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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해외 부동산펀드]LTV '쑥' 현대운용 아에곤 빌딩, EOD 우려 '노심초사'분배금 활용 대출원리금 상환 계획에도 불안감 여전

조영진 기자공개 2023-06-05 07:07:25

[편집자주]

해외 부동산펀드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0년대 후반 해외 부동산펀드는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매년 10조원 넘게 성장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상황이 반전됐다. 높아졌던 공실률이 회복되지 못하면서 환매 연기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더벨은 현재 만기가 얼마남지 않은 해외 부동산펀드의 매각 및 임차 현황을 짚어보고, 청산 성공 가능성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31일 10: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산운용이 펀드를 통해 투자한 영국 아에곤 빌딩의 LTV(담보인정비율)가 EOD(디폴트) 발동조건에 근접한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현지 금융당국의 추가 금리인상이 이뤄질 경우 자산가치가 재차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 아에곤 빌딩 대주단의 감정평가 요청이 임박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럽 각국의 기준금리가 미국 못지 않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부동산 평가가치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한국투자리얼에셋자산운용이 해외 공모펀드로 투자한 벨기에 청사의 경우 지난 4월 말 진행한 감정평가에서 단번에 33%의 가치 하락이 반영되는 등 극심한 시장침체가 관측되고 있다.

같은 금리인상 흐름에도 불구하고 유럽 경제의 기초체력이 더 낮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4월 영국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대비 8.7%로 미국(4.9%)에 비해 금리인상의 필요성이 더욱 큰 상황이지만 경기침체를 나타내는 실업률은 지난 4월 기준 영국(3.9%)이 미국(3.4%)을 웃돌고 있다. 경제 건전성의 바로미터인 GDP 상승률은 영국이 전분기 대비 0.1%를 기록한 반면 미국은 1.3% 수준으로 집계됐다.


◇'아에곤 빌딩' LTV, 기한이익상실 발동조건 '목전'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산운용이 공모 부동산펀드에 편입한 영국 아에곤 지사 건물은 감정평가액 급락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LTV가 77.3%까지 치솟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주단의 기한이익상실(EOD) 발생 조건인 LTV 80%를 넘어선다면 대주단은 편입자산에 대한 담보권을 실행해 강제매각을 진행할 수 있다.

업계는 올해 1분기에도 계속된 기준금리 인상과 현지 부동산시장 침체를 감안해 아에곤 빌딩의 상황이 개선되진 않았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영국 금융당국이 올해 들어서만 기준금리를 100bp 추가 인상하면서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 대주들의 위험회피 경향 강화 등으로 차입 환경이 더욱 악화됐기 때문이다.

대주단 요청에 따른 감정평가가 근시일내 실시될 경우 지난해 말 산정한 LTV 77.3%를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에곤빌딩을 편입한 현대유퍼스트부동산투자신탁30호가 지난해 11월 의뢰해 확인한 감정평가액은 1억1200만 파운드로 연초 감정평가액 대비 약 21% 하락했다. 기존 대출기관의 감정평가액 및 취득가와 비교하면 약 16% 하락한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자산운용은 지난 2020년 7월 현대유퍼스트부동산투자신탁30호를 520억원 규모로 설정해 영국 아에곤 지사 건물을 매입했다. 사모펀드를 통해 추가 조달한 400억원과 현지 담보대출금액 1300억원 등을 더해 매입대금으로 2000억원 가량을 지불했다. 매입 당시 LTV는 65%로 다른 공모 부동산펀드 대비 비교적 높은 수치였던 것으로 관측된다.

임대차계약 기간이 10년 넘게 남아 공실 리스크가 없음에도 자산가치가 급격히 하락해 관심이 쏠린다. 임차인인 아에곤(Aegon UK)은 에든버러에 본사를 둔 연금, 투자 및 보험 전문업체로 네덜란드 헤이그 소재의 다국적 생명 보험회사 'Aegon N.V.'의 자회사다. 중도해지 옵션 없이 2037년까지 임대차계약이 체결돼 있다. Aegon UK의 신용등급은 지난 2월 기준 S&P Global A+ 수준이다. 한편 현대자산운용은 투자설명서에서 '보험업의 업황 변화 및 기업의 재무 리스크가 빌딩 평가가치의 추가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는 내용을 밝혔었다.

아에곤 영국 지사 건물 투자구조

◇대주단 감평 요청여부에 전전긍긍…유보금 확충에도 불안감

현대자산운용은 편입자산의 감정평가액 하락 리스크 및 대출원금 일부 상환에 선대응하기 위해 분배금 지급을 일부 유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실시된 5기 분배금 지급도 연 2% 수준으로 하향 지급됐다. 오는 6월로 예정된 6기 분배금은 현지 시장상황 및 대주의 감정평가 요청여부 등을 감안해 분배율을 결정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추가 감정평가에 따라 LTV가 80%를 웃돌 경우 2회 누적된 분배금만으로 대응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EOD에 준하는 약정내 이벤트가 발생하면 선택은 대주단의 몫"이라며 "매회차 수령할 분배금만으로 불안감이 해소될 수 있다고 판단하면 특별한 액션을 취하지 않겠지만, 반대의 경우 자산에 대한 담보권을 발동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올해 2~3분기가 현대유퍼스트부동산투자신탁30호의 정상화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LTV가 EOD 발동조건 목전에 다다른 상황에서 영국 금융당국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대비 8.7%로 집계됐고 식품가격 또한 45년래 최대치인 연 19.1% 상승률을 기록했다.

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4.75%까지 25bp 끌어올릴 경우, 아에곤 빌딩의 LTV가 77.3%로 집계됐던 지난해 11월 대비 175bp 높은 수준에 다다를 전망이다. 이에 대주단의 감정평가 요청이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현대자산운용도 이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현대자산운용 측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대주의 감정평가 요청 및 이에 따른 LTV 상승 등에 대비해 일정 수준의 유보금을 유지하는 것이 안전할 것으로 예상돼 기존 5기 유보 금액에 추가해 6기에도 배당재원 중 일부를 유보할 예정"이라며 "임대료 정상 납부 등 건물 운영 현황을 지속적으로 관리 및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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