이라며 "탈탄소 비용 부담과는 관련이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향후 탈탄소 비용 전가 가능성에 대해서는 "탄소중립은 제조업계 전체의 이슈로 철강사만이 비용을 부담할 이유는 없다"고도 말했다. 이는 국내 철강 수요산업이 아직 탈탄소 비용 전가가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원가부담을 더욱 지게 됐음을 의미한다.

산업계에서는 곧 시작될 올해 하반기 자동차 강판 및 조선용 후판의 가격 협상을 주목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전기로 투자가 본격화할 시점인 만큼 탈탄소 비용이 가격 협상의 재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철강협회가 2021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철강사들이 수소환원제철 등으로 2050년 탄소중립 체제를 완전히 구축하기까지 총 68조5000억원의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바탕으로 산출한 철강업계의 연 평균 탈탄소 비용은 2조3621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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