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신성장 동력]글로벌에 진심인 한화생명, 첫 해외은행업 목전③인니 은행 지분 인수 'OJK 인허가' 대기…김동원 '경영 승계' 명분 확보 수순
정태현 기자공개 2025-05-23 12:53:47
[편집자주]
보험사들의 경영 환경이 어렵다는 건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올해 유독 심각하다는 반응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콜옵션 행사 불허, 가교보험사 지정과 같은 초유의 사태가 잇따르면서다. 저금리·고령화에 계리적 가정 변경과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라는 변수가 맞물리면서 업계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분위기를 바꿔줄 동력 확보가 절실하다. 보험사들의 신성장 동력을 점검하고 개선점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1일 07시49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생명이 보험사 최초로 해외 은행업에 진출하기 직전이다. 인도네시아 중형 은행 지분을 인수하는 데 현지 금융당국의 승인만 남겨두고 있다.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가 이미 인니에 여럿 진출해 있는 만큼, 은행업도 영위하게 되면 종합 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하게 된다.방카슈랑스처럼 은행과의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고려하면 현지 생명보험사의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김동원 한화생명이 글로벌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경영 승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화그룹 '해외 종합금융' 거점 된 한화생명
한화생명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은 한화생명의 노부은행 지부 인수 건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관련 기준을 살피고 있다. 노부은행은 지난 3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한화생명에 지분을 매각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현지 금융당국의 승인만 받으면 한화생명은 해외 은행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인수는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의 글로벌 확대 전략의 연장선상이다. 김 사장은 수년 전부터 해외 은행업 진출을 목표로 글로벌 사업 전략을 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글로벌전략실과 경영전략실 핵심 인력 11명을 뽑아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해 노부은행 인수에 전폭적인 힘을 실어줬다. OJK의 까다로운 승인 절차를 통과하기 위한 작업도 TF에서 주도했다.
한화생명이 현지 은행을 인수한 건 보험업 진출을 위해 법인을 새로 설립한 것과 다른 행보다. 진출 초기 인수 자금이 필요하지만, 현지에서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통 국내 금융사들이 현지 법인을 새로 설립해 진출할 경우, 순익을 내기까지 긴 시간을 소요한다.
한화그룹이 이미 인니에서 증권, 운용사, 보험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이번 은행업 진출은 종합 금융그룹으로서의 완성도를 대폭 높이게 된다. 인구가 많고 경제성장률이 높아 미래가치가 높다는 인도네시아의 강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해외 현지법인에 신동력 확산 기대
인도네시아에 이미 진출한 다른 업권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이번 인수로 이미 진출한 법인들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손실을 내는 곳엔 실적을 턴어라운드할 기력을, 순익을 늘리는 곳엔 더 큰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인니 현지 보험사는 6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10억원에서 6배가량 손실 폭이 커졌다. 한화손해보험과 공통으로 인수한 리포손해보험의 순익은 19억원에서 50억원으로 163% 늘었다.
김 사장의 경영 승계에 대한 명분으로도 쓸 수 있다. 글로벌 법인의 수익성 개선은 김 사장의 해외 진출 전략의 화룡점정이 될 전망이다. 국내 보험사 중 해외 은행업에 최초로 진출할 수 있던 것도 김 사장의 역량으로 평가되는 만큼, 실적까지 챙기면 글로벌 사업의 공로가 하나부터 열까지 김 사장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김 사장은 지난해 다보스포럼에서 존 리아디(John Riady) 리포그룹 대표와 만나 이번 인수의 초석을 다졌다. 김 사장은 앞서 2016년에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존 리아디 대표와 만난 인연을 살려, 2023년 리포손해보험 인수도 체결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인니 생명보험업과 관련해 올해 방카슈랑스 제휴 채널을 확대하고 신상품을 출시해 보험손익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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