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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콜마비앤에이치 vs 코스맥스엔비티]각기 다른 건기식 사업 진출기, 지휘 방법도 '상이'①법인 설립과 지분인수, '대표·기타비상무이사' 오너일가 영향력 무시 못 해

김혜중 기자공개 2024-12-05 12:35:14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2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콜마비앤에이치와 코스맥스엔비티는 명실상부 국내 대표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 개발생산(ODM)기업이다. 모회사로 국내 최대 규모 화장품 ODM 기업을 두고 있다는 점, 해외 영토를 중심으로 활발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많은 공통점을 지닌다.

다만 두 기업은 태동 배경 및 경영 방식에서는 갈린다. 콜마비앤에이치는 국내 최초 연구소기업으로서 민관 합작 법인으로 시작한 반면 코스맥스엔비티는 건기식 사업 확장 의지를 가진 코스맥스그룹에 2014년 피인수 됐다. 현재 두 회사 모두 오너일가의 경영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콜마비앤에이치는 오너 2세가 직접 지휘하고 있고 코스맥스엔비티는 전문경영인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민관 합작 법인으로 시작, 오너 2세 윤여원 경영능력 '시험대'

콜마비앤에이치의 전신은 '㈜선바이오텍'으로,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콜마가 2004년 공동 출자해 설립한 국내 최초 연구소 기업이다. 연구소 기업이란 국립연구기관이나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지적 재산권이나 노하우, 현금 부동산 또는 연구시설 등을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민관 합작법인으로서 국가 차원에서의 연구개발 능력 증대 및 사업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탄생했고,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빠르게 사세를 확장한다. 연구소기업 1호로 승인된 2006년 곧바로 음성공장을 준공했고 2008년에는 대전공장도 완공하며 생산 능력을 확대해 나갔다. 2010년대부터는 본격적으로 수출에도 나선다. 미주 수출을 시작으로 유통기업인 애터미를 통해 일본과 캐나다 등에도 건강기능식품을 공급했다.

분기점이 된 건 2013년이다. 사업 확대를 위해 한국콜마가 2011년 인수한 건강기능식품 기업 '한국푸디팜'과 선바이오텍을 합병시키며 동시에 사명을 지금의 '콜마비앤에이치'로 변경했다. 사명 변경 직후인 2015년에는 스팩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도 진출하면서 자본금을 크게 늘려 확장 기반을 닦았다.

이후 콜마비앤에이치는 두 명의 전문경영인을 공동대표로 앉혀 경영을 이어갔다. 상장 직후 회사의 재무조직 체계 등을 구축한 백인영 전 대표와 한국푸디팜 대표이사였던 정화영 전 대표를 필두로 경영에서의 자율성을 제공했고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은 사내이사로만 자리했다.


2015년 8월부터는 콜마그룹 오너 2세인 윤여원 사장이 콜마비앤에이치 사내이사로 배치됐다. 이후 5년동안 콜마비앤에이치 경영에 참여하면서 전문성을 축적했고 2020년에는 사장 승진과 동시에 공동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보폭을 확대했다. 정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하다가 2024년 1월 단독대표로 자리하면서 홀로서기에 나섰다.

상장 후 콜마비앤에이치가 단독대표 체제를 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콜마비앤에이치를 오랜 기간 이끌어 온 전문경영인에게 경영 일선을 맡겼지만 오너 2세의 독립 경영이 시작되면서 윤 대표로서는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특히 건강기능식품의 인기가 고점을 찍었던 2020년 이후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은 우하향 중으로, 외형과 수익성 모두에서의 턴어라운드가 필요한 시기다.

◇건기식 '영토확장' 뚜렷한 목표의식, 전문경영인 체제 '유지'

코스맥스엔비티는 2002년 건강기능식품 연구개발생산 전문기업 ‘뉴트리바이오텍’으로 설립됐다. 본격적인 확장에 나선 건 2007년부터로, 기술연구소 설립과 함께 생산공장을 완공했고 2010년엔 미국위생협회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적합 인증(GMP 인증)을 받으며 해외 영토 확장의 기반을 닦았다.

코스맥스그룹 품에 안긴 건 2014년이다. 코스맥스그룹 지주사인 코스맥스비티아이는 2014년 183억원을 들여 코스맥스엔비티 지분 46.73%를 인수하면서 종속회사로 편입시켰다. 이듬해 12월에는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하면서 사업 확대를 본격화했다.

당시 코스맥스엔비티는 북미와 호주 지역을 주요 거점으로 삼고 해외 사업 확대에 나섰다. 2014년 미국 법인 설립, 이듬해 11월 달라스 지역에 생산 공장을 지었고 2016년에는 호주에 법인을 세우고 2017년 공장 완공에 성공한다. 가파른 외형 확장 속 2019년 지금의 코스맥스엔비티로 사명을 변경하고 코스맥스그룹과 CI를 통일해 그룹의 브랜드 파워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인수 이후 코스맥스엔비티는 기존 경영진의 경영권을 보장했다. 2002년 뉴트리바이오텍 설립 때부터 대표이사를 맡아 온 권진혁 사장, 회계 및 자금을 총괄하던 신윤서 상무이사를 모두 이사회 등기임원으로 유지시켰다.

코스맥스엔비티는 코스맥스그룹으로 편입되기 이전부터 매출액 중 수출 비중이 54%에 달할 정도로 해외 사업에서의 경쟁력을 갖고 있었다. 여기에 2013년에는 이미 중국 상해에 해외 법인을 설립하면서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에 경영진을 교체하기보다는 기존 사업 방향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인수 시지너를 확보한 모습이다.


변화가 감지된 건 2018년부터다. 권진혁 전 대표가 사임하고 외부 인사인 이윤종 대표가 영입됐다. 이와 함께 코스맥스엔비티 미국 법인장을 맡고 있던 코스맥스그룹 오너 2세 이병주 사장이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린다. 대표이사는 아니지만 영업마케팅을 총괄하는 CMO로서 경영 보폭을 확대했다.

현재는 전문경영인 윤원일 대표가 단독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또다른 오너 2세이자 장남인 이병만 사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자리한 형태다. 전문경영인 체제가 유지되고는 있지만 등기임원으로서 오너일가의 지배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 속 지주사 대표를 겸하고 있는 이병만 대표의 경영 보폭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상이하게 태동한 콜마비앤에이치와 코스맥스엔비티는 현재 모두 오너일가의 지배력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경영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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