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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사전협상제도 성과 점검]'47층 개발' 리버사이드호텔, 속전속결 추진인센티브 3종 적용, 용적률 최고 1023% 가능…소유주 가우플랜 직접 시행

박새롬 기자공개 2024-12-10 07:18:04

[편집자주]

서울시가 사전협상제도를 도입한 지 15년이 지났다. 용도지역 상향 등으로 민간사업자의 사업성을 높여주고, 개발이익 일부를 공공기여로 확보함으로써 민간 개발사업의 활성화와 도시균형발전을 동시에 촉진하는 '좋은 개발'을 목표로 한다. 그동안 사전협상제도를 통해 활성화 된 민간개발사업 사례를 짚어보고 현재 진행 중인 사전협상 대상지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6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981년 잠원동에 문을 연 더리버사이드 호텔은 최고 47층 높이 호텔·오피스텔 등이 포함된 복합시설로 재탄생을 앞두고 있다. 이곳은 기존의 호텔 용도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용적률을 최대로 받아 '고밀·복합개발'이 추진된다.

서울시가 지난해 도입한 '사전협상 인센티브 3종' 모두 적용받은 최초 사업지다. 사전협상 자체도 큰 갈등 없이 속전속결로 완료됐다. 협상이 원만하게 끝난 배경에는 리버사이드호텔 소유주가 자금조달 등 사업 시행 전반을 단독으로 주도한다는 점이 꼽힌다.

◇내년 초 지구단위계획 확정 후 착공…공공기여 1492억원

서울시에 따르면 더리버사이드호텔 부지 개발사업에 대한 지구단위계획이 내년 초 결정고시될 전망이다. 지난 8월 사전협상이 마무리되고 열람공고를 거친 바 있다. 내년 초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구단위계획이 최종 확정되는 절차가 남았다. 심의를 통과하면 건축 인허가를 거쳐 빠르면 내년 중에 착공에 들어가 2028년 준공한다는 목표다.

토지소유주 가우플랜은 지난해 5월 서울시에 사전협상 대상지 선정을 신청했다. 이후 서울시 검토를 거쳐 약 6개월 만에 시와 토지소유주 간 사전협상이 마무리됐다. 이후 건축혁신형 사전협상 인센티브를 받고 별도의 건축위원회 심의를 준비하기 위해 추가로 6개월이 걸려 올해 8월 사전협상이 마무리됐다.

서울시 사전협상 결과 리버사이드호텔은 기존의 13층짜리 3성급 호텔에서 최고 47층, 5성급 호텔 및 오피스텔이 들어서는 '한강변 고층 랜드마크'로 개발 가능해졌다. 연면적 11만2246㎡의 기존 건축물에 호텔(5만7342㎡), 호텔부속시설(2만4464㎡), 오피스텔(3만440㎡) 등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용도지역은 제3종일반주거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상향됐다. 기존 697㎡에 불과하던 일반상업지역 비율이 사전협상을 통해 5794.9㎡ 증가, 총 6491.9㎡로 변경됐다. 전체의 74%가 일반상업지역에 해당한다. 제1종일반주거지역은 그대로 2166.7㎡(24.7%), 제3종일반주거지역은 기존 5911㎡에서 116.2㎡로 감소했다.

강남도심이자 역세권에 위치한 대상지의 입지를 고려할 때 상위계획에 부합하는 복합개발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됐기 때문이다. 호텔은 강남과 강북을 잇는 한남대교 남단과 경부간선도로 관문에 위치해 있다. 서울시는 저층부에는 풍부한 녹지 공간을, 고층부에는 관광숙박시설 등을 계획해 향후 신사역, 잠원·반포한강공원 등 일대를 대표하는 관광거점으로 기능할 수 있게끔 지원했다.

사전협상 인센티브 3종 △건축디자인 혁신 △탄소제로 △관광숙박이 모두 적용됐다. 그 결과 최대 용적률 약 1023% 이내에서 서울시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사전협상 인센티브 3종은 디자인 혁신·친환경·관광숙박시설 용도의 건축물을 지으면 용적률을 최대 330%포인트 추가 완화해주는 제도다. 준주거지역에서 일반상업 용도로 변경할 경우 최대 용적률이 1130%까지 높아질 수 있다. 공사비가 많이 드는 혁신건축 디자인과 친환경 인증 건축물 등의 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그 덕분에 공공기여계획과 상한용적률 인센티브 적용 기준을 준수한다는 전제 하에 상한용적률 1023.6% 이내로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최고 높이는 280m 이하, 건폐율은 60% 이하로 계획됐다.

지구단위계획에는 사전협상을 통해 결정된 총 1492억원 상당의 공공기여 방안도 반영될 예정이다. 전체의 80% 정도가 현금 기부채납으로 이뤄져 강남권 외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기금으로 편성된다. 서울시는 강남권 대규모 부지 개발사업을 통해 얻는 계획이득의 상당부분을 현금으로 공공기여 받고, 기반시설·주민공동시설 등이 부족한 타 자치구에 활용하는 기조를 펼치고 있다. 아직까지 강남권 사전협상 완료 부지 가운데 착공에 들어간 곳은 없지만, 내년 착공을 앞두고 있는 강남구 역삼동 르메르디앙 호텔 부지 개발사업도 비슷한 규모로 현금 기부채납을 받기로 약속돼있다.

1978년 경부고속도로변 완충녹지로 지정된 시설녹지(2166.7㎡)도 기부채납될 예정이다. 이 구간의 시설녹지는 그동안 호텔이 소유한 구간만 단절돼 있었다. 토지소유주는 지구단위계획이 결정되는 즉시 기부채납하기로 서울시와 합의했다. 기부채납될 녹지는 230억원 상당으로 전체 공공기여의 15%에 해당한다. 호텔 구간에서 분절됐던 녹지가 연결되면 약 50년 만에 강남권 최장 녹지축이 완성된다. 이밖에 경부고속도로~강남대로 직결램프, 공영주차장, 경로당 설치도 반영될 예정이다.


◇가우플랜 단독 소유·시행 전담…옛 나산그룹 회장 '가족기업'

리버사이드호텔은 1981년 강남의 첫 특급호텔로 문을 열었다. 이후 1990년대 들어 부도로 인해 호텔 주인이 계속 바뀌었다. 1995년 경매로 나온 지 10년 만인 2005년 하이브리드건설이 487억원에 낙찰받았다. 이후 안병균 나산그룹 전 회장(창업주)이 2008년 인수했고 2010년 하이브리드건설 사명을 '가우플랜'으로 변경했다. 현재는 안병균 전 회장의 아들 안필호씨가 가우플랜의 대표를 맡고 있다.

리버사이드호텔 건물과 부지는 가우플랜이 단독으로 소유하고 있다. 개발사업 자금 조달 등 사업 시행 전반을 소유주가 전담하는 구조다. 가우플랜은 사실상 '가족 기업'을 통해 사업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우선 가우플랜의 최대주주는 지분 47%를 보유한 ㈜선운이다. 선운은 27홀 규모의 필로스골프클럽을 운영하는 업체로, 안병균 전 회장과 안필호 대표가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안 대표는 가우플랜에 1176억원 규모의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가우플랜은 특수관계자인 선운과 부림비엠㈜으로부터 장기차입금 980억원에 대해 자금보충약정도 받고 있다. 부림비엠은 1992년 설립된 소규모 기업으로 안 전 회장의 부인 박순희 씨가 대표이사(대주주)다. 박씨는 부림비엠 지분 86.67%를 보유했다.

안 대표는 선운이 출자한 ㈜버티비전을 통해 경북 포항에서 필로스호텔을 운영하기도 했다. 필로스호텔은 지난 2007년 자금난으로 부도가 발생하자 2008년 버티비전이 인수해 2009년 영업을 재개했다. 그러다 2022년 경영난으로 영업을 중단했다.

안병균 전 회장은 요식업, 의류사업으로 사업을 시작해 나산실업, 나산산업, 나산종합건설 등을 설립하며 그룹 규모로 회사를 성장시켰다. 1997년에는 13개 계열사와 매출 1조3000억원을 기록하며 중견그룹으로 몸집을 키웠다. 하지만 무리한 자금 차입 여파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했다. 결국 나산그룹은 1998년 1월 최종 부도를 내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으나, 안 전 회장 일가는 여전히 가우플랜과 부림비엠 등을 통해 사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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