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계륵' 블록체인 계열사 손질 나서나 그라운드엑스 합병설 제기, '우후죽순' 만든 해외 자회사 정리 필요
노윤주 기자공개 2024-12-09 07:50:11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6일 08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엑스를 바라보는 카카오의 고심이 깊다. 수년간 성과가 나지 않아 타 계열사와의 합병설이 제기되고 있다.그간 그라운드엑스 매출을 책임졌던 용역 원청사 '클레이튼'도 라인넥스트 블록체인 '핀시아'와 통합헤 '카이아'로 재편됐다. 관계가 멀어지면서 이제는 무작정 그라운드엑스와 수백억원 단위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
선택과 집중 기조하에 코인 발행을 위해 해외에 만들어둔 중간 지주사들 정리 필요성도 대두된다.
◇코인발행 위해 만든 해외 계열사만 세 곳
6일 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그라운드엑스를 비롯한 블록체인 계열사 축소를 고민하고 있다. 카카오는 그라운드엑스 설립 초기 가상자산을 발행하기 위해 해외 계열사로 지분을 우회 보유하는 복잡한 지배구조를 만들었다.
'카카오→카카오G(Kakao G Corp.)→판제아(Panzea Pte. Ltd.)→크러스트유니버스(Krust Universe Pte. Ltd.)→그라운드엑스'로 이어지는 구조다. 카카오G는 일본, 판제아와 크러스트는 싱가포르에 설립했다. 그라운드 엑스를 보유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사업을 하지 않는 지주사들이다.
2019년 클레이튼 발행 당시에는 그라운드엑스가 발행과 운영을 모두 맡았지만 2021년 크러스트에게 모든 사업, 일부 인력을 이관했다. 그라운드엑스는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었다.
현재는 코인 운영권을 독립 재단인 '클레이튼 재단(현 카이아재단)'으로 넘기면서 사업을 완전 분리했다. 코인 리스크를 제거하면서 굳이 여러 계열사를 둘 필요가 없어졌다. 초창기 만들어둔 지배구조가 계열사 축소를 추진하고 있는 지금에 와서는 숫자만 늘리는 계륵이 된 셈이다.
◇수익성 문제도 대두…사업 축소설은 부인
성과가 나오지 않는 점도 고민일 수 있다. 그라운드엑스는 가상자산 지갑 클립을 운영하고 있다. 단순 지갑만으로는 매출이 나지 않는다. 이에 수익사업을 만들어보고자 한때 클립 안에서 대체불가토큰(NFT)를 거래할 수 있는 '클립 드롭스' 서비스도 출시했었다. 카카오가 보유한 주요 IP를 NFT로 만드는 게 핵심이었다.
클립드롭스는 서비스 초기 판매액 1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성장했지만 NFT 불황이 예상보다 빨리 찾아오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국 올해 10월 국내 기업 세번째공간에 클립드롭스 사업을 매각했다.
매출 대부분을 클레이튼 용역에 의지해온 것도 문제다. 작년 말 기준 그라운드엑스 매출은 342억원이다. 이 중 용역매출이 326억원에 달한다. 밀접한 관계가 있는 클레이튼 재단으로부터 받은 용역대금만 298억원이다. 현금이 아닌 가상자산으로 수령했다. 서비스 운영에서 나오는 수수료매출은 5885만원에 불과했다.
클레이튼은 라인넥스트 핀시아와 블록체인·코인을 통합해 카이아 재단으로 재탄생했다. 동시에 재단 보유 물량을 제거하는 '제로리저브' 계획도 밝혔다. 리저브는 재단 운영 재원이기도 하다. 앞으로는 재단도 노드 운영, 블록체인 거래 수수료 등 수익을 내 운영비를 충당해야 한다. 더는 수백억원 단위 용역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에 업계서도 계열사와 수익성 두 측면에서 그라운드엑스를 다른 기술 계열사와 합치는 게 합리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미 연중 한차례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내부 직원 사이에서도 향후 거취가 명확하지 않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라운드엑스 측은 사업 축소설을 부인했다. 그라운드엑스 관계자는 "사업 축소 계획은 없다"며 "이달 중순부터 클립 별도 앱에서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이를 활용해 사업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카카오는 그라운드엑스에 올해 7월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운영자금으로 50억원을 투입했다. 업계서는 유상증자와 사업 구조 개편은 큰 연관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브레인 사업 양수 2주 전에도 유상증자로 360억원을 투자한 바 있기 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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