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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환-상호금융권 상견례, '건전성·리스크 관리' 강조 서민금융기관 역할 소홀 지적…부동산PF 신속 해결 주문, 규제체계 정비 예고

김서영 기자공개 2024-09-10 12:46:10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9일 14: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금융권 릴레이 간담회의 일곱 번째 일정으로 상호금융권과 상견례 시간을 가졌다. 김 위원장은 상호금융권이 외형 성장에만 치중해 지역·서민금융기관의 역할에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또 건전성 회복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상호금융권 대표이사진은 새마을금고, 신협 등 사상 최대 적자 상황에 대해 반성하며 금융당국의 부실채권 정리 노력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상호금융권은 건전성 개선 노력뿐만 아니라 김 위원장이 예고한 규제체계 정비에도 대응해야 전망이다.

◇김병환 금융위장, 상호금융권에 '쓴소리'

9일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서울 강남구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 △행정안전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산림청 등 4개 관계부처와 신협, 농협, 수협, 삼림조합, 새마을금고 등 5개 상호금융중앙회 대표이사를 만났다.

지난 7월 31일 취임한 김 위원장은 은행권, 여신전문업계 수장 등을 릴레이로 만나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해당 금융업계의 건의사항을 청취해왔다. 상호금융권 대표이사진과의 만남은 릴레이 간담회에서 일곱 번째 일정이다.

(출처: 금융위원회)

김 위원장은 금융권 현안에 확실하게 목소리를 내는 직설적인 스타일로 알려졌는데 이날 상호금융권 대표이사 간담회에서도 어김없이 지적 사항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최근 상호금융권이 외형 성장에만 치중하여 지역·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소홀하다는 우려가 있다"며 "특히 충분한 자산운용 역량과 자금운용 계획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로 비과세 혜택에 기반한 과도한 수신 경쟁에 치중한 결과 상호금융권의 자산 규모가 리스크 관리 역량을 크게 넘어서는 수준까지 확대됐다"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동일 업무-동일 규제'라는 대원칙을 언급하며 타 금융기관에 준하는 수준으로 규제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배구조, 영업행위, 부실 정리 등 분야별 규제 체계 개편 방향을 순차적으로 관계부처·유관기관과 협의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건전성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또 김 위원장은 "현재 자산규모를 감안할 때도 신속하게 리스크 관리 역량과 자금운용 능력을 확충해야 한다"며 "시스템을 혁신하고 여신심사 능력을 고도화하는 한편, 자산 관리 역량 확충을 통한 운용 안정성 확보도 필수"라고 강조했다.

◇부동산PF 부실에 상호금융권 사상 최대 순손실

특히 이날 간담회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 해결이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김 위원장은 6개월 이내에 PF 사업성 평가에 따른 부실 우려 등급 사업장을 조속히 정리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부실채권 정리 방안과 손실흡수 능력 제고를 위한 조치 등 건전성 회복 방안들도 연말까지 이행해달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상호금융기관인 새마을금고와 신협은 부동산PF 부실에 따라 적자 규모가 크게 불어났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전국 1284개 새마을금고는 모두 1조2019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신협은 337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새마을금고는 창립 1963년 이후, 신협은 1960년 설립 이후 최대 적자를 낸 셈이다.

상호금융권의 대규모 적자는 부동산PF 대출 부실 영향이 컸다. 새마을금고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조3986억원으로 나타났다. PF 대출 부실은 수익성뿐만 아니라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같은 기간 새마을금고 연체율은 7.24%로 작년 말(5.07%)보다 2.17%p 상승했다. 신협은 6.25%로 6개월 만에 2.62%p 상승했다.

상호금융업권은 현재의 위기상황 발생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금융당국의 건전성 관리 강화 노력에 적극 협조하여 부실채권을 조속히 축소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기업대출 및 부동산·건설업 대출에 의지하던 기존 영업 관행을 탈피해 지역과 상생하는 서민금융기관으로서 정체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마지막으로 김 금융위원장은 "최근 상호금융권이 겪고 있는 위기의 해법은 상호금융의 '본질', '기본'으로 돌아가는(Back to basics) 것에서 찾을 수 있다"면서 "지역·서민과 가까이 호흡하면서 축적한 아날로그적 딥데이터(Deep data)를 활용해 지역주민과 서민에게 맞춤형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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