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7월 29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지주 주가가 심상치 않다. KB금융은 올들어 지난 26일까지 62% 올랐다. 하나금융지주는 46%, 신한지주는 45%, 우리금융지주는 23% 상승했다. 올해만 놓고 보면 127% 오른 엔비디아 정도는 아니더라도 애플(13%), 마이크로소프트(11%), 알파벳(20%), 아마존(18%), 메타(28%) 등 미국 빅테크 기업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최근 상반기 실적발표 IR에서도 주가 관리 정성이 엿보인다. 주주환원 근거가 되는 자본비율 관리 계획을 구체화했다. 또 배당, 자사주 매입·소각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 주가 추가 상승을 기대하게 했다. 정부 주도 밸류업 프로그램 모범생으로 금융지주가 맹활약하고 있다.
금융지주 IR은 더할나위 없어 보이나 좀 더 나아질 구석은 분명히 있다. CEO의 주주 소통 강화가 대표적이다. 금융지주 CEO들은 해외 출장 IR에는 직접 나서지만 국내 IR에서는 좀처럼 모습을 보기 힘들다. 국내 IR은 CFO, CRO 등 나머지 C레벨 임원들의 몫이다.
한 금융지주 CFO에게 이유를 물으니 은행업 특성상 CEO 발표를 따로 마련하기 쉽지 않다고 답했다. 여수신을 바탕으로 자산 규모를 키우는 것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CEO의 입을 빌려 소개할 차별화 전략이 마땅치 않다고 했다. 팀 쿡이 신형 아이폰을, 일론 머스크가 로보택시를 소개하는 것과 다르다.
그럼에도 금융지주가 해결해야 할 현안은 각기 다르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자사주 소각 계획을 IR에서 직접 발표할 수 있다. 우리금융 비은행 M&A 전략을 임종룡 회장이 설명하는 것도 가능하다. CEO가 IR에서 직접 목소리를 내면 실적이나 재무 상태를 설명하는 CFO와 다른 차원에서 투자자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사례도 없지 않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매 분기 IR에 나와 주요 경영 방침을 발표하고 질의응답을 소화한다. 은행지주는 아니지만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 부회장도 올해 IR에서 직접 M&A 전략을 설명했다. 이들이 CEO로 있었던 지난 5년 간 JB금융 주가는 155%, 메리츠금융 주가는 488% 올랐다.
CEO가 직접 설명해야 할 정도의 무게감 있는 전략이 부재하다면 그것을 마련하는 것도 밸류업을 위해 필요하다. 매분기는 아니더라도 1년에 한번 있는 연간 실적발표나 정기 주주총회가 기회다. CEO가 투자자와 직접 소통하는 관행이 생기면 주가 상승을 위한 전략을 더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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