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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건설, 재무구조 리스크로 번진 '디벨로퍼 프로젝트' 거제 삼호시트론시티 소유권 이전·인허가 지연…강윤호 대표 '리스크 관리' 방점

박새롬 기자공개 2024-12-13 08:05:42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2일 0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L건설이 출자한 개발 사업들이 난항을 겪고 있다. 사업 포기나 법적 분쟁, 채무인수 등으로 이어지면서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DL건설이 출자한 디벨로퍼 프로젝트가 상당수 위기를 겪고 있다. DL건설은 최근 경남 거제시 군사대체시설 기부채납 및 양여 사업에 대해 시행사 삼호시트론시티의 대출채권 원리금 687억원을 대위변제했다. 시행사가 지난 8월 말까지 부지 소유권을 확보하기로 했지만 불발되며 IBK캐피탈과 맺은 700억원 규모 대출약정 만기 연장에 실패했다. 대출 만기는 지난달 29일까지였다.

삼호시트론시티는 경남 거제시에 있는 군부대(육군 제39사단 117-3대대)를 이전한 뒤 이 자리에 주거시설을 짓는 개발사업을 위해 2020년 3월 설립된 시행사다. DL건설의 삼호시트론시티 출자지분율은 17.5%다. 단 의결권 지분율이 23.3%로 유의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DL건설은 관계기업으로 분류했다.

DL건설은 2020년 5월 삼호시트론시티를 통해 새 부지에 군사시설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8월 준공했다. 하지만 기존 부지 소유권을 넘겨받지 못하며 공동주택 개발사업 진행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민간사업자가 기존 부대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신규시설을 건립해 주는 대신, 기존 부지 일부를 사업비로 정산받는 구조다. DL건설이 받게 될 부지면적은 6만8914㎡(2만847평)으로, 총 투자비에 상당하는 규모다. 해당 부지에서 도시개발사업을 진행, 아파트 건설과 분양으로 사업비를 회수할 예정이었다.

DL건설 관계자는 "향후 시행사 지분 취득 및 거제시로부터 반환채권 또는 토지 확보를 통해 손실을 축소할 예정"이라며 "다만 아직 소유권 이전과 아파트 개발 사업 관련 인허가가 완료되지 않아 향후 착공 일정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DL건설이 2020년 추진한 '남원테마파크' 개발 사업도 완공 후 좌초된 상태다. 남원테마파크㈜ 지분 25%를 취득해서 참여한 개발 사업이다. 시행법인은 PF 대출로 405억원을 조달해 2022년 6월부터 모노레일과 짚와이어 등을 갖춘 테마파크를 완공했지만 남원시가 사업 재검토에 나서며 기부채납과 사용수익 허가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준공 이후 영업을 제대로 개시하지 못한 채 올해 2월 영업이 중단됐다. 현재 대주단과 남원시는 법적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지분 100%를 인수한 김포 사우 북변지구 도시개발사업도 사업성 우려가 높아 향방이 불투명하다. 이 사업은 2018년 김포도시관리공사의 민간제안사업으로 시작됐다. 2020년 김포도시관리공사 50.1%, DL건설 34.9%, 대림 10%, 교보증권 5% 등이 출자한 특수목적법인(SPC) 사우북변도시개발이 설립됐다. 하지만 2022년 들어 김포도시관리공사가 사업성 악화를 이유로 발을 빼면서 그해 11월 DL건설이 지분을 100% 확보해 자체개발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이처럼 디벨로퍼 프로젝트에서 리스크가 발생하면서 재무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DL건설 유동성과 재무구조는 부정적인 흐름을 보인다. 올해 3분기 말 연결기준 부채 총계는 1조1383억원으로 지난해 말 9549억원보다 1834억원(19.2%)증가했다.

유동부채 가운데 매입채무와 계약부채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매입채무 및 기타채무는 지난해 말 3922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5850억원으로 20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매입채무는 향후 거래처에 갚아야 하는 채무로 자금회전이 원활하지 않을 때 늘어난다. 계약부채는 1033억원에서 1350억원으로 늘었다.

2022년 말 74.9%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92.8%에서 올해 3분기 말 109.4%까지 증가했다. 다만 여전히 200%를 하회하고 있어 안정적인 수준에 속한다. 다만 이자보상배율은 지난해 말 8.1배에서 올해 3분기 말 1.8배로 크게 낮아졌다. 영업이익이 490억원에서 146억원으로 감소한 반면 이자비용은 60억원에서 81억원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999억원이다. 지난해 말 6371억보다 줄었다. 단기매출채권은 2022년 말 2716억원에서 지난해 말 3399억원, 올해 3분기 말 4984억원으로 증가했다. 매출채권 증가는 대금 회수가 지연되거나 부실 채권이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지급여력을 가늠할 때 사용되는 유동비율은 180%을 기록했다. 향후 1년 간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 대비 현금화가 예상되는 자산의 규모가 180%에 해당한다는 의미다. 건전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2022년 말 225%, 219%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유동부채가 2022년 말 5989억원에서 3분기 말 9398억원으로 약 2년 만에 3409억원 증가했다.

DL건설은 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단행된 2021년부터 디벨로퍼 사업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나섰지만 부동산경기 침체 장기화로 개발사업이 진행이 지지부진해졌다. 수주 규모도 급감했다. 올해 DL건설의 디벨로퍼 사업 누적 신규수주액은 65억원에 불과해 지난해 3분기 말 4650억원 대비 크게 줄었다. 앞서 2022년 3분기에서 2023년 3분기까지는 3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올해는 신규 수주가 전무했던 셈이다.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디벨로퍼사업은 모두 DL건설 과거 경영진들이 추진하던 사업인 만큼 경영진 교체 이후 디벨로퍼사업의 비중이 축소됐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 8월 선임된 강윤호 대표는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두고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작업에 집중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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