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실적 리뷰]유통가 '40조 매출' 고지 첫 달성…수익성은 '고민'①이마트+신세계 연결 매출 합계 '초과', 올해 20% 성장 예고
정유현 기자공개 2025-02-27 09:16:29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6일 11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이 2024년에도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매출 기준 유통 업계 1위 입지를 굳혔다. 로켓배송을 앞세운 혁신을 통해 오프라인 강자를 뛰어넘으며 업계의 주도권을 가져왔다. 지난해는 국내뿐 아니라 대만 지역의 성장과 아픈 손가락으로 꼽혔던 '파페치'의 적자폭이 대폭 줄어든 것이 호실적에 보탬이 됐다.2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 기조 유지에 성공했지만 물류 투자 확대와 과징금 여파 등으로 외형과 수익성은 엇박자를 탔다. 올해도 20% 성장을 예고했지만 투자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수익성 압박은 지속될 전망이다.
◇2년 연속 매출 신기록 달성, 이커머스 강자 자리매김
쿠팡Inc가 2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 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이 41조2901억원(302억6800만달러)으로 전년(31조8298억원·243억8300만달러) 대비 2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023억원(4억3600만달러)으로 전년보다(6174억원·4억7300만달러) 2.4% 감소한 수치다. 연간 기준 첫 흑자를 낸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6000억원대 영업이익이 유지됐다.
40조 매출을 달성한 것은 국내 유통 업체 중 처음이다. 2023년 이미 국내 유통 빅3의 매출을 뛰어 넘었는데 2024년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C커머스의 등장으로 쿠팡의 아성이 흔들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히려 독주 체제를 굳혔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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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성장의 핵심 요소인 빠른 배송과 와우멤버십 등은 유통 업계의 '뉴 노멀(새로운 기준)'로 자리를 잡았다. 이에 따라 초기에는 쿠팡을 뛰어 넘어야 하는 경쟁 상대로 바라봤던 전통 유통강자들도 경영 전략을 수정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해서 소비자를 모으는 전략을 짜고 있지만 오프라인에 더 무게추가 실리고 있다.
주요 백화점들이 신선식품과 F&B 시설을 강화하고 고객의 집객을 유도하고 있는 흐름이다. 백화점 대신 쇼핑몰로 전환하고 대형마트는 고객 경험을 강화하는 식으로 변화를 하고 있다. 쿠팡이 제공하지 않는 '오프라인 고객 경험'을 강화해 경쟁력을 가져가는 방향이다.
유통가의 판도를 바꾼 쿠팡은 지난해도 풀필먼트 및 물류 프로세스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상당한 변화를 시도했다. 새벽배송을 45% 늘렸고 당일 배송 주문 마감 시간도 2시간 연장했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상품군도 30% 이상 늘리고 로켓설치 익일 배송 범위도 확대했다. 지난 10여년간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구축한 인프라를 고도화하면서 성장세가 이어졌다.
'성장 사업'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인수 후 적자가 지속됐던 '파페치'가 손익 분기점에 도달했고 첫 해외 진출지인 대만에서도 매출이 늘었다. 성장 사업의 지난해 매출은 4조8808억원(35억6900만달러)로, 전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대만은 쿠팡의 글로벌 확장을 위한 테스트 베드 지역인 셈이다. 대만에서 한국과 동일한 로켓배송 모델을 적용하기 위해 500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와우 멤버십을 출시햇으며 이를 활용해 이용자수를 늘려 200조원 규모의 현지 유통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투자 비용 확대와 과징금 비용 지출, 공격적 투자 '현재 진행형'
쿠팡이 지난해 외형 확장에 성공했지만 수익성은 주춤해진 것은 투자 확대와 일회성 비용 여파다. 무료 배송과 반품 등 와우 회원 혜택 강화를 위해 투자를 단행했다. 물류 인프라 확장과 첨단 기술, 배송 네트워크 고도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용 부담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커머스 시장 선도자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지출이었다.
성과도 있었다. 지난해 풀필먼트 물류 프로세스를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프로세스 낭비를 없애고 간선(linehaul) 비용을 16% 개선했다. 전체 인프라 중 고도화된 자동화 비율은 10%에 불과하다. 또 물류 분야의 강자로 우뚝서기 위해 AI와 로보틱스 분야 도입을 위해 올해도 이익을 쌓아두기 보다 투자에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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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분기별로 살펴보면 4분기 영업이익이 435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약 3배 늘었다. 이는 덕평 물류센터 화재보험금(2441억원) 수령분이 4분기에 반영된 효과다. 다만 4분기 당기순이익은 1827억원으로 87% 감소했다.
2023년 4분기(1조3061억원) 순이익이 이연법인세의 자산 인식과 비현금성 세금 혜택(8억9500만달러)이 일회성으로 반영이 되면서 일시적으로 액수가 컸다. 기저 효과에 따라 순이익이 감소한 것이다.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 요소는 또있다. 작년 6월 초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에게 역대 최대 과징금인 1400억원+알파(α)을 잠정 부과했다.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시켰다는 혐의다.
과징금의 경우 영업외비용으로 처리해 당기순이익에 영향을 주지만 쿠팡은 판매비와 관리비에 반영을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2분기 342억원(2500만 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3분기 첫 분기 영업흑자(1037억원)을 기록한 이후 8분기 만에 분기 적자를 본 것이다. 3분기에 다시 흑자로 돌아섰지만 1000억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하면서 재무적으로 부담이 컸다.
다만 쿠팡의 충성 고객의 지출이 증가세를 타고 있고 성장 사업에서 실적이 개선된 점은 긍정적이다.
거랍 아난드 CFO는"올해 가장 오래된 코호트(2019년)를 포함, 매년 각 코호트의 연간 지출액은 20% 이상 증가했다"며 "올해에도 성장사업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20%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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