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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재편 그 후]부실 상징 토마토…신한에서 '리딩뱅크 DNA' 이식⑤안정성·수익성 동반 추구하며 은행계 1위 등극

이기욱 기자공개 2023-09-22 07:16:08

[편집자주]

저축은행 업계 전반의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저축은행 사태 이후 10여년만이다. 79개사 체제로 고속 성장을 이뤄냈던 저축은행업계가 최근 다시 한 번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역시 저축은행의 M&A 규제를 완화하는 등 재편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과거 구조조정 사례와 이후 각 사 변화들을 통해 저축은행 업계의 활로 모색 방향을 전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0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옛 토마토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사태 당시 부실의 상징과도 같은 기업 중 하나였다. 한 저축은행의 부실이 계열사로 이전되며 뱅크런 사태를 겪었고 결국 토마토2저축은행까지 모두 업계에서 퇴출됐다. 자산 3조원이 넘는 대형사를 책임질 곳은 국내 최대 규모의 신한금융지주 밖에 없었다.

신한저축은행은 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과 조금은 다른 면모를 보였다. 안정성에만 초점을 맞춘 타 경쟁사들과 달리 수익성도 함께 추구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그 결과 은행계열 저축은행 중 순익 1위 자리를 점차 굳혀가고 있다.

◇3조원 규모 대형사 자산 이전…예한별, 부실 정리 없이 합병

신한저축은행의 시작은 다른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과 동일하다. 부실 저축은행 자산 및 부채 인수를 위해 2011년 12월 신한희망이 설립됐다. 설립 약 2주만에 금융위로부터 상호저축은행업 영업인가를 받았고 바로 신한저축은행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토마토저축은행 자산 인수 역시 2012년 1월 곧장 이뤄졌다. 2012년말 기준 토마토저축은행의 총 자산은 3조7493억원에 달했다. 당시 토마토저축은행의 여신 잔액 3조3614억원 중 무수익여신잔액의 비율은 58.9%에 달했다. 적법한 대출 및 유가증권은 총 9782억원만 이전됐고 5000만원 이하 예금이 3조3530억원 옮겨졌다.

신한금융은 유상증자를 통해 1158억원의 자본을 수혈했고 BIS비율을 17.5%로 맞춘 후 영업을 시작했다. 부실자산 및 예수부채 정리를 통해 2012년말 총 자산은 6407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총 수신과 총 여신은 각각 5252억원, 3815억원을 기록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6.2%로 줄였다.

2013년에는 가교저축은행 예한별저축은행도 추가로 인수했다. 예한별저축은행은 2012년 11월 진흥저축은행 자산 인수를 위해 설립됐다.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했으며 즉시 409억원 증자를 실시했다.

예한별저축은행은 별다른 경영정상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이듬해 3월 곧장 신한금융 품으로 옮겨졌다. 2012년말 기준 예한별저축은행의 총 자산은 1조2481억원으로 당시 신한저축은행의 두 배에 달했다. 둘 사이의 규모 차를 고려해 신한금융은 신한저축은행을 예한별저축은행으로 흡수합병 시키기로 했다.

2013년 3월 합병을 위해 우선 예한별저축은행의 주식 절반을 무상감자 했다. 자본금은 409억원에서 205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다음달 예한별저축은행과 신한저축은행의 합병이 이뤄졌고 530억원 규모의 증자가 추가로 이뤄졌다.

◇중금리·부동산PF 등 적극 영업…지난해 순익 456억으로 경쟁사 압도

합병 이후에도 경영정상화 노력은 이어졌다. 합병 첫 해 예한별저축은행 시절 정리되지 않은 예수부채가 크게 줄어 들었다. 2012년말 1조1773억원이었던 예금이 2013년말 6601억원으로 43.9% 감소했다. 여신규모는 1449억원에서 5687억원으로 4배 가량 늘어났다. 신한저축은행의 정상 채권들이 합쳐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총 자산은 1조2481억원에서 7593억원으로 39.2% 감소했다.

합병 첫 해 급격한 자산 축소를 겪었던 신한저축은행은 점차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2015년까지는 7000억원대 비슷한 자산 규모에 머물렀지만 2016년말 9488억원으로 22.4% 증가했다. 2017년말에도 1조2606억원을 기록하며 32.9%의 자산 성장률을 기록했다.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 중 자산 1조원을 가장 먼저 돌파했다.

조용병 당시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은행과 카드 외 타 자회사들에게도 업계 1위 탈환 방안을 적극적으로 주문했다. 이에 신한저축은행은 중금리대출 '신한 허그론'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며 외형 성장에 힘을 쏟았다. 신한 허그론은 지난 2014년 출시된 상품으로 잔액 기준 2014년 178억, 2015년 286억원, 2016년 427억원 등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였다.

순익도 조금씩 개선됐다. 2015년 71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이듬해 116억원으로 63% 증가했으며 2017년에도 19% 늘어난 138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2018년과 2019년도 각각 158억원, 245억원의 순익을 시현했다.

2013년말 19.28%였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이듬해말 12.6%로 하락했고 2015년말 6.82%를 기록하면 10% 밑으로 떨어졌다. 2016년말과 2017년말에는 각각 5.47%, 3.86%를 기록했다. KB저축은행과 같이 1%대 수치를 유지하지는 못했지만 수익성도 챙기며 적정 수준에서 관리했다.

수익 추구 전략은 코로나19 국면에서도 유지됐다. 고위험군 자산으로 분류되는 부동산PF대출도 적극적으로 취급했다. 2019년말 770억원에 불과했던 신한저축은행의 부동산PF대출 잔액은 이듬해말 1257억원으로 63.2% 증가했고 2021년말과 지난해말 2262억원, 2942억원으로 늘어났다. 2019년말 대비 증가율은 282%에 달한다.

이러한 영업기조는 순익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해 신한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456억원으로 은행지주 계열 저축은행(신한·KB·하나·우리금융·IBK·BNK저축은행)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위 NH저축은행(268억원)과 비교해도 1.7배 차이가 난다. 최근 3년동안 1위를 지키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100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에는 안정적인 정책 상품의 비중을 늘리는 등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6월말 기준 신한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02%로 나타났으며 부동산PF대출 연체율은 0.57%로 집계됐다. 보증서 대출 잔액은 1조1813억원으로 전체 대출(2조8968억원)의 40.78%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6월말(29.75%) 대비 그 비중이 11.03%포인트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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