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검색·클라우드 CIC 전환…왜 대표 취임 후 약 일주일 만의 구조조정, 수익성 개선 속도 제고 목적
이지혜 기자공개 2023-05-31 10:33:56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6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클라우드와 검색사업을 사내독립기업(CIC)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경진 대표이사가 공식 취임한 지 약 일주일 만에 내린 결정이다. 그만큼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수익성 개선을 핵심과제로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클라우드와 검색사업을 꼭 집어 CIC로 전환하는 배경에도 이목이 쏠린다. 클라우드는 이 대표가 주력하는 분야로 성장성과 사업성을 겸비한 주력 사업이다. 검색은 각종 IT서비스에 도입될 수 있을 정도로 활용성과 범용성이 무궁무진하다.
관건은 클라우드와 검색사업부문을 떼어낸 나머지 사업분야가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느냐다. 카카오가 비용 효율화를 선언한 데 맞춰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최근 대대적 조직개편을 예고한 만큼 생존가능성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정리되는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클라우드·검색사업 CIC로, 경영효율성·수익성 제고 목적
25일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따르면 클라우드와 검색사업을 각각 CIC로 전환해 신설할 예정다.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여 경영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다. CIC는 인사와 재무 등 경영 전반을 독립적으로 결정할 수 있어 효율성 좋은 경영체제로 꼽힌다. 그만큼 실적 등에 대한 책임과 압박도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경영 효율화를 위해 업무기능 별로 조직 체계를 통합하고 재편하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왔으며 이런 맥락에서 CIC 전환을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내기 위해 클라우드와 검색부문을 CIC로 전환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클라우드사업에 이목이 쏠린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겠다고 밝혔는데 그 첫 번째 공식 조치가 CIC 전환인 셈이다.
클라우드사업은 꾸준히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핵심사업으로 꼽힌다. 공식 명칭은 ‘카카오 i 클라우드’다. 이 대표가 직접 나서서 고성능 프리미엄 클라우드 시장을 공략하겠다며 최근 미디어 브리핑을 직접 진행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대표의 이력도 클라우드와 떼려야 뗄 수 없다. 이 대표는 가상화 기술과 클라우드, IT 전반에서 약 20년 경력을 보유한 전문가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합류한 뒤부터 클라우드 부분장을 지내며 클라우드 개발과 전략, 인프라, 디지털 전환(DX) 등 총 4개 부문을 총괄했다.
검색부문이 CIC로 독립하는 점도 눈에 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검색사업은 기업에서 사용하는 여러 IT서비스에 탑재될 검색기술을 개발하고 B2B(기업 간 거래)서비스를 제공하는 부문”이라고 말했다.
검색사업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제공하는 클라우드, 커넥트센터, 커텍트톡, 카카오워크 등 서비스에 도입될 검색기능을 개발하는 역할을 맡는다는 의미다.
검색사업은 활용성과 범용성이 무궁무진한 만큼 CIC로 만들어 기술개발과 사업화 속도를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경진 첫 구조조정 단행, 나머지 사업부 향방은
이경진 대표가 선임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단행한 구조조정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이 대표가 공식적으로 대표이사에 오른 것은 17일이다. 약 일주일 만에 클라우드와 검색부문의 CIC 전환을 밝힌 것은 그만큼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사업구조 재편에 신속하게 착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구조조정은 실적 부진의 결과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설립 이래 단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지난해에는 1600억원 넘는 순손실까지 냈다. 이에 따라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 내 AI랩 조직이었을 때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백상엽 대표이사를 이 대표로 교체하고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카카오그룹의 판단이 작용했다는 시선도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비롯해 카카오브레인, 카카오헬스케어 등 3개 계열사를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어 ‘뉴 이니셔티브(New Initiatives)’로 묶었다. 카카오브레인이 AI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올해 뉴이니셔티브의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용 효율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클라우드와 검색부문이 CIC 전환되고 나서 관건은 나머지 사업부의 자생력 여부일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이 최우선과제로 떠오른 만큼 이를 입증하지 못한다면 해당 사업부는 매각되거나 정리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현재 영위하는 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하는 가운데 경영 쇄신과 효율화 과정을 통해 서비스 내실화를 추진하는 것”이라며 “CIC 전환을 가시적인 수익성 개선과 도약의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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