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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더 강력한 'MAGA'로 무장한 트럼프, '제재 폭풍'에 대비하라'제재 전쟁: 피 흘리지 않는 전쟁이 온다'…워싱턴 특파원 출신 조의준 대표가 제시한 제재전략

정명섭 기자공개 2024-12-13 13:01:52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1일 0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가 제47대 미국 대선에서 압승하며 4년 만에 백악관으로 돌아왔다. 트럼프 2기 내각은 30~50대의 충성심 높은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위대하게)' 신봉자들로 채워졌다. 더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펴겠다는 일종의 예고편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새로운 패권 전략은 무엇일까. 트럼프 집권 1기인 2016∼2021년 조선일보에서 워싱턴 특파원을 지내고 현재 제재 컨설팅업체 생크션랩을 이끄는 조의준 대표는 신간 <제재 전쟁: 피 흘리지 않는 전쟁이 온다>에서 트럼프가 제재와 수출 통제로 '피 흘리지 않는 전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파원 시절부터 7년간 틈틈이 모은 제재 관련 자료를 망라했다.

트럼프는 집권 1기 내내 "미국은 세계 경찰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에게 '아메리카 퍼스트'란 군사 개입을 줄이고 자원과 인력을 자국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대신 외교와 전쟁 사이의 새로운 수단으로 제재를 택했다. 피를 흘리지 않으면서 상대를 말려 죽일 방법이다.

<제재 전쟁: 피 흘리지 않는 전쟁이 온다> 표지


미국은 1·2차 제재, 수출 통제, 금융 제재라는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 모든 제재는 서로 연결돼있다. 이는 미국 입장에서 최선의 선택이다. 수출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5%에 불과한 데다 그마저도 고부가 가치 상품이 대부분이라 미국이 제재 대상 국가로 바로 수출하는 경우는 드물다.

셰일 혁명으로 중동 국가들보다 더 많은 원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하며 에너지 안보를 스스로 충족할 수 있게 된 점도 미국이 글로벌 공급망을 옥죌 수 있게 된 배경으로 지목된다. 글로벌 무역에서 40~50% 비중을 차지하는 '달러화'는 금융 제재를 가능케 하는 강력한 무기다.

현재 미국은 전 세계를 상대로 다른 국가나 국제기구보다 3배 많은 제재를 가하고 있다. 제재 대상 국가는 전 세계의 3분의 1에 달한다. 덕분에 워싱턴DC에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제재 산업이 생겨났다. 외국 정부와 기업들은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고 로펌과 로비 업체들은 제재 담당 정부 관리들을 고용하고 있다.

제재 대상인 중국과 러시아는 물물 교환 방식의 무역으로 제재를 피하고 있다. 금융기관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국경에서 상호 물자 교환 방식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실제로 2021년 한 중국 기업은 200만 달러 규모의 자동차 전기 부품을 이란에 수출하고 대가로 피스타치오를 받았다.

저자는 우방국인 한국도 제재로부터 안심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미국은 결정적인 순간에 압류와 제재 카드를 꺼낸다. 올 2월 경남 김해 소재의 한 무역업체는 군사용 제조 무기에 쓰일 수 있는 설비를 러시아에 수출했다는 이유로 미국 상무부의 제재 리스트에 올랐다. 언제든 제재의 칼날이 한국을 겨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제재는 더 빡빡해지고 무역 장벽은 날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정부와 기업이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이 잘 되느냐 마느냐에만 관심을 쏟을 게 아니라 글로벌 '제재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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