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증권 IB 리빌딩]'톱10 도약' 마지막 퍼즐, 계열 시너지 '극대화'⑤은행·벤처투자 계열사와의 연결고리 '미약'…열쇠 쥔 BNK지주
권순철 기자공개 2024-09-23 13:26:07
[편집자주]
BNK투자증권의 기업금융 리빌딩 작업이 한창이다. 여느 중소형사와 마찬가지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이 막다른 길에 직면하면서 먹거리 확보를 위해 정통 IB 강화를 선택했다. 변화의 폭과 너비는 그 어느 하우스보다 뚜렷하지만 톱10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더벨은 정통 IB 강화를 향한 BNK투자증권의 여정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3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명호 대표가 취임사에서 언급했던 '톱10' 증권사로 도약하기 위해선 전통 IB의 성장판을 막는 족쇄들의 제거가 필수 조건으로 꼽힌다. 특히 은행의 협조뿐만 아니라 벤처투자와의 연결고리가 강화된다면 IPO 비즈니스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8개 계열사들의 협력을 이끌어낸다면 회사채 캡티브 영업도 활성화될 수 있겠지만 결국 지주의 판단에 달렸을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이 자력으로 시장에 안착하길 바라고 있어 기대 이하의 성과가 지속될 시 계열 시너지가 발현될 여력도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톱10 증권사 도약"…9개 계열 시너지 '필수적'
신명호 대표는 연초 취임식에서 자기자본 2조원, 순이익 2000억원 수준의 '톱10' 증권사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기준 이 하우스의 자기자본이 1조1943억원, 순이익이 177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목표까지 갈 길이 멀다. 특히 최근 몇 년 간 수익성이 부진한 상황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신 대표는 전통 IB 강화를 선택, 현재까지 소기의 성과를 거뒀지만 이것을 지속적인 성장으로 연결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그러기 위해선 전통 IB 섹터에서 발생하는 수익 비중을 더욱 확대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그동안 잘 활용하지 못했던 '계열 시너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금융계열 증권사는 ECM, DCM 비즈니스에서 일반적으로 비금융계열 증권사 대비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크다"면서 "최근 IPO 실적이 크게 개선된 KB증권이 그룹 차원에서 전사적으로 IB를 지원해준 대표적인 예시"라고 밝혔다.
특히 IPO에서 BNK증권이 기대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지만 아직까지는 미약한 상황이다. 당초 그룹은 벤처투자 계열사가 우수한 스타트업에 선제적 투자를 단행한 후 어느 정도 성장하면 증권 계열사와 IPO 주관 계약을 맺는 로드맵을 구상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BNK증권이 벤처투자로부터 주선을 받아 파트너십을 맺은 케이스는 0으로 나타났다.
BNK벤처투자가 지방금융지주 산하 VC 중 최대 운용규모를 자랑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아쉬운 상황이다. 한 대형 금융계열 증권사 IPO 관계자는 "직접적인 주선이 없어도 벤처투자나 운용사가 상장예비기업에 전화 한 통만 해줘도 증권사 입장에서는 접근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면서 "그룹 차원에서 밀어줘야 하는 사안"라고 덧붙였다.
◇'계열 시너지 발현' 열쇠 쥔 지주…신설 IB금융본부 '비밀병기'
부산·경남은행과의 협업도 향후 성장을 위한 핵심 발판으로 여겨진다. 지난 6월 말 기준 부산은행의 원화대출금 85%, 경남은행의 77%가 부울경 지역에 집중돼 있다. 양행 모두 중소기업 대출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어 코스닥 상장 추진 의사가 있는 기업을 증권에 주선해줄 수 있다. 다만 아직 이와 같은 사례는 없다.
두 은행의 존재는 BNK증권의 DCM 영역 확장에 있어서도 중추적이다. 신 대표가 일반회사채 영업도 강조한 만큼 그간 교류가 많지 않았던 양사의 RM들이 공동영업에 나설 가능성도 새롭게 부상했다. 특히 지주의 최대주주인 롯데그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롯데 계열사 회사채 주관을 도전해볼 수 있다.
회사채 캡티브 영업 개시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결국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은행들과 더불어 기타 계열사들의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데 마냥 녹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증권업계에서 진단하듯 그룹 차원에서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주도할 필요가 있지만 현재 BNK지주의 스탠스는 다소 미온적이다.
지주는 BNK증권이 현재 시점에서는 다른 계열사들의 도움으로 성장할 단계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지주 관계자는 "지난 몇 년 동안 지주에서 여러 지원을 단행했음에도 아직 홀로 일어서기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캡티브 영업이나 IPO 주관에 있어서 다른 계열사들의 도움을 받기보다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결국 신명호 대표가 직면한 다음 과제이자 최대 난제는 지주의 협조를 이끌어낼 정도로 전통 IB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것이 유력해 보인다. 쉽지 않은 여정이 될 전망이나 기대 요소도 적지 않다. 현재 인수금융을 전담하고 있는 신설 IB금융본부가 대표적인 비밀병기로 꼽힌다.
IB금융본부와 기업금융본부 사이 업무 영역이 극명히 구분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 전자는 인수금융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정 본부장(전무)을 포함해 김인수, 김형조, 우영기 상무 모두 인수금융 파트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ECM과 DCM에 집중하고 있는 기업금융본부와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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