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7월 17일 0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2030년까지 그룹 상장사 시가총액 합계를 200조원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해당 발언을 한 자리는 취임 후 처음 가진 임직원과의 타운홀미팅. 갓 취임한 회장의 패기 넘치는 포부였다.주가 목표를 얘기하는 건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유 없이 떨어지고 영문 모르게 오르는 등 예측 불가능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실적만 끌어올린다고 오르지도 않는다. 이런저런 리스크에도 장 회장이 주가 목표를 제시한 건 회사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빼놓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언제나 그렇듯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확신에 찬 발언은 구성원은 물론 시장에게 긍정적 신호를 준다.
장 회장을 보며 자연스럽게 몇 년 전 주가 목표를 제시했던 장동현 SK에코플랜트 부회장이 떠올랐다. 하지만 둘을 동일선상에 놓기엔 차이점이 상당하다.
당시 장 부회장만큼 SK㈜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경영진은 없었다. 그는 2017년부터 2023년 말까지 SK㈜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주가 목표를 발표한 2021년에도 이미 대표이사 5년차였다.
이 무렵 SK㈜ 주가는 26만원 안팎을 오갔다. 주가를 200만원으로 7.7배 끌어올리겠다는 건데 얼핏 장인화 회장보다 터무니없어 보이지만 그렇지만도 않다. 그는 회사 온라인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로 방송된 '투자자 간담회'에 직접 출연해 약 20분간 미래 성장 전략을 공유했다.
내놓은 방안 역시 상당히 구체적이었다. 투자 방향과 재원 조달 방법, 각 투자부문의 구체적 수익 추정치까지 제시했다. 훗날 회고하기로, 실패의 배경엔 거시경제에 대한 오판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유동성을 비롯한 시장 상황이 2021년 예상했던 것과 상당히 다르게 흘러갔다.
보여주는 건 하나다. 200만원이 그냥 나온 수치는 아니라는 것. 회사에 대한 꼼꼼한 자체 진단, 시장에 대한 면밀한 전망 그리고 유망 분야에 대한 철저한 사전조사가 이뤄진 뒤 나온 숫자였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러고도 실패했다.
장 회장은 어떨까. 그룹의 무게중심이 이차전지 소재로 넘어간 중요한 시점에 회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전후로 시작된 철강과 이차전지 시장의 불황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최근 이차전지 소재 사업 밸류데이를 열고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는데 새로운 건 별로 보이지 않았다.
아직까지는 주가를 지금의 3배로 만들 만한 '한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시장 반응도 '글쎄'에 가깝다. 주가는 되려 떨어졌다. 다행인 건 아직 3년 가까운 시간이 남았다는 점이다. 승부수와 무리수는 한끗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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