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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3.0]'3대 바이오' 모두 모인 LG화학의 무거운 어깨③팜한농 인수·생명과학 합병으로 포트폴리오 구축, 재정적 지원 집중

김위수 기자공개 2024-08-26 10:30:20

[편집자주]

인공지능(AI)과 바이오(Bio), 클린테크(Clean tech)는 10년 이후 LG그룹을 먹여살릴 신사업이 될 수 있을까. 구광모 LG그룹 회장 취임 뒤 성공가도를 달린 이차전지와 전장 사업은 전자·통신·화학에 이어 주력 사업 포트폴리오로 안착했다. 다만 구 회장 취임 이전부터 추진되던 사업으로 구 회장의 성과로 평가하긴 힘들다. 구 회장 체제 들어와 전념하기 시작한 ABC의 성공에 대한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전자·통신·화학에서 이차전지·전장으로 다시 ABC로 핵심사업 3.0 시대를 준비하는 LG그룹의 전략과 과제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2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배터리 계열사인 LG에너지솔루션을 배출한 LG화학의 역할은 결코 가벼워지지 않았다. 구광모 회장이 미래 LG그룹의 성장 사업으로 점찍은 인공지능(AI)과 바이오(Bio), 클린테크(Clean tech) 중 'BC'에 해당하는 사업들이 LG화학과 인연이 깊다.

특히 바이오 관련 사업은 모두 LG화학에 모여있는 상태다. 이른바 '3대 바이오' 사업인 △그린 바이오(농화학 분야) △화이트 바이오(에너지·환경 분야) △레드 바이오(보건·의료 분야) 등을 LG화학이 일임하고 있다. 바이오 사업을 LG그룹의 핵심 먹거리를 키워야 하는 중책을 LG화학이 지고 있는 것이다.

◇바이오 사업 '뒷배'된 LG화학

LG화학의 바이오 사업 포트폴리오가 지금의 모습을 갖춘 시점은 2017년이다. 당시 계열사인 LG생명과학과의 합병을 통해 레드 바이오 분야에 직접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이전부터 레드 바이오 사업을 눈여겨봤던 LG화학과 투자여력이 부족했던 LG생명과학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LG생명과학과의 합병으로 그린·화이트·레드 바이오 사업이 모두 LG화학 지휘하에 놓이게 됐다. LG생명과학을 인수하기에 앞서 LG화학은 2016년 팜한농(옛 동부팜한농)의 지분 100%를 4245억원에 인수했다. 작물 보호제와 비료, 종자 등 농자재를 제조하는 팜한농은 그린 바이오 기업으로 분류된다. 옥수수·콩 등 재생가능한 식물자원을 원료로 화학제품 및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는 화이트 바이오 사업은 석유화학 사업을 근간으로 둔 LG화학이 추진 중인 사업이다.

LG화학이 LG생명과학 합병 당시 세웠던 바이오 사업 육성 전략.

인수 및 합병을 통해 바이오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LG화학의 가장 큰 역할은 재정적 지원이었다. 대형 화학사인 LG화학은 2016년 부채비율 45.8%, 차입금의존도 14.1%로 견조한 재무구조를 자랑했다. 연간 3조원에 달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내는 등 현금창출력도 우수했다. 재무상태가 건전하지 않지만 LG화학에 비해 규모가 적은 팜한농, LG생명과학을 지원할 여력이 충분했다.

LG화학의 자회사로 편입되기 직전해인 2015년 말 기준 팜한농의 부채비율은 260.9%, 차입금의존도는 53.2%에 달했다. LG생명과학 역시 비슷한 처지였다. 2016년 기준 8000억원 규모의 자산을 갖춘 기업이었던 LG생명과학은 매년 700억~10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 비용 지출에 대한 부담이 컸다. 2016년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은 185.7%, 차입금의존도는 43.27%로 나타났다.

LG화학은 팜한농 인수 직후 유상증자로 3000억원을 추가 지원했다. 팜한농은 이를 통해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났고, 이후 안정적인 이익을 내는 기업으로 거듭났다. 또 LG생명과학은 덩치가 큰 LG화학에 흡수되며 R&D 투자 등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됐다.

◇팜한농·생명과학, 구광모 체제에서 안정적 성장

LG화학의 우산으로 들어온 팜한농과 생명과학 부문(옛 LG생명과학) 안정적인 지원 아래 꾸준한 성장을 보였다. 이후 2018년 구광모 회장 체제에 들어서 바이오 사업에 대한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생명과학 부문의 경우 자본적지출(CAPEX) 집행 금액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R&D 비용이 꾸준히 상승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2017년에만 해도 1000억원이 되지 않았던 LG화학 생명과학 부문의 R&D 비용은 지난해 3750억원으로 세 배가 넘는 규모가 됐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미국 바이오텍 아베오파마슈티컬스를 완료하며 7000억원여의 지출도 단행했다. 지난해 LG화학 생명과학 부문의 CAPEX와 R&D 비용 합계는 1조원이 넘는다. 레드 바이오 사업에 대한 LG화학의 육성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꾸준한 자금 지원은 LG화학 생명과학 부문의 실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2017년 5000억원대의 연간 매출을 내던 LG화학 생명과학 부문은 지난해 1조2000억원여의 매출을 기록했다. 외형성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팜한농의 CAPEX 및 R&D 비용 지출에는 큰 변화가 감지되지는 않았다. LG화학에 인수된 이후 사업 구조조정 및 재정비를 거쳐 꾸준한 이익을 내내고 있다.

아직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지 않은 화이트 바이오 사업의 경우 GS칼텍스와 협력을 통해 생태계 구축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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