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찾은 12%…한진칼, 정석기업 지배 구조 '공고히' 고려아연 보유 정석기업 지분 12.22% 재매입…재계 우군 관계 재확인 평가도
이호준 기자공개 2025-05-16 22:00:33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6일 20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칼이 정석기업 지분을 다시 사들이며 최대주주 지위를 확고히 했다. 4년 전 조원태 회장 등 오너일가가 외부에 넘긴 지분을 되찾은 것이다.이번 지분 매입은 그룹의 핵심 자산에 대한 지배력 공백을 메우고 계열사 관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또 고려아연과 핵심 계열사 지분을 주고받으며 재계 내 우군 관계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칼은 비상장사 정석기업의 주식 15만469주(지분율 12.22%)를 520억원에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번에 사들인 지분은 공시상 '일반주주'로부터 매입한 것으로 기재됐으나 실제 보유자는 고려아연으로 파악된다.
정석기업은 서울 중구 한진빌딩 본관과 신관, 인천 정석빌딩 본관과 신관 등을 보유한 회사다. 부동산 임대업과 건물 관리, 용역사업 등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비상장사지만 자산 규모와 수익성이 탄탄해 그룹 차원에서의 전략적 중요성이 큰 회사로 꼽힌다.

당초 정석기업 주식은 한진칼과 조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자들이 100% 보유하고 있었다. 다만 2021년 3월 조 회장과 당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등 오너일가가 상속세 납부 등을 이유로 외부에 매각했다.
당시 지분 인수자는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의 투자목적회사인 재규어제1호유한회사였다. 이 펀드의 주요 출자자로 고려아연이 참여했다. 펀드 청산 이후 2023년 12월 정석기업 지분이 고려아연으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칼의 이번 매입은 해당 지분을 다시 그룹 내부로 회수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정석기업 지분은 다시 그룹 내부로 복귀했고 한진칼은 정석기업의 단일 최대주주 지위를 재확보했다. 한진칼의 정석기업 지분율은 60.49%(74만4789주)로 확대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거래가 정석기업을 둘러싼 잠재 리스크를 제거하고 계열사 지배구조를 명확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앞서 언급했듯 정석기업은 그룹 자산 포트폴리오상 상징성과 실익을 모두 갖춘 회사로, 한진칼 입장에선 안정적 경영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 조치였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재계에서는 이번 거래를 통해 한진칼과 고려아연 간의 신뢰 관계를 다시 한번 확인한 계기가 됐다고 해석한다. 최근 재계에 경영권 분쟁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이번 거래의 의미가 더욱 크다는 평가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토끼띠 동갑내기 경영인이다. 두 기업이 항공업과 아연제련이라는 국가기간산업을 대표하는 가운데 계열사 지분 거래를 통해 우호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각각 호반그룹, MBK파트너스에 맞서 우호적 지분 기반을 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유사한 사례는 재계에 적지 않다. 호반그룹은 최근 LS그룹과 긴장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데, 올해 초 ㈜LS 지분 약 3%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LS그룹의 경우 구씨 일가 44명이 지분 30% 초반대를 보유하는 등 취약한 지배구조를 보완할 우호지분 확보가 시급하다.
이에 ㈜LS는 항공우주 등 다양한 사업에서 한진칼과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최근 협업 강화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또한 범LG가(家)에 속한 LIG그룹과도 지난달 28일 전략적 제휴 및 포괄적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재계 내 우군 확보를 위한 적극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진칼 관계자는 "정석기업 지분 취득은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 강화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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