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투자전문 VC 줌인]대교인베, 애니메이션 성과 착착…IP 확장 '탁월'③2개 특화조합 결성해 집중 투자…'브레드이발소', '신비아파트' 성과 출중
유정화 기자공개 2024-09-04 14:58:05
[편집자주]
대교인베스트먼트는 '눈높이'로 유명한 국내 대표 교육업체인 대교그룹의 관계사다. 얼리 스테이지(early stage) 기업에 투자하던 대교인베스트는 2014년 문화콘텐츠 투자를 시작해 영화, 애니메이션, 콘텐츠 등 투자에서 독보적인 트랙레코드를 쌓고 있다. 여기에 투자 분야를 문화 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술기업으로 점차 확대해 3년 내 AUM 5000억원 이상 중대형 VC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문화콘텐츠 전문 VC로 입지를 키운 대교인베스트의 성장 히스토리를 조명하고 투자전략과 청사진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2일 11: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TV 애니메이션 분야는 문화콘텐츠를 전문으로 하는 벤처캐피탈(VC)도 투자를 꺼려하는 분야다. 본전만 내도 성공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수익을 내기 까다롭기 때문이다.국내 VC 업계에는 애니메이션 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진 인물이 많지 않다. 산업의 주요 타깃이 유아, 아동층이다 보니 흥행 여부를 예측하기도 어렵다. 또 방송 편성료만으론 부족한 수익성을 메우기 위한 지적재산권(IP)를 활용한 사업화 역량도 뒷받침돼야 한다.
대교인베스트먼트는 애니메이션 분야에 도전해 굵직한 트렉레코드를 쌓아 업계의 관심을 받는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브레드이발소'는 TV 애니메이션 투자 모범 사례로 꼽히는 포트폴리오다. 대교인베스트는 앞으로도 애니메이션 분야 성공 모델을 꾸준히 배출한다는 계획이다.
◇'위풍당당콘텐츠코리아펀드' 포트폴리오, IP로 완구·게임 진출
애니메이션 투자는 난도가 높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프로젝트가 마무리돼 방송 편성을 확정받더라도 편성료로는 원금의 30% 이내를 회수하는 데 그친다. 추가 판권 확보, 장난감, 게임, 출판 등 IP를 통해 수익을 추가로 발굴해야만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대교인베스트가 애니메이션에 주목한 건 교육그룹인 대교와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교는 사업 영역을 유아동 분야로 확장하기 위해 자체 채널인 대교 어린이 TV를 통해 전문 콘텐츠를 제공해왔다. 애니메이션 제작 투자해 배급, IP 사업 분야에서 직간접적인 시너지를 노렸다.
대교인베스트먼트 한 관계자는 "교육 및 어린이 미디어 분야를 관장하는 대교그룹과의 전략적 시너지를 도모하기 위해 애니메이션 분야 육성과 성장을 위한 투자에 집중해왔다"고 설명했다.
애니메이션 첫 단추를 꿴 펀드는 모태펀드 출자를 받아 만든 '대교 위풍당당 콘텐츠 코리아 투자조합'이다. 모태펀드 문화계정 출자사업에서 첫 위탁운용사(GP) 지위를 따내며 애니메이션 전문 펀드를 만들었고, 애니메이션 투자 성공 사례를 남겼다.
펀드 출자자(LP)로 참여한 SK브로드밴드는 펀드 자금이 들어간 애니메이션을 선별해 자사 IPTV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힘을 보탰다. 대교인베스트는 작품이 지상파 방영을 넘어 추가 판권 확보, 팬시 상품 등으로 수익을 다변화할 길을 터줬다.
특히 '브레드이발소', '쥬라기캅스' 등은 애니메이션 제작 프로젝트에 자금을 투입해 성과를 낸 포트폴리오들이다. 중점 전략은 원소스멀티유즈(OSMU)다. 단일 IP를 활용한 사업의 확장을 도우면서 포트폴리오를 후속 지원하는 식으로 회수에 성공했다.
브레드이발소는 IP를 발판 삼아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 전략이 녹아들었다. 2016년 딜(Deal)을 소싱할 당시만 해도 프로젝트 담당 업체인 몬스터스튜디오의 제작 기반은 빈약했다. 대교인베스트는 제작 비용의 50%인 14억원을 과감히 베팅했다.
노재승 문화콘텐츠투자 본부장은 일찍이 브레드이발소의 성공 가능성을 발견했다. 브레드이발소는 식빵 모양의 천재 이발사 ‘브레드’가 운영하는 이발소에 컵케이크 등 빵 손님들이 찾으며 이야기가 전개되는 메이크오버 스토리의 작품이다. 콤플렉스를 겪은 캐릭터들이 어우러진 서사가 남녀노소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자금 뿐 아니라 그룹과의 연결을 통해 도움을 줬다. 대교어린이TV 편성을 돕고 브레드이발소의 판로 확장을 도왔다. 이후 2019년 1월 KBS에 프로그램 방영을 시작했다. 또 완구업체와 협업해 완구를 개발해 피규어, 봉제인형 등을 제작했다. 이후엔 브레드이발소 IP를 딴 모바일게임 제작도 지원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브레드이발소는 방영과 동시에 큰 인기를 끌었다. KBS에서 방영을 시작한 지 2개월 만에 투니버스에서 연이어 방영됐다. 이후 브레드이발소는 TV, 넷플릭스, 유튜브 등 전세계 다양한 플랫폼에서 인기리에 방영됐다. 넷플릭스에선 방영 2주 만에 인기 TV쇼 부문 10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창작자·출자자 시너지 주력 전략
대교인베스트먼트는 다양한 애니메이션 인기 작품을 포트폴리오에 담으며 산업 성장에 디딤돌 역할을 했다. 특히 창작자와 출자자 사이의 가교 역할에 집중했다.
대교인베스트는 2호 애니메이션 특화 펀드인 '대교 애니메이션 전문 투자조합'을 310억원 규모로 결성했다. 모태펀드가 210억원을 출자했고 민간 LP로 CJ E&M,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 KTH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투자할 애니메이션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시너지를 내는 데 적극 나섰다.
펀드를 결성하면서는 자문단 투자추진위원회도 만들었다. 유통배급사, 채널 경영기획 기업, 판권 소싱사, 게임 투자사 등으로 회원을 구성해, 콘텐츠 상황을 논의하며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IP 확장 계획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다.
결성 당시 특히 투자 가능한 산업 분야로의 레벨업을 위한 성공 모델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주요 전략으로는 △창작자와 사업자 간 상생시스템 추구 △융합·뉴미디어 콘텐츠 투자 증대 △ 주도적 글로벌 공동제작 추진 △창작 그룹 지원 및 네트워킹 강화 등을 제시했다.
애니메이션전문투자조합의 대표 포트폴리오로는 '신비아파트', '엄마 까투리', '슈퍼잭', '브레드이발소 시즌2', '출동! 애니멀 레스큐', '빅파이브', '벅스 봇' 등 애니메이션 제작 프로젝트에 베팅했다.
특히 신비아파트 역시 원금 이상의 수익을 거둔 포트폴리오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도 인기를 얻으며 IP를 활용한 여러 콘텐츠로 재생산됐다.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물론이고 드라마, 뮤지컬, 웹툰, 모바일 게임으로도 만들어졌다.
대교인베스트는 '대교 K-콘텐츠 스케일업 투자조합'을 통해 애니메이션 분야 지원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지난해 모태펀드 출자를 받아 215억원 규모로 결성한 펀드다. 문화 관련 중소·벤처 기업에 결성액의 40% 이상을 투자해야 하며 영화, 음악, 출판, 만화 등 관련 산업이 주요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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