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플로 모니터]DL케미칼, 현금흐름 개선에도 현금 '순유출'빛 보는 스페셜티 사업 투자, 운전자본 투자 늘어나며 NCF 줄어
김위수 기자공개 2024-12-13 13:02:39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1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L케미칼은 올해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올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593억원으로 2021년 설립 이후 DL케미칼이 거둔 연간 영업이익 규모를 이미 뛰어넘었다.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사업 확대를 위해 준비해 온 투자가 빛을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하지만 개선된 현금창출력이 곧장 DL케미칼 현금유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영업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운전자본 규모가 확대된 탓이다. 이에 따라 DL케미칼의 재무구조 개선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OCF는 최대, 운전자본 투자도 최대
올 1~3분기 DL케미칼의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3543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과 마찬가지로 DL케미칼이 기록한 연간 OCF 최대 규모를 올 1~3분기 동안 이미 넘어선 상태다.
영업을 통해 만들어 낸 현금흐름은 커졌지만 막상 회사로 유입된 현금은 많지 않았다. OCF 중 회사에 실질적으로 들어온 현금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올 1~3분기 2억6700만원에 불과했다. NCF가 유난히 적은 수치를 기록한 이유는 DL케미칼이 운전자본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렸기 때문이다.
운전자본이란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 소요되는 자본이다. 일종의 '외상 판매대금'인 매출채권과 '외상 매입금'인 매입채무, 판매를 위해 보유 중인 제품 혹은 판매를 목적으로 제조 중인 제품인 재고자산이 포함된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은 늘어날수록, 매입채무는 줄어들수록 유동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DL케미칼은 올들어 운전자본 투자를 전방위적으로 늘렸다. 외상 판매를 늘리고 재고자산을 쌓았다. 또 외상 매입금을 갚기도 했다. 이를 아우르는 운전자본투자 규모는 올 1~3분기 3540억원이었다. 1~3분기 기준 운전자본 투자 규모는 올해가 가장 컸다. 경영환경이 개선된 만큼 운전자본 투자 확대를 감안하고 적극적인 영업활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와 대조적이다. DL케미칼은 지난해 운전자본 관리를 타이트하게 하며 운전자본 투자를 마이너스(-)로 만들었다. 운전자본 관리를 통해 현금을 확보했다는 뜻이다. 주로 재고자산 소진을 통해 운전자본 투자 규모 감축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적자가 발생하며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력이 크게 저하됐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운전자본 투자 규모를 관리한 것이다.
◇아직 높은 레버리지 지표
운전자본 투자금이 늘어나며 DL케미칼에 실질적으로 유입된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거의 없었다. 여기에 올 1~3분기 자본적지출(CAPEX)로 2462억원을 투입하며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 2459억원으로 나타났다. OCF 규모가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남는 돈은 없었던 셈이다. 오히려 보유 중인 현금도 유출됐다.
이에 따라 재무구조도 소폭 악화되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DL케미칼의 재무구조는 2022년 크레이튼을 인수한 이후 크게 악화됐다. DL케미칼이 인수를 위해 쏟은 금액은 1조9000억원이었다. 또 크레이튼의 대출을 대환하기 위해 1조원여를 소요했다. 3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크레이튼 인수에 쓴 셈이다.
출범 첫해인 2021년 78%였던 DL케미칼의 연결 부채비율은 2022년 239.6%로 치솟았다. 차입금의존도는 2021년 31.3%에서 2022년 48.6%로 상승했다. 이후 지난해에는 크레이튼 등의 실적 악화로 인한 적자로 DL케미칼의 재무구조가 또 한번 흔들렸다. 지난해 말 DL케미칼의 부채비율은 303.5%, 차입금의존도는 55.4%였다.
레버리지 지표 상승 추세는 올해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올 3분기 DL케미칼의 부채비율은 310.8%, 차입금의존도는 57.5%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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