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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 밸류업 점검]경영승계, 주주환원 '방향성' 결정할 잠재 요인④오너 3세 정경선 전무 지분율 0.45% 불과…배당이 지분 승계 '자금줄' 되나

강용규 기자공개 2024-09-27 12:43:00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공개하는 기업들이 속속 나타나는 가운데 현대해상은 아직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시장과 공유하지 않았다. 검토마저도 신중한 모습이다. 현대해상의 기업가치 평가에 기준이 되는 여러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5일 15:0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말 정몽윤 대표이사 회장의 아들 정경선씨가 전무로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후계 수업이 시작됐다. 지분 이동을 수반하는 오너 경영권 승계 역시 멀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 전반의 시선이다.

정 전무의 현대해상 지분율이 아직 크지 않은 만큼 지분의 승계는 장기간에 걸친 작업이 될 공산이 크다. 정 회장 보유지분의 가액이 수천억원에 이르는 만큼 오너 일가의 자체 자금에만 기대기보다는 주주환원 활동과 맞물려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참여 시작됐지만…여전히 미약한 정경선 전무 지분율

25일 기준으로 현대해상의 특별관계자 지분율은 22.85%(2043만355주), 전문경영인을 제외한 오너 일가만의 지분율은 22.83%다. 정몽윤 회장이 22%(1966만8000주)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 중이며 아들 정경선 전무가 0.45%(40만6600주), 딸 정정이 현대하임 사내이사가 0.38%(34만3475주)를 각각 들고 있다.

정정이 이사는 1984년생으로 정경선 전무보다 나이가 2살 많으나 현대해상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은 채 계열사 사내이사로만 일하고 있다. 반면 정 전무는 지난해 12월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로 현대해상 경영에 참여하면서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

정 전무는 2006년 현대해상 주식 2000주를 장내매수하면서 처음으로 특별관계자에 이름을 올린 뒤 꾸준히 지분을 모아 왔으나 2021년 3월의 5만주 매입 이후로는 지분을 사들이지 않고 있다. 경영수업을 본격화한 만큼 향후 현대해상 지분의 매입 역시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 전무의 현대해상 경영권 승계는 결국 아버지 정 회장의 지분 22%를 물려받아야 완결된다. 문제는 비용이다. 최근 현대해상 주가 수준을 고려할 때 지분 22%의 가액은 6500억원에 이른다. 정 전무가 현대해상에서 받을 보수만으로는 충당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배당 중점' HD현대 시나리오, 현대해상에서도 나타날까

같은 범현대 계열 HD현대그룹의 지분 승계작업과 비슷한 시나리오가 현대해상에서도 나타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2018년 아버지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으로부터 3000억원을 증여받은 뒤 이를 그룹 지주사 현대로보틱스(현 HD현대) 지분 5.1%의 확보에 투입했다. 이후 배당을 통해 증여세 및 지분 승계의 실탄을 모으는 중이다.

이 시나리오의 핵심은 배당이다. HD현대는 별도기준 순이익의 70% 이상이라는 높은 배당성향을 통해 오너의 지분 승계자금 마련을 지원 중이다. 철저한 자본감독이 요구되는 금융기업의 특성상 현대해상이 HD현대처럼 극적인 배당성향 인상에 나설 여력은 그다지 크지 않다.

그러나 현대해상은 20년 넘게 별도기준 20% 이상의 배당성향을 유지하는 안정성이 매력으로 꼽힌다. 정 전무의 경영수업이 이제 막 시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배당성향을 급진적으로 높이지 않더라도 장기적인 배당의 안정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

지분 승계 지원의 관점에서 볼 때 현대해상이 자사주의 매입이나 소각 등 자사주를 활용한 주주환원을 강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된다. 배당이나 자사주 활용이나 모두 배당가능이익이라는 공통 재원의 한도 내에서 이뤄지는 주주환원 활동이지만 배당과 달리 자사주 활용은 주주에 직접 현금을 안기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해상은 현재 기준으로 지분율 12.29%(1098만5500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과거에는 현대해상이 기업 분할 등으로 자사주의 의결권을 부활시키는 '자사주의 마법'을 승계 과정에 활용할 수 있다는 추측도 제기됐다. 그러나 당국이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입법 변경을 통해 자사주에 분할 기업의 신주 배정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이는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되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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