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제약·바이오 포럼]아치벤처가 말하는 K-바이오의 '해외 VC' 협업 조건은조셉 정 벤처 파트너 "자사 단계에 맞는 곳을 물색해야, IP 등 글로벌 격 갖출 필요도"
김성아 기자공개 2025-04-23 08:26:28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2일 15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VC)은 국가를 불문하고 바이오텍 성장의 핵심 파트너다. 막대한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 바이오 산업 특성상 든든한 자금줄은 필수이기 때문이다.VC의 지원은 자금조달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다양한 투자 활동을 통해 쌓은 VC 네트워크와 경영 노하우 역시 바이오텍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글로벌 단위의 투자 활동을 벌이는 VC의 경우 해외로 나아가야만 하는 한국 바이오텍 특성상 반드시 잡아야 할 발판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바이오 업계는 글로벌 VC와의 연결고리가 취약하다. 글로벌 VC의 러브콜을 받기 위해서는 그들이 원하는 조건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VC마다 다른 투자 시기 "적합한 VC 컨택 중요"
2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5 더벨 제약·바이오 포럼에서 조셉 정 아치벤처파트너스 벤처 파트너(사진)는 '글로벌 바이오 투자 동향과 K-바이오 제언'이라는 주제로 연단에 섰다.
아치벤처파트너스는 1986년 설립해 38년간 400개 이상의 바이오텍에 투자한 글로벌 VC다. 세계 1위 유전자 분석업체 일루미나 등이 아치벤처파트너스의 대표적 포트폴리오다. 미국 아르곤 국립 연구소와 시카고 대학교가 함께 설립해 초기에는 미국 중심의 투자를 진행했지만 현재는 유럽, 일본, 싱가포르, 중국 등 투자 대상 지역을 더 넓힌 상태다.

정 파트너는 "VC마다 선호하는 타깃 투자 시리즈가 다르다"며 "현재 자신의 회사가 어느 정도 시기에 위치해 있는지 판단해 적합한 VC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치벤처파트너스의 경우 설립 초기 단계서부터 투자하는 것을 선호한다. 실제로 400여개의 포트폴리오 중 3분의 2는 직접 설립부터 참여했고 일부는 기관투자가 중 가장 먼저 재무적 투자자(FI)로 투자하는 형태였다.
선호하는 기술의 특성이나 모달리티도 VC마다 다르다. VC 성격에 따라서는 신약 개발, 의료기기 등 특정 영역에만 투자를 하기도 하고 모달리티에 따라 투자 가능성을 판가름하기도 한다.
아치벤처파트너스는 모달리티나 질환군보다는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가장 염두에 둔다. 이른바 '계열 내 최초 신약(First-in-class)' 또는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를 의미한다. 의료기기나 다른 영역에서도 최초나 최고의 기술력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정 파트너는 "설립 후 38년이 지나고 펀딩 규모도 달라졌지만 투자 철학에는 큰 변화가 없다"며 "여전히 창의적이고 좋은 기술을 초기에 발견해 함께 회사를 키워 나가자는 것이 아치벤처파트너스의 투자 철학"이라고 말했다.
◇중국·일본은 되고 한국은 안되는 이유 "글로벌 기준 맞춰야"
글로벌 400개 이상의 바이오텍에 투자한 아치벤처파트너스지만 이 중 한국 기업은 전무하다. 비단 아치벤처파트너스뿐만이 아니다. 국내 바이오텍이 글로벌 대형 VC에 투자를 받은 사례는 손에 꼽는다.
하지만 이웃나라 중국과 일본의 상황은 사뭇 다르다. 아치벤처파트너스만 해도 두 나라에 대한 투자 이력은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 파트너는 "아치벤처파트너스는 투자를 위한 '임팩트'를 굉장히 중요하게 본다"며 "한국의 기술력이 크게 발전하고 있고 잠재력이 높은 것은 인정하지만 중국과 일본에 비해 뚜렷한 특장점이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특장점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막대한 내수 시장에 있다. 중국 시장 자체로도 성장이 어느정도는 보장이 되는데다 정부 지원으로 산업 자체가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
정 파트너는 "아치벤처파트너스는 새로운 지역에 진입할 때 좋은 파트너가 없으면 들어가지 않는다"며 "중국의 경우 정부 자체도 자본을 가지고 있고 많은 유명 중국 투자자들이 있기 때문에 시장 진입이 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는 노벨상 배출을 여럿할 만큼 뛰어난 기초 기술력이 특장점이다. 정 파트너는 "사실 일본은 구조적인 한계가 있어 창업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초기 기술력은 뛰어나기 때문에 아치와 같이 초기 기술을 타깃해 함께 회사를 성장시켜나가는 VC들에게는 좋은 시장"이라고 말했다.
정 파트너는 한국 바이오텍이 글로벌 VC의 러브콜을 받기 위해서는 몇 가지 기준을 맞춰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상에는 정말 많은 기술이 있기 때문에 단순히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뚜렷한 차별점으로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IP를 확보하는 것과 같이 글로벌 기준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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