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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기로 메리츠증권]대표이사도 피할 수 없는 '메리츠식' 경쟁 돌입①기업금융 김종민-리테일 장원재…신사업 놓고 한판승부

백승룡 기자공개 2025-02-27 07:37:09

[편집자주]

여의도의 시선이 메리츠증권으로 쏠리고 있다. 그간 부동산금융, 고금리 기업대출 등으로 특유의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해 왔던 메리츠증권이 돌연 ‘레드오션’인 정통 IB, 리테일 사업에 힘을 싣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안팎에서는 메리츠증권의 이러한 변화가 성과로 이어질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더벨은 새로운 변화에 도전하고 있는 메리츠증권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5일 08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열린 메리츠금융지주의 2024년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는 기업금융과 리테일에 매진하고 있는 메리츠증권의 변화를 두고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메리츠증권은 일반적인 증권사들이 영위하는 브로커리지, 투자은행(IB) 등의 사업에는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기업대출 등 수익성이 높은 딜 발굴에 주력해 온 하우스였다. ‘극한의 실용주의’가 메리츠증권의 아이덴티티였던 셈이다.

그러던 메리츠증권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뒤늦게 적극적인 인력 영입에 나서는 등 정통 IB와 리테일에 힘을 주기 시작하면서 시장 안팎에서는 성과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자기자본 6조 돌파, 포트폴리오 다각화 추진…비즈니스 발굴

갑작스런 비즈니스 변화에 대한 메리츠증권의 공식적인 입장은 자기자본이 6조원을 넘어서면서 새로운 ‘터닝포인트’로 접어들었다는 설명이다. 10년 전인 2014년 말 증권사 자기자본 순위 16위(8292억원)에 불과했던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6위(6조1090억원)로 오르기까지 급성장을 거듭했다. 덩치가 커진 만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하게 됐다는 것이 메리츠증권의 공식 입장이다.

김종민 메리츠증권 각자대표는 “6조원대로 확대된 자기자본과 적합한 인재 풀의 확장으로 인해 ‘선택과 집중’할 수 있는 영역 자체가 확대되고 있다”며 “기업금융부문으로 영역을 넓히는 것이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는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장원재 각자대표도 “리테일부문을 확대하면서 보다 안정적이고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지난 10여 년간 메리츠증권의 비즈니스 모델은 부동산금융이 핵심이었다. 부동산 업황이 꼭지에 다다랐던 2022년에는 메리츠증권의 순이익(7690억원)이 전체 증권사 중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후 본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침체기에 빠지자 메리츠증권은 기업대출 비즈니스로 방향을 틀었다. 2023년 초 롯데건설 공동펀드 딜을 필두로 SGC E&C(옛 SGC이테크건설), 홈플러스, 엠캐피탈 등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기업들을 상대로 자금을 공급했다.

다만 최소 10% 수준의 높은 이자율을 추구하는 탓에 일회성 딜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단기로는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지만, 장기로는 불확실성이 큰 사업인 셈이다. 특히 기업대출 수요가 가변적이다 보니 메리츠증권으로서도 연간 현금흐름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기존의 부동산금융을 대체할 만큼 시장이 크지도 않고 불확실성도 큰 탓에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종민의 기업금융 vs 장원재의 리테일…승자 누굴까

일각에서는 김종민 대표가 기업금융부문을, 장원재 대표가 리테일부문을 각각 맡고 있다는 데 주목한다. 두 명의 각자대표가 비슷한 시기에 새로운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각각 ‘신사업 육성’이라는 경쟁에 돌입한 모습이다. 메리츠증권이 무한한 경쟁과 파격적인 보상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각자대표들도 경쟁을 통해 자신들의 입지를 다져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장원재 사장은 2023년 11월, 김종민 사장은 지난해 7월 각각 대표에 올랐다.

실제로 메리츠증권이 각자대표 체제를 통해 한편으로는 부문별 전문성 강화를, 한편으로는 경쟁을 추구했던 것은 오랜 전통이다. 메리츠증권의 최고경영자(CEO) 계보를 거슬러 오르면 최희문 부회장이 2010년부터 대표이사를 맡게 된 이후 2012년 5월부터 김용범 부회장과 각자대표 체제를 이뤘다. 3년 가까이 지속된 각자대표 체제가 끝나고 김 부회장은 2015년 1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고, 그제서야 최 부회장이 홀로 메리츠증권을 이끌었다. 현재 두 부회장은 메리츠금융지주에서 그룹 전반을 관리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메리츠금융은 특정 업무에 속한 직원이 뛰어난 성과를 내더라도 같은 업무를 더 잘하는 직원을 데려와 경쟁시키는 문화가 있다”며 “현재 대표이사인 장원재 대표와 김종민 대표도 여타 직원과 다르지 않게 경쟁선상에 놓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종민 대표는 기업금융 분야 ‘올드보이’를 영입하면서 IB 조직을 꾸려나가고 있다. NH투자증권 출신 송창하 전무를 영입해 기업금융본부를, BNK증권 출신 김미정 전무에게 종합금융본부를 각각 맡겼다.

장원재 대표는 지난해 11월부터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 정책을 앞세우면서 공격적인 리테일 영업에 나섰다. ‘제로 수수료’ 프로모션은 내년 말까지다. 사실상 2년 뒤에는 두 각자대표가 신사업 성과를 놓고 우열을 가리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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