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선언 셀트리온, 캐시카우 사업 다시 'CDMO' 겨냥 "자체 제품 신규 제조소 증설, 연내 결정…CMDO 사업에도 적극 활용"
차지현 기자공개 2024-09-10 08:21:51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9일 14: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운 셀트리온. 넥스트 전략은 생산능력(캐파) 증설이다. 해당 시설을 자회사 형태로 운영해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다시 추진한다는 복안이다.위탁생산(CMO)으로 출발한 셀트리온은 항체 바이오시밀러 사업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CMO 사업은 힘을 뺐다. 그러나 신약개발 빅바이오텍으로 퀀텀점프를 꾀하는 상황에서 캐시카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궁극적으로 신약개발 전주기를 아우르는 빅파마로의 도약을 구상하고 있다.
◇덩치 키운 셀트리온, 제품 생산 역량 추가 확보·CDMO도 다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현지시간으로 6일부터 사흘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22회 모건스탠리 글로벌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여기서 그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제품 생산 캐파 확보를 위한 설비 증설은 불가피하다"며 "국내 또는 해외 신규 공장 확보와 관련한 결정을 연내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해당 시설은 셀트리온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형태로 운영해 CDMO 사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CMO 사업은 셀트리온이 창업 초기 추진했던 사업이다. 이후 2000년대 후반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로 정체성을 재정립하면서 CMO 사업을 중단했다. '남의 것만 계속 만들 것인가'라는 서 회장의 의문이 변화의 출발점이 됐다. 경쟁 업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상반된 행보였다.
결과적으로 셀트리온의 결단은 성공적이었다. 항체의약품 CMO를 통해 축적한 역량을 기반으로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 제품인 '램시마'를 탄생시켰다. 이어 '트룩시마', '허쥬마' 등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따라서 셀트리온이 다시 CDMO에 발을 들이는 건 놀라운 일이다. 이는 신약개발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바이오시밀러에서 신약개발로 저변을 넓히고 있는 셀트리온은 올 초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으로 통합 셀트리온을 출범하면서 신약개발이 가능한 빅바이오텍 수준으로 체급을 키웠다.
그럼에도 신약개발은 여전히 천문학적 규모의 돈이 드는 하이리스크 영역이다. 셀트리온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램시마 피하주사(SC) 제형인 '램시마SC'를 신약으로 허가 받았지만 그 외 후속 신약 파이프라인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불확실성이 큰 만큼 CDMO 사업을 활용해 신약개발에 필요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 신약개발의 처음과 끝, 즉 '엔드 투 엔드(End to End)'를 소화할 수 있는 빅파마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도 제시했다. 개발-임상-생산-허가-판매 등 전체 의약품 공급 사이클을 직접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공식석상 적극 등판 오너 2세, 그룹 비전 알리기 주력
이번 행사에서 셀트리온은 올해 목표 매출치 3조50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작년 장래사업·경영 계획 공시에서 제시한 목표치와 동일한 수준이다. 짐펜트라 성장에 힘입어 내년엔 연 매출 5조원도 가능할 것으로도 전망했다.
신약개발 측면에선 항체-약물 접합체(ADC) 신약 2종을 연내 공개해 내년부터 본임상에 돌입하겠다고 했다. 첫 ADC 신약 제품 상업화 예상 시기는 2029년이라는 구체적인 시점도 내놨다.
특히 서 회장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가 전면에 나서 이 같은 그룹의 중장기 비전을 설득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모건스탠리 글로벌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서 대표는 '선구자에서 혁신자로(From Pioneer to Innovator)'라는 주제로 발표를 맡았다. 서 회장은 이후 진행한 대담 및 질의응답(Q&A) 세션에 참가했다.
올 초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JPM)에서 국제무대 데뷔전을 치른 서 대표는 정기 주총 등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본격적인 세대교체를 이루고 있다. 지주사 셀트리온홀딩스를 주축으로 계열사 수직계열화가 완성된 데 따라 통합 셀트리온 출범을 기점으로 서 대표의 지배력이 더욱 강화되는 모습이다.
서 대표는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ADC와 다중항체로 영역을 확장하겠다"면서 "올해부터 시작해 내년까지 다수의 계열 내 최고(베스트 인 클래스 약물 후보물질을 순차적으로 공개해 항체 명가의 입지를 더 굳건히 할 것"이라고 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1년만에 메모리 가격 하락, 모건의 경고 '현실화 vs 기우'
- '공정위 제재' 카카오모빌리티 "영업비밀 아닌 일반 정보"
- 고파이 원매자 메가존, 피해상환 기준 '2년전 시세' 제안
- [건설사 인사 풍향계]'포트폴리오 전환' DL이앤씨, 플랜트 출신 대거 승진
- [한미 오너가 분쟁]독자행보 나선 임종훈, 이사회 없이 '한미약품' 임총 강행
- 바이오솔루션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 'CTO·CFO' 일선 배치
- 이마트, 신세계건설 공개매수 '유보자금' 활용
- [i-point]한성크린텍, SK하이닉스 512억 대규모 수주
- [i-point]소니드에이아이, ‘브레인봇’ 카자흐스탄 수출
- [i-point]경남제약, 생약성분 목감기약 '인후렉신캡슐' 출시
차지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암 유도 미사일, 'RPT' 시장의 개화]SK바이오팜의 자신감, 테라파워 공급원료에 오너지원까지
- 매출 1000억 에스테틱 매각 기로, LG화학의 결단 결국 항암
- '산 넘어 산' 이오플로우, 이번엔 해외 로펌과 법정 공방
- [암 유도 미사일, 'RPT' 시장의 개화]국내선 가장 빨랐던 퓨쳐켐, 한발 늦은 넥스트 플로빅토 입지
- 신약개발 선언 셀트리온, 캐시카우 사업 다시 'CDMO' 겨냥
- 에스티팜, 신약 체질전환 승부수 'STP1002' 안전성 입증
- [암 유도 미사일, 'RPT' 시장의 개화]'플루빅토'가 연 시장, 잇단 빅파마 조단위 빅딜로 본 가능성
- [미지의 시장 '치매' 개화 길목에 서다]뉴로핏의 레켐비·키썬라 활용법, 'AI'로 관리·치료 밸류체인
- [토모큐브 IPO In-depth]세계 최초 타이틀에도 '보수적' 밸류, 매출 현실화에 방점
- 디앤디파마텍, 'NLY01' 불씨 살린다…새 적응증 2상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