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시그널: PBR 0.3]BGF-BGF리테일 'PBR' 가른 요인은BGF 0.19배 vs BGF리테일 '1.50배'…배당성향에서 평가 엇갈려
이민호 기자공개 2025-05-14 08:13:50
[편집자주]
주가는 단기적으론 인기 투표지만 길게 보면 계량기라는 말이 있다. 왜 헐값에도 투자자가 발길을 돌릴까. 시간이 지나면 진짜 무게가 드러난다. 그 괴리를 찾는 과정에 사용되는 지표가 주가순자산비율(PBR)이다. 최근 유력 대선후보는 PBR이 0.3배도 안되면 시장에서 정리해야 한다며 강하게 압박하기도 했다. 가시방석에 앉은 종목들을 더벨 SR본부가 저울에 올렸다. 저평가인지, 벗어날 수 없는 밸류트랩인지, 시장평가와 본질가치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을 재고 구조적 원인을 파헤쳐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7일 15시33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GF그룹 지주사 BGF는 지난해말 연결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19배로 하락했다. 반면 그룹 캐시카우이자 BGF의 핵심 자회사인 BGF리테일은 꾸준히 3배 이상을 유지하다 지난해 하락에도 1.50배로 1배를 웃돌았다.BGF는 연결 대상으로 BGF리테일을 포함하지 못하는 지배구조의 한계가 있다. 배당성향도 15%를 밑돌았다. 반면 BGF리테일은 매년 배당성향이 36% 안팎으로 비교적 높은 데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면서 40%를 지향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지주사 BGF, PBR 0.19배 불과…주가 장기 부진 영향
더벨 SR(서치앤리서치)본부가 코스피 상장사 808곳과 코스닥 상장사 1675곳 등 합계 2483곳 상장사를 전수조사한 결과 지난해말 연결 기준 PBR이 0.3배 미만인 곳은 225곳으로 집계됐다. BGF그룹 소속 4곳 상장사의 PBR은 BGF 0.19배, BGF리테일 1.50배, BGF에코머티리얼즈 0.44배, 케이엔더블유 0.43배로 각각 집계됐다.

BGF그룹 4곳 상장사의 지난해말 PBR은 모두 2023년말보다 하락했다. BGF가 이 기간 0.22배에서 0.19배로 하락했고 BGF리테일이 2.11배에서 1.50배로, BGF에코머티리얼즈가 0.69배에서 0.44배로 각각 하락했다. 케이엔더블유는 1.08배에서 0.43배로 하락했다.
BGF그룹은 지주사 BGF를 중심으로 큰틀에서 홍석조 BGF 회장의 장남인 홍정국 BGF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끄는 편의점(CU·씨유) 운영사 BGF리테일과 차남인 홍정혁 BGF 신사업담당 사장이 이끄는 엔지니어링플라스틱 제조사 BGF에코머티리얼즈로 나뉜다. 케이엔더블유는 전자 및 자동차 부품 소재사로 BGF에코머티리얼즈가 2023년 5월 경영권을 확보한 자회사다.

특히 지주사 BGF의 저평가가 심각했다. BGF는 옛 BGF리테일이 2017년 11월 편의점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BGF리테일을 신설하고 투자사업부문만 남겨 지주사로 탈바꿈한 것이다. BGF는 최근 수년간 비교적 낮은 PBR을 유지했다. 2020년말 0.31배, 2021년말 0.32배였고 2022년부터는 0.3배를 밑돌았다. 이마저도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말 0.19배가 됐다.
BGF는 꾸준히 당기순이익 흑자를 내고 있다. 지배주주소유주귀속 기준 당기순이익은 2023년 778억원에 이어 지난해 921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는 BGF네트웍스 지분 양도로 처분이익을 인식하면서 당기순이익이 뛰었다. BGF는 지난해 7월 완전자회사(지분율 100%) BGF네트웍스 지분 전량을 BGF리테일에 720억원에 양도했다. 이 때문에 자기자본이익률(ROE)의 경우 지난해 5.43%로 상승했다. 2023년 4.81%보다도 상승한 것이다.

그럼에도 BGF의 PBR이 갈수록 낮아지는 것은 장기간 이어온 주가 부진 때문이다. 2021년말 종가 기준 5290원이었던 BGF 주가는 2022년말 4305원, 2023년말 3810원, 지난해말 3450원으로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이 때문에 발행주식총수에서 자기주식을 제외한 유통주식수 기준 시가총액은 2021년말 5063억원에서 지난해말 3302억원으로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호조로 자기자본이 꾸준히 늘어나지만 시가총액이 줄어들면서 PBR이 하락하는 계기가 됐다.
◇관계기업 BGF리테일 연결 대상 미포함…주주가치 제고 미미

BGF의 주가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지배구조의 한계를 꼽을 수 있다. BGF는 연결 대상으로 BGF에코머티리얼즈를 포함하지만 그룹 캐시카우이자 핵심 사업회사인 BGF리테일은 포함하지 않는다. BGF리테일은 지분법 적용 대상이다. BGF에코머티리얼즈는 지분율 69.95%로 종속기업이지만 BGF리테일은 지분율 30.00%로 관계기업으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결 대상인 BGF에코머티리얼즈마저 코스닥시장 상장사다. BGF에코머티리얼즈가 BGF 자회사로 편입된 것은 2021년 12월로 옛 코프라 시절이던 2010년 11월에 이미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BGF가 주주가치 제고에 비교적 힘을 빼고 있는 이유도 있다. BGF는 수시공시(공정공시)를 통해 중장기 배당정책을 공시하고 있지 않으며 기업가치 제고 계획(자율공시)도 공시하고 있지 않다. 배당을 매년 실시하고 있지만 주당배당금은 2023년 120원과 지난해 130원으로 지배기업소유주귀속 기준 당기순이익과 비교한 배당성향은 2023년 14.8%와 지난해 13.1%로 높은 편은 아니었다.
이는 BGF리테일이 중장기 배당정책을 공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고 있는 점과 비교된다. BGF리테일이 지난달 30일 공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르면 2028년 연결 기준 매출액 10조원과 영업이익 3000억원 달성을 통해 주주환원율 40%를 지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실제로 BGF리테일은 배당에 적극적이다. 주당배당금이 2023년과 지난해 각각 4100원으로 이에 따른 배당성향이 2023년 36.2%에 이어 지난해 36.3%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BGF리테일의 지난해말 PBR은 1.50배로 2022년말 3.78배와 2023년말 2.11배 등 예년에 비해 하락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1배를 웃돌고 있다.
BGF 관계자는 "리테일 사업은 우량점 중심 개점과 중대형 점포 구성비 확대로 시장 우위를 점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차별화 상품 확대와 신성장 카테고리 강화를 통해 기존점의 매출과 수익을 올리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재 사업은 관련 사업의 미래 성장성에 주목해 지속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혀가는 사업 초기 단계로 체계적인 투자, 안정적인 초기 정착, 경영 효율화를 통해 수익 향상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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