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중기 대출' 강화 영업기조 이어질까 정진완 행장 후보, '중기 특화센터' 설립 선봉…수익성·자본비율 관리 과제
최필우 기자공개 2024-12-12 12:50:31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0일 14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진완 중소기업그룹장 부행장(사진)이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추천되면서 기업금융 영업 전략에 관심이 모인다. 조병규 행장 체제 우리은행은 전통적으로 강점이 있는 대기업 영업 의존도를 낮추고 중소기업 대출 영업 경쟁력을 보강하는 전략을 펼쳤다. 중소기업 특화센터를 설립하며 전략을 뒷받침한 장본인이 정 부행장이다.정 후보가 중소기업 영업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만큼 중기 대출 중심 영업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일각에서는 중소기업 대출에 영업력이 집중되면 수익성 관리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비율 관리를 위해서도 중소기업 대출 전략과 기준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조병규 행장 재임 기간 중기 대출 14% 성장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13일께 임원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정 후보의 뒤를 이어 누가 중소기업그룹장 자리를 맡을지가 이번 인사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우리은행은 전통적으로 대기업 영업을 담당하는 기업그룹(현 CIB그룹)이 핵심 조직으로 꼽혔다. 대기업 영업에 특화된 옛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하면서 우리은행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11개 주채무계열의 주채권은행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주채무계열을 고객으로 보유하고 있다.
중소기업 영업에 방점이 찍힌 건 지난해 조 행장이 취임하면서다. 조 행장은 대기업 영업에 특화된 경력을 갖고 있다. 본점기업영업본부 지점장, 대기업 심사부장 등을 거쳐 기업그룹장을 지냈다. 이같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기업 영업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조 행장은 중소기업 영업을 더 강조했다.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위해 기존 대기업 영업 경쟁력을 활용하는 것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대출에서도 발전이 필요하다고 봤다.
정 후보는 조 행장 임기 동안 중소기업그룹장으로 재직하면서 중소기업 영업 전략을 짰다. 대기업 영업에 특화된 조 행장 입장에선 중소기업 부문에서 힘을 실어줄 인물이 필요했는데 정 후보가 적임자였다. 정 후보는 전국 곳곳에 중소기업 특화 점포인 BIZ프라임센터 설립을 주도했다. 지난 3분기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136조170억원으로 조 행장 취임 전인 지난해 2분기 119조7230억원에 비해 16조2940억원(13.6%) 증가했다.
우리금융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정 후보를 차기 행장으로 낙점한 건 중소기업 중심 영업 전략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정 후보는 조 행장 체제의 핵심 경영진으로 재직한 만큼 경영 연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정 후보 재직 기간 중소기업 중심 영업 전략에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연계 영업·리밸런싱 어려움 감안해야
행내에서는 중소기업 대출 영업 강화를 지속하려면 일부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수익성과 자본비율을 염두에 둬야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기업 영업은 다른 영업 파트와 시너지를 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평이다. 대기업 영업은 법인 대출 뿐만 아니라 해당 법인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퇴직연금 등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중소기업 대출은 단일 법인 대출 건으로 영업이 끝나는 경우가 많아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한계가 있다. 중소기업 대출 후에도 고객사와 관계를 지속 발전시킬 수 있는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
대출 잔액을 늘리는 것 뿐만 아니라 추후 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대출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위험가중자산(RWA) 감축을 위해 중소기업을 대출 잔액을 줄여야 할 때 리밸런싱 대상 법인이 다른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경우 불가피하게 대출을 유지해야 해 자산 리밸런싱과 자본비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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