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TF 미국 진출기]현지업체 협업 삼성·KB, 실패 사례 반면교사 목소리②한투운용·파운트 등 상장 철회, 비용 발생 부담
윤종학 기자공개 2023-09-19 08:57:49
[편집자주]
국내 ETF 운용사들이 해외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일찌감치 미국 시장에 진출한 미래에셋운용의 성공을 좇아 삼성운용과 KB운용도 도전장을 던졌다. 다만 실패 사례도 다수 존재한다는 점에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부분도 적지않다. 더벨은 삼성운용과 KB운용 ETF의 미국 진출 배경과 전략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4일 12: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이 미국 ETF 시장 진출을 준비하면서 성공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두 운용사가 현지 운용사 인수가 아닌 협업 방식으로 미국 진출에 나섰기 때문이다. 앞서 같은 방식으로 미국 ETF 시장에 진출한 운용사와 로보어드바이저 기업의 실패 사례가 존재하는 만큼 결과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미국의 ETF 상장 프로세스는 신탁(Trust)을 먼저 설립하고 하위 펀드 개념으로 ETF를 상장시킨다.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이 8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청한 상장 승인 신청서를 보면 삼성자산운용은 'Amplify ETF Trust'를, KB자산운용은 'NEOS ETF Trust'를 통해 상장 예정이다. 현지 운용사의 신탁 비히클을 활용해 ETF상품이 상장되는 방식이다.
ETF 상품별로 각각의 운용사가 담당하는 역할은 다를 수 있지만 한 상품을 놓고 앰플리파이-삼성자산운용, 네오스인베스트먼트-KB자산운용의 협업 구조를 띈다는 점은 유사하다.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ETF 상품들은 현지 인수운용사인 글로벌엑스가 온전히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국내 운용사의 미국 진출 사례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어떤 방식이 우위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협업 방식의 성공 가능성이 더 낮아보인다.
실제 과거 사례를 살펴봐면 현지운용사와 협업 방식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해 실패한 경우가 있다. 국내 운용사의 미국 ETF 시장 진출기는 삼성운용, KB운용 사례가 처음이 아니다.
앞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16년 9월 미국 거래소에 '어드바이저 쉐어즈 한국투자 주식 액티브ETF'를 상장했었다. 해당 ETF 역시 현지운용사 '어드바이저 쉐어즈'가 신탁을 제공하고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한국투자한국의힘 펀드'의 운용 전략을 적용시킨 방식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당시 90억원가량의 자기자본투자까지 단행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어드바이저 쉐어즈 한국투자 주식 액티브ETF'는 현재는 미국 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다. 수익률이 7% 가량으로 저조한 모습을 보인데다 평균 거래량도 180주에 그치는 등 성과를 보이지 못하며 상장 2년만인 2018년 9월 청산 수순을 밟았다.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파운트도 미국 시장에 상장시켰던 화이트라벨링 ETF들을 최근 청산했다. 파운트는 2021년 말 '파운트 서브스크립션 이코노미 ETF', '파운트 메타버스 ETF'를 미국 증시에 상장시켰다. 상장 초기 200억원까지 자금유입이 있었지만 이후 수익률 하락에 따른 자금이탈로 철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시장에 인지도가 없는 국내 운용사가 ETF 상품 하나를 출시한다고 해서 현지 투자자들의 유입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결국 당시 실패 원인을 되짚어 보고 수익률 관리뿐 아니라 자금유입을 위한 현지 마케팅 전략까지 철저하게 준비해야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이 성공 사례가 없는 협업 방식으로 본격 미국 진출을 꾀한다기보다는 해당 현지운용사와의 전략적 관계를 다지기 위한 시도라는 시각도 있다.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에게 신탁비히클을 제공하는 현지 운용사가 이미 지분투자 등을 통한 전략적 협업 관계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4월 Amplify 지분 20%를 매입해 2대 주주에 올랐다. KB운용의 신탁 비히클 네오스인베스트먼트는 국내 핀테크기업 웨이브릿지가 설립한 미국 현지 운용사다. KB금융그룹은 지난해 말 웨이브릿지의 시리즈B 투자유치에 100억원을 투자하며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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